불한당 명랑쾌활

인도네시아 1113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 1/5

- 팀장님, 저 너무 힘들어요. 사람 좀 뽑아 주세요. 파견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예요. 소유통운의 한국 본사 고객지원팀 소속인 최훈 차장은 이현재 팀장에게 카톡을 보냈다. 인니 수방 지역에 소재한 고객사 국순에 파견 나온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의 일이었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의 봉제업체가 보통 그렇듯 수방 지역 역시 인건비가 저렴한 시골 깡촌에 있었다. 여가 생활은 커녕 인프라나 치안 수준이 낮은 지역이라, 한국인 관리자들은 공장 부지 내 한 켠의 기숙사에서 숙식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덕분에 파견 나온 최훈 차장 역시 꼼짝없이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해야 했다. 국순은 세계 최대의 생산 규모를 가진 가방 제조업체다. 한국이 아닌 베트남에 본부가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베트남으로 처음 진출하여..

소오~설 2020.04.27

더러움에 대한 선입견

목욕 후, 발 닦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걸 불결하게 생각한다.하지만, 깨끗이 씻었다면 얼굴이나 발이나 다 똑같은 피부다.사실 더럽기로는 별의 별 것 다 만지는 손이 제일이다.하지만, 손 닦은 수건으로 얼굴 닦는 건 그다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그냥 발을 더럽다고 여기는 선입견 때문이다. 만약 여동생이나 여친이 자기 수염 깎는 면도기로 겨드랑이나 다리털 밀면 질색을 한다.씻지도 않고 생으로 미는 것도 아닌데 그런다.전염병에 옮을까봐 그러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그 게 아니라면 그저 선입견일 뿐이다.그냥 면도하는 도구일 뿐이고, 쓰고 잘 씻으면 된다.식당에서 별의 별 사람 입에 들락거렸을 수저는 설거지 했다고 아무렇지 않게 잘도 쓰지 않나. 수저 얘기가 나온 김에 손으로 음식을 먹는 인니 문화에 대한 선입..

단상 2020.04.24

1차 하청사 직원 관점에서 본 대기업 직원

인니 첫 직장은 한국 1위 대기업의 1차 하청사였습니다.어쩌다 보니 회사 전체 총괄 업무를 맡으면서 이런 저런 것들을 봤습니다.근무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실사 방문 온 원청 대기업 직원들이었습니다. 흔히 (특히 사회 초년생) 대기업 직원이라고 하면 차원이 아예 다른 세계 사람인 것처럼 우러러(?) 봅니다.하청 점검을 나온 대기업 직원을 제가 직접 옆에서 지켜본 바로도 업무 처리 속도도 엄청 빠르고 스마트한 건 사실이더군요.저 같으면 30분은 걸렸을 점검 보고서를 사진 자료까지 삽입해가며 5분 만에 뚝딱 만들어서 전송합니다.그런데 그 게 머리 회전이 빨라서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머리가 아니라 손이 숙달되었다고나 할까요?회사의 업무 매뉴얼이 매우 정교하게 잘 짜여 있고, 판단하는데 불필요한 시간을..

소주 수입 정지와 로컬 생산 소주 2 - 그들의 반격

보름 전에 인니 소주 수입 정지와 로컬 소주에 관한 포스팅을 했습니다.(https://choon666.tistory.com/1362)그 내용을 간략히 줄이자면... 인니 정부는 가끔씩 주류 수입을 막는다. (10년 간 4차례)그러면 한인 식당들에 밀수 소주가 대량 등장한다.밀수 소주가 이익이 더 클텐데도 평소에는 시중에서 보이지 않는다.공교롭게도 한인 식당에 소주 공급이 끊어지게 되면 등장하는 것이다.이 신비한 현상은 누구에 의해 벌어지는 걸까?설마 교민들 사이에 전설처럼 떠도는 얘기처럼, 어느 높으신 분께서 용돈이 궁하시면 벌어지는 일일까?그 많은 밀수 소주는 어디서 나온 걸까?인니에서 밀수 소주가 가장 많은 곳은 정부의 압류 창고일텐데... 에이 설마 절대 그럴 리는 없겠지.최근 주류 수입이 막혔다...

인니 현지 생산 소주 3종 비교

소주는 저가 박리다매 구조라 현지 생산 메리트가 별로 없습니다. 비교적 규모가 큰 설비가 필요하고, 중독성 기호품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주류 사업 관련 인허가는 간단하지 않게 마련입니다.그렇다고 한국 내 생산 물량이 달리는 것도 아닙니다.포도주나 위스키 같이 장기간 숙성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공장에서 알콜에 물 타서 찍어 내면 됩니다.포도주는 상류 문화라는 인식과 풍토에 따라 풍미가 다른 매력이 있어서 그런지 각 나라별로 자체적으로 생산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만, 소주는 그런 매력도 없는 공산품입니다.그렇다 보니, 보통 외국에서는 소주를 수입합니다. 인니에 자체 생산하는 소주 브랜드가 3개나 있다는 사실은 그래서 특이합니다.인니 자체 생산 소주 관련 자세한 내용은 일전에 다룬 포스팅들을 참조하시면 되겠..

명절에 돈 될 거리 찾아 다니는 사람들

평일 새벽 6시 반 쯤, 누군가 초인종을 누릅니다.나가보니, 왠 남자가 집 앞마당 잔디를 깎지 않겠냐고 합니다.아닌 게 아니라 풀이 많이 자라긴 했습니다.그 사람도 주택단지를 돌아다니며 그런 집들을 찾는 거겠지요.하지만, 새벽부터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른 게 짜증나서요.다른 날 오라며 돌려 보냈습니다. 인니에서는 No라고 딱 잘라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닙니다.상대방이 상당히 무안해하며 마음 상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보통 쓰는 말이 '라인 깔리 사자 Lain kali saja', 즉 '(지금 말고) 다른 때 합시다'입니다.그렇게만 말해도 거절로 알아 듣습니다. 이틀 후, 같은 시간에 누군가 초인종을 누릅니다.전에 찾아왔던 사람 말고 다른 사람입니다.역시 거절하며 돌려 보냈습니다. 나흘 쯤 후, 또 다른 사람..

[찌르본 Cirebon] 아삐따 리조트 까페 Apita Resort Cafe

찌르본 Cirebon 은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200여 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해안도시입니다.해안 지형, 자와섬 동서를 가로지르는 유료도로와 1번 국도가 지나는 도로 인프라 조건, 자카르타와 스마랑 중간 위치 등등 '당연히' 항구가 있어야 할 입지지만, 결정적으로 수심이 낮아 작은 항구만 있습니다.대신 작은 새우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합니다. 새우젓 원료로 한국에 수출하기도 합니다.한 때 그곳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수십번을 갔었던, 제게는 좀 각별한 곳이기도 합니다. 찌르본에 있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 갔었습니다.생긴지는 몇 년 됐는데 이래저래 미루다가, 문득 바람이나 쐴 겸 점심 먹으러 갔었네요.그 때가 대략 코로나 19가 중국에서 막 발생하고, 전세계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던 시기였..

누전 화재 일어날 뻔

방안에 뭔가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여기저기 킁킁 거리고 수색했더니, 이런 일이 벌어졌네요. 이 집에 이사 온지 거의 1년 됐는데, 그동안 멀쩡했었는데 말이죠.아마도 우기철 심한 습도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뭐 한국이라도 오래된 집이라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지만, 인니는 좀 더 조심해야 합니다.한국은 국가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전기 설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엄격하지만, 인니는 아니거든요.물론 인니도 그런 규정이 있긴 합니다. (인니가 무슨 야만국도 아니지요. ㅎㅎ)공장의 경우, 국가의 허가를 받은 전기 업체의 배선 도면을 제출해야만 인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문제는 인니 행정력의 부족으로 민간 건축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이 매우 느슨하다는 점입니다. (공장만 봉이지요. ㅋㅋ 인니 ..

전염병 보다 경제가 문제, 그리고 무딕 Mudik

인니 교민분들은 다들 경제적인 부분을 대비하셔야 하겠습니다.냉정하게 이번 사태를 본다면...전염병은 걸리는 사람, 안걸리는 사람, 걸려도 이겨내는 사람, 아닌 사람 각자 다를 수 있습니다.하지만, 경제 충격의 여파는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습니다.인니 교민 사회의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인니가 봉쇄를 하느냐 마느냐 보다, 미국과 유럽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교민 경제 생태계에 유입되는 금전은 인니 한국 업체의 수출 임가공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그런데, 현재 미국, 유럽의 패닉 상황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3개월 이내에는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염병 확산 추이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시점에서 한국 교민이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폭동과 경제 상황, 두 가지라..

시사 2020.04.08

Weird Genius - Lathi(ft. Sara Fajira)

왼쪽부터 에까 구스띠와나 Eka Gustiwana, 빌리 테너 Billy Taner, 레사 옥토피안 Reza Oktovian 위어드 지니어스 Weird Genius 는 작곡가 Eka, DJ Billy, 유명 유튜버 Reza, 3명으로 구성된 EDM 그룹입니다.어떻게 셋이 모이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특히 유명 인플루언서인 레사 Reza 가 좀 생뚱 맞네요.구독자 수 120만 명이 넘는 게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든요.거침없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2016년에 그룹을 결성하여 그 해 말 내놓은 DPS라는 곡이 히트했습니다.발리 전통음악을 결합한 EDM 장르인데, 아마도 작곡가 에까 Eka 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예상합니다.Gusti는 발리족이 쓰는 이름이거든요. 그 후, Lunatic과..

Music or Muvie 202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