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인도네시아 1113

동물원 - 유리로 만든 배

천구백구십몇 년도 아니고, 무려 2,000년도에 태어난 사람들이 법적으로 성인 나이인 시절입니다.그 사람들은 이 노래에 담긴 정서는 짐작할 할 수 있어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겠지요. 인니에 산지 10년,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의사소통에 불편은 없고 현지인으로 오해받는 일도 자주 있지만, 여전히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내가 한국어로 사유하는 한, 나는 평생을 살아도 익숙해질 뿐, 이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겠지.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이 너무 깊어져 고립감이 심해질 때면 혼자 조용히 이 노래를 듣습니다. 유리로 만든 배 - 동물원 조그만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사람들을 보면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달 떠도네새까만 동전 두개만큼의 자유를 가지고이분 삼십초 동안의 구원을 바라고 있네전화를 걸어 봐도 받..

Music or Muvie 2020.06.19

인니 현지 생산 라면 - 아리랑 매운 비빔면

아리랑은 인니 현지 생산 한국(식) 라면 브랜드다. (https://choon666.tistory.com/769)이번에 새로 매운 비빔면 제품을 출시했다. (저 후져 보이는 한글 디자인 좀 고쳤으면 좋겠다. =_=)사진은 냉비빔면 같지만... 조리 설명을 보면 불닭 같은 뜨거운 비빔면이다.이쪽 계통으로는 이미 '매운 매운'이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뭔 의미인지 당최...) 시즈닝 스프와 고추기름 스프, 그리고 두 개의 후레이크가 있다.후레이크를 굳이 왜 분리했는지 모르겠다.아리랑 라면 시리즈는 네모난 플라스틱 접시에 담아 포장 되어 있다. 나름 고급진 느낌과 면 부서지는 걸 보호하려고 한 모양인데, 엄청 쓸데 없다.포장 봉지 사이즈에 꽉 끼어서 꺼내기 어렵고, 면은 유통 운반 과정에서 여전히 부스러지고,..

[고양이 이야기 IV] 3. 띵이의 마지막 모습

옆집에 이상한 사람들이 이사왔다.중국계 부부인듯 한데, 가재도구로 보아 부자였다가 망해서 이사 온 거 같아 보였다.문제는 이 인간들이 옆집과 다시 두 칸 떨어진 집, 두 채를 임대해서 옆집에는 개 10마리 정도를 키우고, 지들은 두 칸 떨어진 집에서 산다는 거. 낮밤 새벽 가리지 않고 짖어대는 통에 환장하겠다.게다가 낮에 개들을 목줄도 하지 않고 바깥에 풀어 놓는다.아마도 전엔 마당 넓은 집에서 살았고, 개를 공공장소에 풀어 놓으면 안된다는 걸 모를 정도로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았나 보다.나야 뭐 개를 좋아하고, 다룰줄 아니까 별 상관은 없지만, 개에 익숙하지 않고 무서워하는 인근 주민들은 스트레스가 심해 보인다.동네 고양이들도 우리집에 찾아 오지 않는 걸로 보아 영역에서 밀려난 거 같다.조만간 인근 주민..

etc 2020.06.15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 외전 1. 왜 굳이 남의 회사에 창고 외주 관리를 맡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고 관리 업무란 게 별 거 없어 보일 것이다.생산할 제품에 필요한 자재들을 파악하고 소요량을 계산하는 것도 아니고, 생산 일정에 맞춰 자재 발주 스케줄을 조율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가공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납품된 물건 종류와 수량 맞는지 확인하고, 잃어 버리거나 파손되지 않게 잘 보관했다가, 생산에서 달라는 대로 인계하면 되는 거 아닌가.맞다. 창고 관리 업무라는 건 그 게 전부다. 별 거 없다.하지만 그렇다면, 왜 어떤 회사들은 다른 회사에 비용 지불해가며 외주 관리를 맡길까?단순하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납품된 물건 종류와 수량 맞는지 확인하고, 잃어 버리거나 파손되지 않게 잘 보관했다가, 생산에서 달라는 대로 인계하면 되는 그 별 거 없는 업무가 어..

닛신 격신 라면 Extra Hot Chicken - 불닭볶음면 짝퉁 버전

닛신 격신 라면 엑스트라 핫 치킨맛 신라면도 배꼈는데 불닭볶음면이라고 배끼지 않을 이유가 없다. https://choon666.tistory.com/695 https://choon666.tistory.com/750 https://choon666.tistory.com/1439 가격은 9,700 루피아로 불닭볶음면의 거의 반값이다. (불닭볶음면의 인니 판매 가격은 대략 18,000 루피아 정도) 두께로 보아 면도 불닭을 흉내낸듯 하다. 건더기 프레이크는 따로 없고, 고추기름 액상 스프와 칠리 파우더 스프 두 가지다. 사진 색상이 좀 떠서 검은 빛이 도는데, 실제 색깔은 좀 짙은 빨간색이다. 맛은 괜찮다! 불닭볶음면 맵기는 고통스러워서 두어 젓가락 밖에 못먹는데, 이건 한 그릇 그럭저럭 다 먹을 정도는 된다...

닛신 격신 라면 버섯맛 - 결국 신라면을 따라잡다.

닛신 인도네시아에서는 신라면을 흉내낸 격신 라면 시리즈를 계속 출시하고 있다.https://choon666.tistory.com/695https://choon666.tistory.com/750신라면에 비해 맛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지만, 거의 절반 가격이라는 가성비 때문에 매우 인기가 좋다.닛신이 드디어 신라면을 따라 잡았다고 해도 무방한 제품을 내놓았다. 격신 라면 매운 버섯맛 신라면 해외 수출용은 중국에서 만드는 걸로 알고 있다.이슬람권에는 돼지 뼈가 아니라 버섯을 베이스로 하는 신라면 제품을 내놓는데, 닛신에서 그대로 따라했다. 용량은 109g으로 120g인 신라면 보다 약간 적다.하지만 가격이 편의점 기준 6,700 루피아(약 550원)다.현재 신라면은 전량 수입인데, 르바란 기점으로 14,000 ..

[고양이 이야기 IV] 1. 양이

마침내, 깜이의 짝을 찾았다. 흑묘의 짝이라면 반드시 백묘여야 한다는 여자친구의 고집 덕에 3개월이 걸렸다.깜이와는 8개월 터울, 이름은 '양이'로 지어줬다.까마니까 깜이, 노랗다면 누렁이, 얼룩은 얼룩이, 개는 덕구, 고양이는 나비, 이름은 심플하게~ 첫 만남 분위기는 그럭저럭 괜찮다. ...는 정도가 아니라 깜이가 엄청 좋아한다.양이는 어리둥절한 기색이지만, 겁에 질린 거 같진 않다. 우리에만 가둬두면 갑갑할 거 같아 컴퓨터방을 닫고 풀어 놨더니 탐험을 시작한다.꼬리에 피부병이 나서 치료중이라 털을 깎았다. 저 특유의 쫀듯한 표정은 다 자라서도 수시로 튀어 나온다.깜이도 그렇고, 귀염성은 없는 편이라 맘에 든다. 서로 경계심이 별로 없어 보여 이틀 후 풀어 놓았더니, 깜이가 쿵짝쿵짝을 시도한다. 깜이..

etc 2020.06.01

초자연적 현상을 경험했던 썰

제가 근무하던 공장은 주변에 인가가 전혀 없는 곳이었습니다.뭐 인니 대부분의 한국 업체들이 그렇습니다만, 그보다 더 심했습니다.부도로 폐쇄된 공단 구역 내 한 켠을 임대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용무가 있어서 찾아 오는 사람 말고는 아예 인적이 없었지요.낮엔 그나마 괜찮았지만, 밤이면 분위기가 제법 음산했습니다.폐쇄된 공단이니 전등 시설을 가동할 리도 없으니 컴컴했지요.몇 년간 방치된 빈 공장 건물이 옆에 있었는데, 밤이면 유난히 시커먼 유리창 너머 뭐가 있을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호젓한 분위기였습니다. (두 번째 사진 참조) 2011년도 초중순 즈음이었을 겁니다.공장 초기 세팅 때문에 거의 매일 밤 9시가 넘어서야 퇴근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저 혼자만요.한국에서 보낸 기계는 아직 도착 전이었기 때문에 직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