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Lombok 26

[Flores Indonesia] 18/18. Flores 여행 끝, Bali로

새벽 5시 20분 경, 숙소 2층에서 바라본 엔데 동네 풍경자와 지역은 밤이 되면 가로등을 대신하고, 치안 목적으로 집앞 처마 밑에 달아 놓은 전등을 켜두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다.가로등 없기로는 인니 다른 지역과 매한가지인데, 집집마다 불이 켜진 곳이 별로 없다.치안이 좋은 편이라 그런가 싶다. 아직 6시가 안됐는데, 빵을 가져다 놓았다.3,4성급 호텔도 보통은 조식 제공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 외에는 각자 알아서 할 일이다.이 숙소는 시설은 썩 좋진 않지만, 무심한듯 친절한 구석이 있다. 동네 제과점 빵이라 기대를 했으나, 마트에서 파는 기업 대량생산 빵보다 맛이 더 없다... =_= 잼도 불량식품 맛이었다.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 꾸역꾸역 빵 두 쪽을 먹었다. 새벽의 숙소 앞 풍경6시 정각에 ..

[롬복 Lombok - 부모님과] 3/3. 길리 뜨라왕안 Gili Terawangan 당일 투어

조식 부페로 나온 수제 요거트 병 덕분에 오랜만에 전래동화를 떠올리는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식당 곳곳을 샅샅이 찾아봐도 작은 숟가락은 따로 없었고, 하다못해 버터 나이프도 없었다.이런 게 바로 일류 호텔 브랜드의 관리 시스템 약발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오늘은 으로 더욱더 유명해진 길리 뜨라왕안 Gili Terawangan 1일 투어를 하기로 했다.내 관점에서 길뜨는 한가하게 쉬면서 스노클링 할 거 아니면 별 볼 것도 없는 시시한 곳이지만, 부모님에게는 또 다를 것이다.전적으로 손님의 취향에 맞추는 게 유능한 가이드의 바람직한 마음가짐이다. 저번 여행 때 운전기사 디까에게 눈탱이 맞은 적 있어서 (http://choon666.tistory.com/629), 원래 이번에는 자체적으로 배를 빌..

[Gili Terawangan, Lombok] 3. 다시 찾은 롬복 꾸따 Kuta

아침에 나와보니 내 방 앞 소파에 고양이 한 마리가 뒹굴뒹굴 자고 있다.딱히 주인이 있는 고양이가 아니다.길고양이다. 한국처럼 독하게 내쫓거나 위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리 한가롭게 있을 수 있다.쫓아야 할 때도 빗자루 같은 걸로 살살 밀어서 나가게 한다.이런 모습 보면 한국의 애묘인들은 인니가 고양이 천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여기도 내내 삶은 고달프다.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작은 도마뱀 같은 것도 사냥해서 부족함을 충당해야 한다.딱히 보살피지도, 내치지도 않는 방치라서, 아프면 그냥 앓다가 죽는 수 밖에 없다....뭐 그렇다고는 해도 한국의 길고양이들보다는 훨씬 나은 처지인 건 맞다.그렇게 만만하진 않다는 얘기다. 아침을 먹고 바가지 여행사에 전화를 했다.11시까지 숙소 앞 해변으로 데리러 오라고 하는..

[Gili Terawangan, Lombok] 2. 싫지만 하는 수 없이 자전거 롸이딩 (윤식당 촬영지)

집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을 아침 산책덕분에 우리집 근처의 아침 풍경은 아직도 모르지만, 여행지 아침 풍경은 안다. 현지인 여행자들이 많은 관광지는 아침이 오히려 붐비는데, 서양인 여행자들이 많은 곳은 아침에 조용하다. Fast Boat는 Speed Boat와 다르다. 스피드 보트는 작고 패스트 보트보다 더 빠르다.패스트 보트는 스피드 보트보다는 크고 약간 느리지만, 퍼블릭 보트 보다는 훨씬 빠르다. 바깥에서 자도 죽지는 않는 열대지방의 삶그래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병 날 수 있다. 은근 춥다. 매직 머슈롬은 환각 증세가 나타나는 버섯 종류다.서양인들 많이 가는 여행지라면 인니 어디든 판다.서양인에게는 대부분 불법이 아니지만, 한국인은 범법 행위로 귀국하면 구속될 수도 있다. (걸리면)한국은 자국민이 외..

[Gili Terawangan, Lombok] 1. 섬 안에서 숙박은 처음

롬복에 다시 다녀왔습니다.롬복 동부지역이 여행 예정지였으나, 동행이 있어서 부득이 길리 뜨라왕안에 가게 됐네요. 세상일 참 생각처럼 되지 않지만, 생각처럼 된다면 그런 지옥이 또 없는 법이지요. ㅎㅎ 반둥 서쪽에 위치한 자띠 루후르 Jati Luhur 인공호수 댐으로 막아 생긴 곳이니 저수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워낙 넓기 때문에 호수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초승달 모양의 호수 중심에 솟은 산지가 있어 리조트로 개발하기 좋아 보이는데, 도로 인프라가 안좋아 관광지보다는 민물고기 양식장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인니에는 이런 저개발 관광자원이 널리고 널렸다. 롬복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비가 내리고 있었다.비가 오니 버스라도 보내주나 했는데, 비행기 입구에서 우산을 준다. 물론 아주 주는 게 아니고, 공항 건물..

[Ekas Lombok] 5. 뭐 그냥 흔한 동네 뒷동산

맥주 마시고 늘어져 있으며 곰곰히 생각해봤다.원래는 내일 오전에 롸이딩 한 바퀴 더 돌고 저녁 비행기로 복귀하는 일정인데, 너무 힘들다.특히 비포장길을 또 달릴 생각을 하니 썩 내키지 않는다.누가 의무로 하란 것도 아닌데 뭔 고민을 하나 싶다.바로 여행사에 연락해서 항공편 취소하고 정오 즈음 출발하는 항공편으로 바꿨다.싫으면 억지로 할 필요 없는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내일 오전에 다른 일정 없이 쉬다 바로 떠날테니, 원래는 내일 돌아 볼 예정이었던 근처 가까운 해변이나 슬슬 가보기로 했다. 지도 상에는 이름도 없는 해변이다. 비포장~ 비포장~ 얼레? 이거 정말 이름 없는 해변 맞나? 도대체가 달리지 않을 수가 없는 길에, 가보지 않을 수 없는 언덕이 보인다. 고맙게도 언덕 꼭대기까지 ..

[Ekas Lombok] 4. 뚝 끊어진듯한 절벽, 땅의 끝

빤따이 삥 Pantai Pink (핑크 해변)은 에까스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이 지역 사람 누구든 여행객에게 빤다이 삥 가는 길이냐고 묻는다.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 역시 비포장길의 연속이다. 들어가는 초입부터 빤따이 삥 지역이라고 쓰여 있다.원래는 여기서 입장료를 받지 않았나 싶다. 좌측으로 꺾어지면 순웃 Sunut 지역, 직진이 딴중 링깃 Tanjung Ringgit 과 빤따이 삥 길 안좋기는 매한가지다.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 깜짝 놀라게 만든, 뜬금없는 마네킹. 한밤중에 보면 꽤 섬짓할 거 같다. 길은 점점 더 안좋아 진다.엉덩이, 허리도 아프고 지친다. 지파 블로암 비치 캠프 Jeeva Beloam Beach Camp 들어가는 입구이번 여행 계획하면서 검색했던 숙소 중 하나.다른 건 아니..

[Ekas Lombok] 3. 고난의 비포장도로 롸이딩

아침볕은 그리 덥지 않다. 눈이 부실 뿐이다. 어제 저녁은 저기에 앉아서 먹었더랬다. 숙소 가격대에 비해서는 조식이 좀 처진다.인니에서는 40만 루피아 이상이면 어지간한 지역 중급 호텔에 조식 부페다. 하지만 여긴 어지간한 지역이 아니니까 이해한다.그래도 오믈렛에 이런저런 재료가 들어가 꽤 든든했다. 오늘 예정 코스는 롬복 남동부 꼬리 지역의 끝단들을 아우르는 대장정이다.거리상으로는 별거 아닐 것 같지만, 가끔씩 멈춰서 구경하고, 이런저런 돌발상황 감안하면,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후 늦게나 복귀할 수 있을 거다.구선생이 꽤 똑똑하지만, 인니의 도로사정에 대해선 지나치게 긍정적인 면이 있다.뭐 하긴 소나 염소들이 지나가느라 길이 막힌다던가, 결혼식 행사 한다고 길 절반을 막는 행사장을 만든다던가 하는 변수..

[Ekas Lombok] 2. 석양은 예상한 정도, 공짜맥주는 의외여서 좋았다.

딱히 이름도 없는 해변을 다음 목적지로 잡은 이유는, 거기까지 길이 나 있어서다. 왼쪽은 그나마 아스팔트 포장 흔적이라도 남은 길, 오른쪽은 그 마저도 거의 남지 않은 길.이러니 해 떨어지면 어디 나갈 생각을 말아야 한다. 롬복의 성역 별 위의 천국 리조트... 라고 할 만큼은 아니다.저 정도 간지러운 뻥을 칠 수 있다는 건 나름 대단한 일이다. 아스팔트가 벗겨진 비포장길이었다가, 아직 온전한 아스팔트 길이었다가... 다시 또 비포장길...좌측에 보이는 건물은 스페인 사람이 짓고 있는 숙박업소라는데, 공사가 중단된듯 보였다. 저 곳은 현재 운영중인 숙박업소인 띠라 필라 에까스 베이 Tira Villa Ekas Bay 여기도 스페인 사람이 주인이랜다. 도로 상태가 가장 심각했던 비포장 급경사 내리막길을 지..

[Ekas Lombok] 1. 비싸도 그 숙소를 잡은 건 다행이었다.

오랜만에 여행입니다.새 회사 들어가서 세팅하느라 바빴고, 얼마 지나 르바란 휴가로 한국 갔다 온 걸로 여행 갈증을 푼지 두어 달이 지나니, 이제 또 집 떠나 고생질 한 번 해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마침 Idul Adha (희생절)이 월요일인 연휴가 여행의 당위성을 주장하더군요.그런데, 확실히 나이 먹긴 먹었나 봅니다.혼자 떠나려니 당최 의욕이 생기질 않습니다.낯선 곳의 불편함과 설레임도 이제 느낄만큼 느껴봐서 새롭지 않고, 그냥 집에서 뒹굴거릴 때의 편안함과 금전 절약의 이점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차라리 누군가와 같이 간다면 책임감과 의무감이 동기부여라도 될텐데 말이죠.그래도 갔다 오면 또 의욕 충전 되고 마음이 밝아질 것을 아니 꾸역꾸역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했습니다.가서 좋은 게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