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인도네시아 1113

[Singapore 당일치기] 1/2. Gardens by the Bay - Flower Dome

인니 법률 상 모든 체류 비자는 해외 공관에서만 발급합니다. (학생비자는 예외)그리고, 인니 소재 한국 회사들 대부분이 입사자를 일단 '비즈니스 방문 비자'로 업무를 시키면서 (불법임) 취업 비자 프로세스를 진행하다, 발급되면 인니 해외 공관으로 보냅니다.또한, 인니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은 싱가폴입니다.위 세가지 이유로 인니에 취업하는 한국인은 거의 대부분 싱가폴에 당일치기로 다녀 오게 됩니다. 같은 인니 안의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에도 싱가폴에 갔다 와야 합니다. 지랄 맞은 인니 비자 시스템 때문이죠.한국이나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는 일단 취업 비자를 발급해주면, 회사를 옮기든 붕어빵 장사를 하든 취업 비자 기간 동안은 내버려 두잖아요.하지만, 인니는 취업 비자를 취업하게 되는 회사를 보증인..

굴롱 런천미트 Gulong Luncheon Meat

인니의 소시지나 런천미트 같은 가공육은 별로 맛이 없습니다.우선, 이슬람이 주류인 국가라 소고기나 닭고기로 만들기 때문인데, 가공육은 역시 돼지고기가 가장 맛있죠. 소고기를 원료로 쓰는 가공육은 쫀쫀한 식감이 없고, 닭고기는 고기 특유의 감칠맛이 부족해요.그리고, 인니는 제조업 비용이 높고 기술력이 낮은데다, 축산업과 물류 유통 인프라도 수준이 낮다는 점도 그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가공육이 같은 중량의 신선육보다 비싸고 맛도 없으니 말 다했죠.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입맛에 그렇다는 얘깁니다.현지인 입맛에도 저처럼 맛이 없게 느껴진다면, 애초에 상품으로 팔고 있을리 없겠지요. 그러다 보니, 정말정말 먹고 싶어지면 참고 참다 한인 마트에서 우라지게 비싼 미쿡산 스팸을 삽니다.350g 짜리 하나가 거의 9..

[한국 방문 2019] 3/3. 돌아가는 길

드디어 인니로 돌아가는 날이 왔다.한국에 머무는 동안 매일 매일 트렁크에 던져 넣었던 물건들을 차곡차곡 정리해서 꼭 닫고 무게를 잰다. 아직 여유가 있으면 집에 있는 라면이라도 더 채워 넣어, 알뜰하게 무게 제한을 꽉 채운다.라면 한 개라도 인니에서 사는 것에 비해 최소 300원 이상 버는 셈이다. 집에서 공항버스 정류장까지는 10분 거리다. 인니 생활 초기엔, 엄마는 한국을 떠날 때면 매번 공항까지 배웅 나왔었다. 매번 난 나오지 말라고 했고.떠나는 사람이야 앞에 펼쳐질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떠나 보내는 사람은 떠난 사람의 빈 자리가 기다리고 있다.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얼마나 휑할지.난 계속 배웅 나오지 말라고 했고, 결국 엄마는 정류장까지만 배웅했다.이번 방문 때는 떠나는 날 마침 엄마에..

여행기?/한국 2020.02.03

인니인의 국기 사랑

인니의 광복절 3일 전에 어떤 사람이 집에 찾아 왔습니다.그는 친절한 미소를 띤 얼굴로 자신을 앞집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더군요. (전 이웃들과 대화 한 마디는 커녕 일면식도 없습니다.)그리고, "국기를 아직 안다셨던데요."라고 하더군요.저 역시 웃으며 "아, 그렇군요. 달겠습니다."라고 순순히 답했습니다.그는 제 집 옆집으로 순회를 떠났습니다. 그는 제가 외국인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하지만, 외국인이니까 이해하기 보다는, 오히려 외국인이니 더욱더 인니 국경일 규칙을 존중하라는 마음이겠지요.인니에는 때가 되면 남을 통제함으로써 자신이 애국자라는 걸 뽐내어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자연재해 이재민을 돕겠다는 취지로 멀쩡한 도로 한복판에 늘어서 비장한 얼굴로 모금을 하는 대학생들의 ..

[한국 방문 2019] 2/3. 거리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글들은 거의 대부분 몇 달, 간혹 1년 넘게 묵혔다가 올립니다. 일필휘지로 글을 완성시키는 재주가 없어서 그렇습니다.아래 글도 2019년 초에 방문했었을 때 사진들인데, 그 중 한국... 하면 제 머릿속에 떠오르고 그리워 하는 거리 풍경입니다. ============================================== 우리집... 아니 이제 본가라고 해야 할 곳이 있는 아파트 북쪽밤사이 살짝 내린 싸락눈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여름 즈음이면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펜스 한국에 가면 거의 매일 저녁 출근하다시피 하는 철산 상업지구 80년대엔 배추밭이었던 곳이다.지각할 것 같으면 밭을 가로질러 뛰어 갔던 기억이 난다. 주공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서,..

여행기?/한국 2020.01.27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5. 잦은 정전

모종의 이유로 사회 인프라가 파괴되고, 신종 전염병이 퍼져 대다수의 인간이 좀비가 된 세상에서 생존자가 어느 마을에 진입하는 장면 같네요. 인니는 아직까지도 정전이 종종 발생합니다.한국은 정전이 발생하면 뉴스에 나올 정도 수준이 된지 20년도 넘었으니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입니다.제가 살고 있는 리뽀 찌까랑 지역은 외국계 기업과 거주하는 직원들이 많은 지역인데도 그렇습니다.6개월간 2시간 이상 지속된 정전이 4차례, 그 이하의 짧은 정전도 서너 차례 겪었을 정도입니다. 10년 전까지는 전력 공급량이 부족해서 불가피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그렇다는 건 아무래도 공급자의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전기도 엄연히 돈을 받고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니까요.인니는 '서비스'라는 개념이 ..

볶음 라면과 감자칩의 콜라보

인도미 Indomie 에서 새롭게 출시한 하이프 아비스 Hype Abis 시리즈입니다. (Hype 하이퍼, Abis 없어지다) 인도미 제품들은 워낙 점유율이 높아서 신제품을 출시해도 경쟁상대가 자사 제품이죠.요즘은 양상이 좀 다릅니다.점점 높아지는 소득 수준에 따라, 경쟁 기업들이 프리미엄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점유율을 야금야금 빼앗아 가고 있거든요.사람 마음이란 게 주머니 사정이 궁할 때는 모험심이 위축되기 때문에 늘 먹던 싼 음식을 선호하지만, 여유가 되면 새로운 것도 시도하기 마련입니다.그래서 인도미도 프리미엄 제품군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의 특이한 점은 면에 감자 전분이 들어가 한층 더 쫄깃해졌다는 점입니다.한국 관점에서 보면 전혀 특이한 점이 아니겠지만, 인니는 아닙니다.인니뿐만 아니라 ..

[한국 방문 2019] 1/3. 음식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글들은 거의 대부분 몇 달, 간혹 1년 넘게 묵혔다가 올립니다. 일필휘지로 글을 완성시키는 재주가 없어서 그렇습니다.아래 글도 2019년 초에 방문했었을 때 사진들입니다.한국에 살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별것도 아니겠습니다만, 인니에 살면서는 접하기 힘든 음식이 뭐가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 인니는 세계 최대의 섬나라인데, 인니 한식당의 활어회 메뉴는 비싸다.회를 먹지 않는 식문화, 그에 따라 활어회용 어류 양식을 하지 않는 점, 그리고 유통 인프라 후진성, 이 3박자가 겹쳐 어쩔 수 없는 일이다.활어회용 어류 양식을 하지 않으니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 받을 수 없..

여행기?/한국 2020.01.20

질서 의식이 부족한 인니인들

차량 전용 입구지만 오토바이들이 줄줄이 줄 서 있습니다.오토바이 출입금지 팻말이 정면에 떡하니 서있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한국인은 어지간하면 규칙을 지키려 하지만, 인니인은 어지간하면 규칙을 어기려는 국민성이 있습니다.규칙은 전체의 편의를 위해 개개인이 약간씩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마련인데, 인니인들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 같아요. 어쩌면 '전체의 편의'라는 개념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그런 추상적인 개념은 반복적인 교육과 캠페인으로 의식을 개선해서, 구성원들 전반이 옳다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납득하기 어렵지요.'전체의 편의'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당장 규칙을 어겼을 때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직접적이니까요. 심지어는 슬그머니 새치기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어쩌다 ..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4. 서비스 차지에 대한 부가가치세?

최근 모 한국식당에서 받은 영수증입니다.음식값에 서비스 차지를 5% 합산하고 나서, 거기에 부가가치세 10%를 매겼더군요.인니 상법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서비스 차지를 전표에 명시하고 해당 금액을 직원들에게 지급할 경우, 부가가치세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급여가 아니므로 근로소득세 부과 대상도 아니고요.)원론적으로 부가가치세는 '부가된 가치'에 부과하는 세금이니 인니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음식값을 10만원으로 단순화 시켜 예를 들어보면...음식값 10만원와 서비스 차지 5%인 5천원을 합산한 10만5천원에, 부가세 10%인 1만 5백원을 매겨 총합계 11만5천5백원을 청구한 셈입니다.원래는 10만원의 10%인 1만원과 10만원의 5%인 5천원을 더해 합계 11만5천원이 나오는 게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