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Kucing 33

고양이용 참치의 만만치 않은 가격

고양이용 참치 70g 짜리가 8천 루피아입니다. 인간용 참치 150g 짜리는 2만5천 루피아입니다. 고양이용 참치가 대략 인간용 참치의 70% 란 얘긴데, 찌꺼기 부위로 만든다는 걸 감안하면 전혀 싸지 않네요.먹고 사는데 지장 없는 상품들의 가격에는 돈지랄 값이 포함되어 있나 봅니다.뭐... 고양이들이 콧노래를 부르며 환장하고 먹는 걸 보니 기분은 좋습니다만... ㅎ

길고양이 사료

팻샾에서 파는 근본을 알 수 없는 사료입니다. 5kg에 2천 5백원 정도로, 상표 달고 정식으로 판매하는 사료 가격의 30~50% 선입니다.팻샾 직원에게 물어보니, 소규모 업체에서 만드는 건데 나쁜 원료가 들어 있진 않다고 합니다.다만, 영양 성분을 모르고 제조일 관리가 안된다는 단점은 있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솔직하게 알려주네요. ㅋㅋ길고양이에게 주는 용도로 사간다고들 합니다. (그래놓고 집고양이에게 줄 수도 있겠지만요.)저도 길고양이들 주는 용도로 이 제품을 구입하고 있습니다.찾아오는 길고양이들이 늘어서 정품 사료를 주기엔 이제 좀 버겁거든요.잘들 먹고 털 때깔도 좋아지는 거 보니, 성분에 문제는 없나 봅니다. 족보도 모르는 상품을 판다는 게 후진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길고양이를 배려하는 사람들..

[고양이 이야기 V] 5. 에필로그 - 이런 된장, 너 젖소 아냐?

여자친구가 사진을 보내왔다.지인에게서 새끼 고양이를 분양 받지 않겠냐는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여자친구는 깜이와 양이의 2세 계획을 포기한 이후로 새로운 녀석을 들이고 싶어 했었다. 왠지 모르게 눈길이 자꾸 가는 검정 노랑 얼룩이로 하자고 했다. 돈이 목적이 아닌 분양이었기 때문에 따로 돈을 지불하진 않았다.대신 직접 와서 데려가야 했고, 백신도 아직 맞지 않았다고 한다. 따만 미니 Taman Mini 근처인 지인의 집까지는 1시간 거리로 만만했지만, 막판 약 500m 구간은 1.5차선 너비의 양방향 길을 지나야 해서 심장 쫄깃했다.다행히 맞은편에서 오는 차량은 한 번 밖에 만나지 않았다.맞은편 차량 운전자는 이런 일이 일상이라는듯 익숙하게 사이드 미러를 접고 최대한 벽에 붙였고, 나 역시 따라 해서 겨우..

etc 2020.08.31

[고양이 이야기 V] 3. 시골을 떠나다

장기 여행을 떠날 짬이 생겼다. 한 달 이상을 계획했기 때문에 태평한 이 두 녀석들을 펫숍에 맡기는 건 좀 가혹했다.여자친구 집에 맡기기로 했다. 두고두고 후회할 실수였다.낮에는 모두 일하러 가서 집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두 녀석들은 우리 안에 있어야 했다. 그동안 깜이가 시도때도 없이 양이를 덮쳤다.심지어 양이가 화장실에 배변을 하려고 할 때도 덮치는 짐승 같은 짓을 (아, 짐승이 맞구나), 아니 짐승만도 못한 짓을 저질렀다고 한다.따로 격리를 할 만도 한데, 여자친구의 식구들은 그냥 새끼를 갖게 되겠구나 하고 심상하게 넘어갔다고 한다.문제는 깜이의 이상행동은 집 근처 다른 길고양이의 발정기에 반응해서 발정기가 아닌 양이를 덮쳤다는 점이다. 집으로 다시 데려왔다.깜이는 양이에게 수시로 들이댔는데, 예..

etc 2020.08.17

[고양이 이야기 V] 2. 마음이 척박한 나라

새 직장의 파견 근무처는 빈말로라도 좋은 곳이라고는 절대 말하지 못할 곳이었다.어지간한 인성 밑바닥은 다 봤다고 생각한 내 자만을 훌륭하게 박살내주었다.혼자 파견 나왔으니 아군은 단 한 명도 없고 모두 적이었다.매일 아침 출근하여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어디 쪼그려 앉아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을 때면, 오늘 하루는 또 얼마나 길지, 무슨 욕을 먹거나 봉변을 당할지 우울했다. 어느 날 고양이 한 마리가 슬그머니 옆에 앉았다. 임신했는지 배가 빵빵하다.사방이 논밭으로 둘러 쌓여, 가장 가까운 민가가 200m 떨어진 이 공장까지 와서 자리 잡기까지 나름 사연이 있을 게다.뭐 먹을 거라도 주려나 온 거겠지만, 위로라도 해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괜히 웃음이 나왔다.힘든 시기가 계속 되다 보니 동물에게 내 좋을..

etc 2020.08.10

[고양이 이야기 V] 1. 시골 생활, 젖소는 밖으로

젖 뗄 시기가 한참 지났지만, 젖소는 양이의 젖을 자꾸 찾았다.발길질로 쳐내어 떨어뜨려야 하는데, 출산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양이는 그럴 줄 몰랐다.무럭무럭 덩치가 커진 젖소에게 치대여 점점 지쳐갔다. 가뜩이나 새로 바뀐 환경 때문에 예민해진 상태까지 겹쳤는지, 히스테리를 부리고 눈이 짓무르기 시작했다.원래 치대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었던 깜이도 처음엔 젖소가 들이대도 그냥 자리를 피하기만 했는데, 젖소의 덩치가 커진 이후로는 공격성을 드러내며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젖소는 자라면서 점점 길고양이의 습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깜이나 양이는 배고파도 이런 짓을 절대 하지 않는다. 길고양이 유전자가 정말 따로 있나 보다. 틈만 나면 힘들어서 늘어져 있다. 집에 고양이가 찾아 오면 먹을 것을 대접한다. ..

etc 2020.07.27

[고양이 이야기 IV] 7. 에필로그

직장을 옮기면서 이사를 하게 됐다.낯선 사람들이 집에 들어와서 가구와 짐을 옮기자, 양이가 패닉에 빠졌다.우리에 넣으려고 안았는데, 엄청 깊게 할퀴었다.이럴 때 고양이는 확실히 개와 다르다는 걸 새삼 느낀다. 주인과의 관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는 주인을 해치는 짓을 거의 하지 않는다.아, 그러고 보니 깜이와 양이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여자친구다. (난 그냥 먹을 것과 살 곳 내준 아저씨다.)그래서 할퀴었나 보다. 띵이는 6개월 전에 본 게 마지막이다.깔끔하고 예쁘게 생겨서 전부터 먹이를 주는 주민들이 몇 명 있었으니, 아마 새로운 주인을 선택했을 거 같다. (인니인들은 꼬리가 기형 없이 미끈하게 빠진 고양이를 더 예뻐한다.)어쩌면 다른 고양이들에게 밀려 영역을 옮겼을지도, 사고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뭐 ..

etc 2020.07.13

[고양이 이야기 IV] 3. 띵이의 마지막 모습

옆집에 이상한 사람들이 이사왔다.중국계 부부인듯 한데, 가재도구로 보아 부자였다가 망해서 이사 온 거 같아 보였다.문제는 이 인간들이 옆집과 다시 두 칸 떨어진 집, 두 채를 임대해서 옆집에는 개 10마리 정도를 키우고, 지들은 두 칸 떨어진 집에서 산다는 거. 낮밤 새벽 가리지 않고 짖어대는 통에 환장하겠다.게다가 낮에 개들을 목줄도 하지 않고 바깥에 풀어 놓는다.아마도 전엔 마당 넓은 집에서 살았고, 개를 공공장소에 풀어 놓으면 안된다는 걸 모를 정도로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았나 보다.나야 뭐 개를 좋아하고, 다룰줄 아니까 별 상관은 없지만, 개에 익숙하지 않고 무서워하는 인근 주민들은 스트레스가 심해 보인다.동네 고양이들도 우리집에 찾아 오지 않는 걸로 보아 영역에서 밀려난 거 같다.조만간 인근 주민..

etc 2020.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