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인니 1090

Wow Spageti Aglio Olio

Wow 스파게티는 빨간 거 하나, 허연 거 하나, 투명한 거 하나, 세 가지 맛을 출시했다.그중 투명한 거, 알리오 올리오다.액상 스프 때깔은 그럴듯한데, 마늘과 올리브 오일 단가가 비싸서 맛이 어떨까 큰 기대는 안된다. 짜다. 많이 짜다.마늘맛 비스무리한 맛이 나긴 하는데 많이 부족하다.기름 구분 잘 못하지만 올리브 오일은 아닌 거 같다.빨간 가루는 마늘은 아닌 거 같다. 양파와 밀가루 섞은 듯한 맛이다.면은 확실히 괜찮다. 5점 만점에 3점.먹고 나서도 짜다 못해 쓴 맛이 혀에 남았다.딱히 거부감이 드는 맛은 없었고, 감칠맛도 괜찮았다.짠맛을 줄였다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Indo Mie Pop Spageti Spicy Bolognese

인스턴트 볶음 라면 수준으로 간편해진 스파게티 제품... 그러고 보니 스파게티는 소스만 따로 준비되어 있다면 조리가 라면급으로 간단한 음식이다.원래 이런 컨셉의 스파게티 제품은 두어달 전에 WOW라는 브랜드에서 출시해서 판촉 행사를 계속 해왔다.제법 인기를 끌었는지 인도미에서 찍어 누르려고 이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나 싶다.가격도 원래는 500원인데, 신상 출시 프로모션이라며 290원에 판매한다.WOW 제품보다 딱 10원 비싼, 저의가 아주 노골적인 가격이다. 3분 요리 완성을 가능하게 하려다 보니 면은 스파게티 엔젤 헤어... 비스무리한 형상을 쓴 모양이다.영락없는 한국의 소면이다.걸죽한 볼로네제 소스가 아니라 인도미답게 빨간 기름 스프를 썼다.아마 토마토와 매운맛이 가미된 조미유일텐데, 500원이라는 ..

열대 지방의 선크림 가격 역설

1년 내내 여름이고 햇살 쨍쨍한 열대 지방은 선크림 가격이 저렴할 것 같지만...의외로 한국에 비해 훨씬 비싸다.중저가 브랜드 선크림 30g 짜리 5천원 가량 하니까, 한국 대비 대략 50~150% 비싼 셈이다. 우선 인니는 공산품(공장에서 제조한 제품)이라면 무조건 비싸다는 측면이 일단 있겠고,열대지방은 1년 내내 햇살이 센 게 일반적이고, 그 햇볕에 노출되면서 사는 게 일상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선크림은 '일상적이지 않은' 화장품의 범주에 들어는 게 아닐까 싶다.원래 그러고 살았는데 뭘 안타겠다고 선크림을 바르고 유난이냐... 뭐 그런 인식이 아닐까 추측한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세속 국가

인니는 헌법 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세속 국가를 표방한다.하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애매한 구석이 있다.가령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종교가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기독교, 천주교, 유교, 6개라는 점이 그렇다.더군다나 주민등록을 하려면 6대 종교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국가가 특정 종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니 마니 하고, 반드시 종교를 가지도록 강제하는 걸 종교의 자유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또한 정상적인 종교로 인정되려면 반드시 유일신이 존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그래서 절대적 존재라는 게 없는 힌두교와는 달리 발리 힌두교에는 아친티야 Acintya 라는 절대신을 만들었고, 인니 불교는 석가모니를, 인니 유교는 공자(!)를 신으로 모신다.상당히 편협한 종교관으로 보아, 사실 인니 ..

봉제업이 만만할까?

국가 산업 발전은 경공업 -> 중공업 -> 첨단 산업 순서로 간다고 배웠다.그리고 경공업의 대표적인 예로 봉제업을 든다.한국도 가난했던 시절에 봉제업으로 시작했고, 이제는 인건비가 싼 동남아 저개발 국가로 이전했다.그래서 봉제업을 쉽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전혀 만만하지 않다. 그저 저임금 노동력만 풍부하다고 봉제업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기본적인 인프라와 치안이 갖춰져야 한다.국가 산업이 발전하려면 자재를 수입하고 제품을 수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도로 항만 인프라가 필수다.옷은 어느 상황이든 누구에게든 유용한 물건이라 현금화가 쉽다.옷을 만드는데 필요한 자재와 도구 역시 마찬가지다.그래서 도난과 강탈의 대상이 되기 쉽기 때문에 치안 역시 중요하다.한국이 못살긴 했지만 '경제 수준에 비해' 치안이 놀라울..

단상 2025.06.29

연근 특근은 회사의 배려?

"연근, 특근 시켜주면 수당 나오지, 그 시간에 헛짓거리 안해서 돈 아끼지, 지들(직원들)도 고마워 할 일이지."인니살이 초기, 어느 사장이 한 말이다.당시엔 뭔 개소린가, 합리화 쩐다고 속으로 욕했다.근데... 그 사장 말이 맞았다.대부분의 현지인 직원들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더라. 전적으로 내 입장에서 섣불리 짐작했을 뿐이다.애초에 먹고 살기 빠듯할 정도의 급여를 받는 처지라면 연근, 특근해서 한 푼이라도 더 받는 걸 좋다고 여긴다.그럭저럭 먹고 살만 해져야 삶의 질 따지고 연근, 특근 안하려고 하게 마련이다. 그 사장 말이 맞았다는 건 제대로 봤다는 거지, 옳다는 게 아니다.그 처지를 이용해서 노동력 착취를 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그저 내 기준으로 배려나 동정의 시선으로 보는 게 어줍잖았던 거다.나..

단상 2025.06.22

오랜만에 Bebek Bali Cikarang 라이브 클럽

엄청 부자가 취미로 운영한다는 찌까랑의 베벡 발리 Bebek Bali.자카르타에도 이름이 꽤 알려진 유명한 라이브 클럽이다.한동안 이쪽(?) 방면은 소홀했는데, 찌까랑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와봤다. 제작비 겁나 많이 들인 티가 팍팍 나는 인테리어 질밥 Jilbab (인니 무슬림 여성 머리쓰개 중 한 종류) + 호피 무늬 의상 + 중년매우 유니크한 조합의 여성 보컬의 실력이 매우 대단했다.경력이 오래 됐을 거라는 내공이 느껴졌다.남성 보컬도 실력이 심상치 않았다.보통 여성 보컬의 실력이 두드러지면 남성 보컬은 묻히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왠 취객인가 했는데 She' Gone을 끝까지 올려서 놀라게 한 아자씨.밴드 스탭인 거 같았다. I Will Survive가 목소리나 스타일과 어울릴 거 ..

[인니가 한국과 다른 점] 6. 밥풀과 잔반을 남기는 문화

한국에는 밥을 먹고 나서 밥그릇에 밥풀이 덕지덕지 묻은 채로 식사를 끝내면,나중에 지옥 가서 평생 그렇게 버린 밥풀들 매끼니 마다 먹게 될 거라는 말이 있'었'다. 인니는 그런 거 '전혀' 없다.밥풀이나 잔반이 남아 있는 게 당연하고, 심지어 식사 후 입닦은 휴지도 그릇에 넣는다.지저분하게 밥톨 남기는 게 오히려 예의인가 싶을 정도다.처음엔 3모작 가능한 풍요로운 땅이라서 그런줄 알았다.좁은 땅에 1년에 한 번 농사 망치면 굶어 죽고 얼어 죽고, 먹을 게 부족해서 별별 것들을 삶고 데쳐서 식재료로 활용했던 한국과 달리.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인니도 네덜란드 식민 통치 당시 수탈이 심했고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농지가 부족했던 역사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풍요로와 봤자 어차피 하층민의 삶은 동양이든 서양이든 ..

[인니가 한국과 다른 점] 5. '찬밥'이라는 개념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찬밥 신세가 됐다.식기 전에 드세요.따듯한 밥 한 끼 대접도 못하고... 한국에서 찬밥은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만, 인니는 그런 개념이 없다.밥을 원래 식혀서 먹기 때문이다.전기 밥솥을 쓰는 이유도 위생 문제와 밥이 말라 붙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인니 뿐만 아니라, 손으로 밥을 먹는 식문화가 있는 지역은 모두 그렇지 않을까 싶다. 논리가 아니라 감성의 문제라 알려줘도 이해를 잘 하지 못한다.한국의 혹독한 겨울 날씨에 몸이 잔뜩 얼었다가 뜨끈한 밥과 국을 먹는 체험을 하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여름에도 더운밥을 대접해야 예의인, 그야말로 '찬밥'과 '더운밥'의 한국적 정서를 이해하는 건 한계가 있을 것 같다.

[Lippo Cikarang 지역 거주 정보] 4. 후반부 3개 구역

8-9. 현지인 서민층 구역지도에서 보다시피 리뽀 찌까랑 전체 지역의 구석에 조그맣게 있다.8번은 따만 찌보다스 Taman Cibodas, 9번은 따만 찌비루 Taman Cibiru 다.Cibodas와 Cibiru는 각각 서부 자와의 지역명이다.찌 ci 는 '물'을 뜻하는 순다어로, 지명 앞에 ci가 붙었다면 서부 자와 지역의 물이 많은 지역이라고 보면 거의 틀리지 않다.찌까랑 Cikarang 의 ci도 여기에 해당한다!Meadow Green이니 Beverli니 외국 이름이 붙은 다른 주택단지들과는 달리 인니 지명이 붙었다는 것만 봐도 애초에 현지인 서민 대상으로 조성한 구역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대략 이런 분위기다.현지인의 삶을 좀더 가까이 들여다 보고 싶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만 하지만... 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