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 46

1차 하청사 직원 관점에서 본 대기업 직원

인니 첫 직장은 한국 1위 대기업의 1차 하청사였습니다.어쩌다 보니 회사 전체 총괄 업무를 맡으면서 이런 저런 것들을 봤습니다.근무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실사 방문 온 원청 대기업 직원들이었습니다. 흔히 (특히 사회 초년생) 대기업 직원이라고 하면 차원이 아예 다른 세계 사람인 것처럼 우러러(?) 봅니다.하청 점검을 나온 대기업 직원을 제가 직접 옆에서 지켜본 바로도 업무 처리 속도도 엄청 빠르고 스마트한 건 사실이더군요.저 같으면 30분은 걸렸을 점검 보고서를 사진 자료까지 삽입해가며 5분 만에 뚝딱 만들어서 전송합니다.그런데 그 게 머리 회전이 빨라서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머리가 아니라 손이 숙달되었다고나 할까요?회사의 업무 매뉴얼이 매우 정교하게 잘 짜여 있고, 판단하는데 불필요한 시간을..

트럭 그림들

=========================================================== 화물트럭 운전사가 학력이 높은 엘리트인 경우는 드뭅니다. (딱히 특정 직업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런만큼 서민적인 정서가 드러나는 재미있는 장식들이 가끔 눈에 뜨입니다. 그 중 트럭에 그려진 그림들을 모아봤습니다. (지속 업뎃 예정) 이슬람 국가라는 인니도 다 사람 사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실베스타 스텔론의 액션 영화 포스터 그림이네요. 그렇다는 얘기는 저 트럭이 적어도 20년 이상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됩니다. ㄷㄷㄷ 좌측은 빤스를 벗는지 입는지 하는 여자 그림 우측은 속옷만 입고 비스듬히 누워있는 여자 그림 그 밑에 쓰여 있는 글귀는 '천국의 문 앞에서 기다린다' ..

벽돌로 8층짜리 건물을

*2014년에 올렸던 글에 최근 업데이트를 붙인 글입니다. 데뽁의 마르곤다 레지던스 아파트 신규 동 공사 (아마도 2010년 경) 지금은 완공되어 BIPA에서 공부하는 한국인들 많이들 살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 추락사고도 있었고... (자살인지 사고인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인니도 높은 건물은 제대로 짓는구나 생각했다. 딱히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1,2층 짜리 건물 짓는거 보면 무슨 소꿉장난 같아서, 혹시 높은 건물도 그러나 생각했었다. 자카르타 동쪽 버까시 Bekasi 고속도로 진입로 근처 굴다리에서 찍은 어떤 건축 중인 건물 버까시는 수도 인근이 확장하면서 생기는 일종의 신도시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8층짜리 건물을 벽돌로 올리고 있다. 그나마 뼈대는 철근공구리긴 하지만, 이거 이래도 ..

[인니의 교통 문화] 05. 그밖의 오토바이 돌발 어택 사례

그 밖에 이런 상황들이 있다. 1. 뒤를 살피지 않고 큰길 진입 차량이 진행하고 있는데, 화살표처럼 큰길에 진입한다. 이 때, 뒤를 살피거나 속도를 줄이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온다.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합쳐지는 길은 100% 뒤 살피지 않고 그냥 진입하고, 90도 직각인 골목에서 나올 때도 30~40% 정도는 그냥 나온다. 전적으로 큰길을 주행 중이던 차량이 항상 돌발상황을 대비해서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 2. 우측 깜빡이를 넣으면 오토바이들이 더 속도를 냄 우측 깜빡이를 넣고 우측 차선으로 서서히 변경하면, 차량의 뒤에 있던 오토바이들이 갑자기 '미친듯이' 속도를 올려 우측 차선을 선점하며 앞질러 간다. 우측 깜빡이 차량이 그대로 차선 변경해도 뒤의 오토바이들이 감속할 필요 없이 그냥 자기 속도대로..

[인니의 교통 문화] 04. 길 건너기 집단 어택

이게 뭔 난장판이냐 싶겠지만, 매일 출퇴근 시간에 발생하는 일상적인 일이다. 빨간색 오토바이들은 중앙 분리대 사이를 통해 큰 길을 건너려 하고 있다. 이전 편처럼 반대 차선까지 다 점령하고 있다. 녹색 큰 화살표는 차량, 회색은 오토바이다. 오토바이 한대가 타이밍을 봐서 스윽 밀고 들어 간다. 그 순간... 난장판이 벌어진다. 이 난장판은 어느 정도 빨간 오토바이들이 빠지면서 회색 오토바이들이 그 사이로 끼어들면서 혼란이 극에 달했다가 점차 정리가 된다. 이런 일은 출퇴근 혼잡 시간인 1시간여 가량 계속 반복된다. 이 일대 모든 길은 엄청난 혼잡과 정체에 빠진다. 여기에 고장이나 교통사고로 인한 정체 요인이 더할 경우, 심하면 5분 거리가 1시간 이상 걸릴 경우도 있다.

[인니의 교통 문화] 03. 신호 없는 삼거리 우회전 방법

오토바이 대가리를 들이민다. 길을 막는게 아니라, 대가리만 살짝 들이미는 거다. 인위적 병목이 형성된다. 그래도 사진 속 노란 트럭처럼 직진 차량은 중앙선 넘어서 계속 직진을 밀고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 차선이 꽉 차서 중앙선을 넘을 수 없다면, 병목에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게 된다. 이렇게 당당하게 우회전을 한다. 직진차량의 양보를 강제로 갈취한 셈이다. 이 방법에는 또 하나의 뻔뻔한 면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좌회전 차량의 차선을 점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란 화살표는 좌회전 하려는 오토바이, 붉은 화살표는 우회전 하려는 오토바이, 파란색 네모는 좌회전 하려는 차량이라고 하자. 상식적으로 보면, 붉은 화살표 오토바이들이 위의 그림과 같이 서야 노란색들이나 파란색이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인니의 교통 문화] 02. 3거리 신호등 지역의 막무가내

인니에 살면서 겪은, 한국과는 다른 교통 질서 문화 몇가지 적어 봅니다. 물론, 다 그렇다는건 아니니, 인니를 비하하지 말라는 태끌이나 선입견은 사양합니다. 저멀리 3거리 신호등이 보인다. 직진하면 군청이 있는 읍내, 좌회전하면 고속도로 입구다. 아직은 편도 2차선 차들은 알아서 최대한 우측(중앙선쪽)으로 붙는다. 좌회전 차량들을 위해 차선이 하나 더 늘어 총 3차선인데... 그냥 다 막혔다. 다 필요 없다. 이정도 되면 빵빵 거려도 소용 없다. 심지어 역주행 오토바이도 있다. 신호가 바뀌어서도 좀처럼 진행을 못한다. 자기들끼리도 병목이 생겨서 그렇다. 어쨌든 초록불이 들어와야 좌회전을 할 수 있다. =_= 뭐 대략 이런 식. 신호 바뀌어서 오토바이들이 다 빠지지 않는 한, 좌회전 하려는 차량도 마냥 기..

[인니의 교통 문화] 01. 왕복 2차선 도로의 무한병목 정체

흔히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 평가하는데, 교통질서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100%는 아닙니다. 한국의 경우 교통질서는 잘 지키는 편이지만 규칙 자체가 너무 차량 우선이죠.) 공공질서 면에서 보면, 인니는 후진국이라는걸 부인할 수는 없겠습니다. 인니에 살면서 겪은, 한국과는 다른 교통 질서 문화 몇가지 적어 봅니다. 물론, 다 그렇다는건 아니니, 인니를 비하하지 말라는 태끌이나 선입견은 사양합니다. 왕복 2차선 도로가 꽉 막혔다. 차 2대가 지나가는데 그리 빠듯한 길도 아닌데 상습적으로 막힌다. 간단히 그려보면 이런 상황이다. 이 와중에 중앙을 넘어 추월해서 끼어드는 오토바이들 때문에 끊임없는 병목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서로 중앙선을 넘지 않으면 차근차근 진행될테지만, 문제는 인도네시아에는 한국어의 '..

시골 마을의 어느 평범한 저녁 모습

자카르타에서 50km 떨어진 지역이니 나름 수도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대로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시골 깡촌입니다. 비싸더라도 국가 지원으로 제대로 공업단지를 조성하여 입주하는 일본 기업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정부 지원 따위는 기대할 수도 없으니 무조건 땅값 싼 깡촌에 파고 들어가는 독립군들입니다. 그러다보니 공장 내 기숙사라도 짓는다면, 꼼짝없이 오지 귀향살이가 됩니다. 치안이야 그닥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좋다고도 못함 ㅋㅋ) 나가서 뭐 할게 없습니다. 베트남 같은 곳은 주류 유통 제한이 없으니 현지 서민들이 애용하는 노상 술집에서 술 한 잔 하는 낭만이라도 있겠지만, 인니는 이슬람 국가입니다. 그딴건 기대할 수 없죠. 뭐 물론 깡촌 마을이라도 잘 찾아 보면 술 파는 곳이 숨어있긴..

자카르타의 북한 식당 <평양관>

자카르타 남부에 있는 북한식당 에 갔습니다. 수익금이 무기 만드는데 쓰이니까 북한식당 가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글쎄요... 밥 팔아서 번 돈으로 뭔 무기를 얼마나 만드는지 우습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한반도의 잠재적 위협국인 중국과 일본과도 거래 끊어야죠. 걍 싫으면 안가는 거고, 가고 싶으면 가 보는 겁니다. =_= 들쭉술 유명세에 비해 그냥 그저 그런 과일주다 한국의 가정에서 직접 담근 과일주와 비교해 특출난건 없었다. 무려 송이버섯술이다. 가격도 들쭉술 보다 훨씬 비싸다. 들쭉술 보다 맛이 없다는게 함정. ㅋㅋ 그밖에 음식들은 그저 그랬다. 엄청 맛있다던가, 북한 음식의 특성 같은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보다 독특한건 역시 종업원 동무들의 사근사근한 접대였다. 그리고, 쇼타임! 워낙 남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