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 905

욕망은 판단력을 흐린다

어지간한 한국 음식은 수입되는데, 줄줄이 비엔나는 당최 볼 수 없다. (유통기한이 엄청 짧아서 수입할 수 없다는 건 최근에 한국 가서 알았다.) 인니 다른 마트를 가도 이런 저런 햄들이 있는데, 줄줄이 비엔나만 없다. 그러다 한인 마트에 이 줄줄이 비엔나가 뙇!! 보는 순간 너무 반가워서 냉큼 두 봉다리 샀다. 그리고 콧노래를 부르며 케찹 볶음을 만들어서 먹었는데... 아 이런 젠장, 어육 소시지다. =_= 맛도 드럽게 없어서 뜯지 않은 한 봉다리는 환불했다. 이미 뜯은 거 남은 것도 버리기 아까워서 냉동실에 뒀지만 당최 손이 안가 결국 버렸다. 생선살에 밀가루를 섞어서 만든 걸 소시지라고 한 거야 그런 시절이었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줄줄이 비엔나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그 이름을 붙이는 건 너무한 거 아닌..

Best Wok Mi Goreng Xtra Hot

제품들 거의 대부분이 만족스러웠던 Best Wok 에서 엄청 매운맛 볶음면을 출시했다. 예전에 포스팅 했던 한국식 매운 치즈 볶음면 Korean Spicy Cheese 제품과 같이 출시한 거 같은데, 이제야 눈에 뜨여서 사봤다. 스프는 베이스 시즈닝, 매운 양념장 소스와 Cilli Booster라는 거칠게 간 고춧가루 프레이크 3가지다. 맵다. 불닭보다 약간 덜매운 정도. 인니 음식 특유의 라임 신맛이 살짝 돌아서 불닭과는 다르긴 하지만, 밸런스가 아주 좋다. 무식하게 맵게만 만들어서 맛 균형이 엉망인 다른 제품들과 확실히 다르다. 5점 만점에 4점. 내가 맛있게 맵다고 느끼는 정도를 약간 넘어서는 매운맛이라 부담스러워서 감점 1점이다. 전적으로 개인적 취향 보다 더 매워서 감점일 뿐이니, 매운맛 좋아한..

돌려 받을 걸 기대하며 베푸는 도움을 호의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과 인니는 서로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그저 다를 뿐인데 단점이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인니인들이 매정하다, 자기 잇속만 차린다는 얘길 하는 한국인이 많다. 평소 이런 저런 도움을 주고 배려했는데, 뭐 좀 부탁했더니 거절 당해서 서운했던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매정한 건 맞다. 인니는 한국과 같은 '정'이라는 개념이 없다. 정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니, 한국인 입장에선 정없어 보이는 게 당연하다. 한국의 정은 '모호한 부채'라는, 외국인은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 있다. 우선, '도움'이라는 게 참 모호하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도움인지, 갚아야 할 도움인지 분명하지 않다. 한국인끼리는 공통적 정서를 바탕으로 가늠하지만, 외국인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나마도 가늠하는 거다. 확실하지 않다..

Oishi Rasa Udang Pedas - 새우깡의 완벽한 대체품

새우깡 먹고 싶을 때 사먹는 현지 과자 오이시 Oishi. 한인 마트 새우깡은 이거 보다 양도 적은데 가격은 세 배다. 맛 똑같다. 어차피 새우깡도 일본 과자 배꼈는데 뭐. 근데 웃기는 건, Oishi래서 일본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 태국 토종 브랜드랜다. 태국에서도 일본 과자 배껴 팔았는데 대박 터져서 종합식품 대기업이 됐고, 동남아 지역을 석권했다고 한다. ㅋㅋ 한 가지 더, 일본의 오리지널 새우 스낵도 인니의 끄리삑 우당 Keripik Udang 이 원조라는 썰이 있다. 다시 또 거슬러 올라가면 끄리삑 우당도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썰도 있고... 뭐 어쨌든 굳이 비싼 수입 제품 한국 새우깡 사지 않아도 돼서 좋다는 게 결론.

자기 입장에서만 좋은 게 좋은 거

한인 마트에 가면 교민들이 공급하는 쌀이 있다. 자포니카 품종으로 직접 농사 지은 것도 있고, 농가와 계약해서 쌀을 받아서 찹쌀과 일정 비율 섞어서 찰진 밥맛을 구현한 것도 있다. 대체적으로 제품 포장들은 좀 허접하다. 비닐 포장에 단색, 혹은 2색 사블론 수동 인쇄되어 있다. 그래도 일반 현지 쌀보다는 밥맛이 괜찮아서 이것저것 사다 먹었다. 자주 가던 한식당에서 쌀을 팔더군요. 한인 마트보다 천 원 정도 저렴하길레 몇 차례 사다 먹었다. 어느 날, 오랜만에 흑미 배합한 쌀을 사왔는데... 쌀통에 쌀을 붓자 쌀벌레가 우글우글 튀어 나왔다. =o= 어지간하면 그냥 골라내고 먹으려 했는데, 200여 마리가 넘어가자 징그러워서 입맛이 뚝 떨어진다. 이 눔덜이 신나게 파먹었던 쌀을 먹는 셈 아닌가. 가서 다른 ..

Tolak Angin Icecream - 쌍화탕 아이스크림?

인니 제약회사 시도문출 Sidomuncul 에서 똘락 앙인 Tolak Angin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는 소식. 몇 차례 포스팅 했던 똘락 앙인은 네덜란드 약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인니 최고의 생약 명약이다. 한국의 쌍화탕과 맛도 비슷하고 효능도 거의 같아서 늘 상비해두고 있다. 으실으실 하거나 컨디션 좀 안좋다 싶을 때 요거 하나 먹고 자면 좋다. 가격도 쌍화탕 5분의 1. 한국에는 쌍화탕 아이스크림 안나오나?

한국 기업이 인니에 오면 제품 품질이 떨어진다?

자주는 아니고, 매년 한 번 꼴로 상태 불량인 담배를 발견한다. KT 인니 현지 생산 제품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거 걸린적 없다. 한국 담배 제조 기술이 세계 최상위권이라고 알고 있다. 원천 기술이 뛰어나도 인니에서 생산하면 이상하게 후져지는 거 같다. 담배 뿐 만 아니다. 나도 공장 관리할 적에 품질 관리 교육이 가장 힘들었다. 내 눈에는 슥 봐도 결함이 있는 게 보이는 불량품인데 양품 판정을 내리는 일이 흔했는데, 게으르거나 무신경해서가 아니라 그들 눈에는 정말로 '이만하면' 멀쩡해 보이는 것 같았다. 인건비가 싸면 싼 이유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지붕 비 샘 수리

천정에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심각하다. 지붕이 세는 모양이다. 집주인 대리인에게 말했는데 감감 무소식이다. 몇달 지나 곰팡이가 피었길레 사진 찍어 보내면서, 이대로 둬도 괜찮겠냐고 했더니 바로 다음날 기술자가 와서 지붕을 고치고 갔다. 말만 해서는 징그럽게 안듣는다. 건물에 파손이 간다는 증거를 직접 보여줘야만 조치를 취한다. 인니에 살면 겪게 되는 스트레스 중, 이정도면 아주 사소한 축에 속한다. 너무 오래되어서 부품도 찾기 힘든 에어컨 같은 게 고장나면 언제 조치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비 새서 천정 곰팡이 스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집주인 손해지만, 에어컨 고장난 건 세입자만 불편할 뿐이다. 못고쳐서 교체할 거면 최대한 늦을수록 집주인 이득이고, 기왕이면 세입자 나가고 나서 새걸로 교체하면 더 좋..

Indomie Rasa Rawon Pedas Mercon

라원 Rawon 은 동부 자와 향토 음식이다. 검은 국물이 특징인데, 끌루악 Keluak 이라는 씨앗(nuts)의 색이다. 자카르타 공항 식당에서 먹어본 적 있는데, 검은색이라 짜장면이 연상되지만 딱히 구분되는 임팩트는 없었다. 머르쫀 Mercon 은 불꽃놀이 중에서 크게 터지는 불꽃을 지칭하는데, 여기에서는 '입안에서 펑펑 터질 정도로 맵다'는 의미로 쓰인 모양이다. 스프는 왼쪽부터 소금달걀 맛 프레이크, 고추 기름, 라원의 검은색과 짠맛을 내는 시즈닝, 고춧가루 등 네 종류다. 면발이 좀 특이했는데, 생으로 먹기엔 딱딱한 인니의 일반 라면들과는 달리 바삭해서 생으로 먹어도 괜찮았다. 맛은 일반적인 인니 라면의 짭짤하고 라임향이 돌았다. 딱히 끌루악 특유의 향은 못느꼈는데, 라임향과 구분을 못해서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