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222

[자띠루후르 댐 Waduk Jatiluhur] 2/2. 오는 길

드디어 자띠루후르 댐을 직접 보게 됐다. ㅋ 배 모양으로 꾸민 까페이 곳에서도 맥주 판다.밤에 오면 분위기 꽤 좋겠다. 까페 밑뭘 하라고 만든 곳인지 모르겠는데, 바람이 솔솔 지나가서 사랑의 레슬링을 해도 별로 덥지 않겠다. 뭘 하라고 만든 곳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문득 레슬링 생각이 났다. 낙서가 있는 거 보니, 더더욱 레슬링이 떠오른다. 옷을 걸어두고 카메라맨이 구도 잡고 사진 찍고 있다.결혼식 피로연 신부 의상인듯. 한국 같으면 장식 망친다며 다 내쫓았겠지. 돌아가는 길은 왔던 길로 가지 않고, 댐 하류 쪽으로 가봤다. 요런 풍경을 보고 싶었지만... 이렇게 일반인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수력발전소라서 저런 전기장치들이 있는듯 Utamakan Sholat dan Keselamtan Kerja 기..

[자띠루후르 댐 Bendungan Jatiluhur] 1/2. 가는 길

5년 전 요맘 때 쯤, 자띠루후르 댐에 가보려 했다가 허탕친 적이 있었지요. (http://choon666.tistory.com/421)그 후로도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겠지만, 도통 맘이 먹어지질 않았습니다.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었기 때문에도 그랬고, 언젠가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딱히 꼭 가야 할 만큼 대단한 곳이 아닌 이유도 있었고요.그 게 벌써 5년 전 일이네요.문득 문득 느낍니다만, 인니는 계절 변화가 거의 없다 보니 시간 감각이 잘 작동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대충 떠올릴 때는 2~3년 전 일 같은데, 어쩌다 날짜를 헤아려보면 그 두 배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는 걸 깨닫고 "허허 참..."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곤 합니다.그와 함께, 그 때의 내가 꿈..

[빵안다란 바뚜까라스 Batukaras Pangandaran] 10/10. 복귀

해산물은 가격표가 따로 없다.해산물 종류를 고르고, 100g 단위로 무게를 정하고, 조리 방법을 고르면 끝 해양 액티비티도 있는 모양이다.다른 건 이름을 보면 이해가 가는데, 브라보는 도대체 뭘까?타면 저절로 브라보를 외치게 되는 건가? 오징어 300g 튀김에 39,000 루피아 별다른 재료 없이 그냥 순밀가루로 만든 튀김옷이다. 새우 300g 아삼마니스 볶음에 6만 루피아 (asam 신 맛, manis 단 맛)그리 안비싸다.대신 살아있는 싱싱한 해산물은 아니다.먹고 탈나진 않았다. -ㅂ- 시금치 사촌인 깡꿍 Kangkung (공심채)소스도 된장맛 비스무리해서 한국인 입맛에 딱이다. 이거 싫다는 한국 사람 못봤다. (채소 싫어하는 사람 빼고) 이 집 발라발라 Bala-bala 는 오징어가 (아주 쬐곰) ..

[빵안다란 바뚜까라스 Batukaras Pangandaran] 9/10. 뻬뻬단 언덕 Pepedan Hills

이대로 그냥 갈 순 없지 않은가. 라낭 동굴을 행선지로 정하면서, 그 근처에 전망 좋은 곳이라고 찾아 둔 뻬뻬단 힐스 Pepedan Hills와 조조간 힐 Jojogan Hill, 두 곳 중 하나는 들러 가기로 했다.(왜 쁘쁘단이 아니라 뻬뻬단이냐고 한다면, 그 지역 주민이 그렇게 발음하니까라고 답할 수 밖에 없다. 인니어 e 발음은 딱히 정해진 규칙이 없다.)레프팅 운영자 야야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우물쭈물 하다 둘 다 좋다고 대답한다.인니 자와족과 순다족은 남에 대한 험담을 직설적으로 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둘 중 어느 게 더 좋냐는 대답도 잘 못하는 모양이다. 더 가까운 뻬뻬단 힐스를 가겠다고 하니, 야야 아저씨가 읍사무소 Kantor Kecamatan(구글이 군청이라고 표기한 건 틀렸음)를 지..

[빵안다란 바뚜까라스 Batukaras Pangandaran] 8/10. 라낭 동굴 Goa Lanang 가는 길

어젯밤 시켜 먹은, 무심한듯 의외로 맛있는 피자를 만든 끄다이 미니 바뚜까라스 Kedai Mini Batukaras 식당도 문을 닫았다. 라고 써붙어 있다. (24시간 표기를 하고 PM까지 붙여주는 과잉 친절 영어. ㅋㅋ)상황을 보니 바뚜까라스 지역의 식당들도 금식기간 동안은 낮에 문을 열지 않는 모양이다. 숙소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문을 연 곳이 두 군데 있다면서, 그 중 Beach Corner Cottage 를 알려 준다. 사진 오른편 맨 끝 집이다.다른 곳들도 다 서퍼 상대의 가게들인데 영업하지 않는다. 대신 밖에서 잘 보이지 않게 발을 쳤다. 숙소 아주머니 얘기로는, 처음에는 서퍼들 상대로 영업을 했었는데 마을 주민들이 항의해서 닫았었다고 한다.그랬더니 서퍼들이 "우린 서핑을 하기 때문에 배가 ..

[빵안다란 바뚜까라스 Batukaras Pangandaran] 7/10. 마다사리 해변 Pantai Madasari

서양인 서퍼 3명이 보드를 들고 걷는 게 보인다.바뚜까라스 해변보다 파도가 훨씬 거칠다.파도 때문에 해변 위로 물보라가 안개처럼 깔렸다.지형적으로 바뚜까라스는 약간 움푹 들어간 만쪽이라 파도가 약한 편이지만, 이 근방 해변은 대양에 직접 면한 곳이라 그럴 거다. 전형적인 현지인 숙박업소 구조의 건물을 짓고 있다.이런 식으로 시골 마을이 차츰 관광지의 틀이 갖추어져 나간다. 마다사리 해변 Pantai Madasari 원래부터 바위가 많은 지역에 강한 파도가 들이쳐, 이런 풍경이 생성됐다. 서퍼들이 좋아할 만 한 파도 풍경은 좋지만, 물놀이에는 적합하지 않은 해변이다. 풍경은 정말 좋다.이런 멋진 곳들이 인니 곳곳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채 숨겨져 있다. 어지간한 하천 너비에 2m 정도 되는 높이의 방벽을 돌..

[빵안다란 바뚜까라스 Batukaras Pangandaran] 6/10. 르곡 자와 등대 Mercusuar Legok Jawa

르곡 자와 등대는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로 운영하는 등대다.하지만, 구글링을 통해 몇몇 여행객이 등대에 올라 찍은 사진을 봤기 때문에, 가능할 거라고 봤다.마침 문 앞에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길레 올라갈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흔쾌히 올라가도 된다며 입장료 1만 루피아를 내란다.당연히 영수증 따위는 없다. ㅋㅋㅋ 평소에는 등대 출입문을 쇠사슬로 잠가 놨다. 이런 회전계단을 8세트 올라가야 한다. 쇠로 된 발판을 딛고 체중을 싣자, 으지직 소리를 내며 살짝 움푹 내려앉는다. =_=관리인 말로는 2012년에 세워진 등대라고 한다.그 말은 다시 말해, 지난 5년간 전혀 보수 관리가 안되었다는 뜻이다. 인니는 새로 공사하는 것도 각종 승인 절차와 비리, 공사기한을 늘리려 느릿느릿 일하는 주민들 관행 등 때문..

[빵안다란 바뚜까라스 Batukaras Pangandaran] 5/10. 르곡 자와 Legok Jawa

보면 볼수록 발리, 롬복과 비슷한 분위기가 신기했다. 개조 오토바이를 탄 10대 청소년 남녀가 어디론가 가고 있다. 더러운 옷이나 오래동안 안감은듯 부스스한 머리와 얼굴로 보아 부랑자들이다. 그들의 삶이 어떻든, 보는 나야 그저 특이한 광경일 뿐이다. 그들이 불행한 삶을 고통스럽게 느낄지, 그저 하루하루 끼니와 잘 곳 해결하면 그만일지 내가 판단할 일도 아니다.장래고 나발이고, 오로지 지금만큼은 그들이 나보다 행복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르곡 자와 승마장 Pacuan Kuda Legok Jawa 과... 르곡 자와 해변 Pantai Legok Jawa 해변에 특이한 바위가 있는 사진을 보고 찾아왔는데, 과장되게 잘 찍은 사진이었다.실제로는 그저 그랬다. 관광지로 육성 좀 해보려고 했었는지, 해변과 도로 사..

[빵안다란 바뚜까라스 Batukaras Pangandaran] 4/10. 남부 롸이딩 출발

오전 6시 반 쯤 산책 겸 숙소를 나섰다. 아침 공기가 선선하다 못해 약간 추웠다.마침 숙소 주인 아저씨가 나왔는데, 춥다며 옷을 걸쳐 입는 것으로 보아 늘 이런 날씨는 아닌가 보다. 숙소에서 키우는 개 고양이. 캐시라는, 평범해서 개성있는 이름을 가졌다.덩치가 개만한데 아주 시크한 녀석이다. 주인 아저씨에게 아침식사를 부탁하고, 잠깐 동네 한 바퀴 돌았다.바뚜까라스는 동쪽에 바다를 면하고 있어, 일출이 보기 좋다. 아침부터 개 몇 마리가 해변에 나와 먹을 것을 찾고 다닌다.개가 많은 지역은 이슬람 문화가 약한 편이라고 몇 번 썼었는데, 바뚜까라스 지역은 이슬람 문화가 강하다. 하지만, 외지인에 대해 적대적이진 않은 것 같다. (무관심하다는 쪽이 더 정확한 표현일듯.) 발리가 떠오르는 풍경들을 곳곳에서 ..

[빵안다란 바뚜까라스 Batukaras Pangandaran] 3/10. 바뚜까라스 언덕 Bukit Batukaras

바뚜까라스 언덕은 동네 뒷산 정자 수준이었다. 나무들이 울창해서 뷰가 별로 좋지 않았다. 언덕 한 귀퉁이에 현지인 아저씨들이 한량짓을 하고 있다. 나무 그늘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는 건 좋았다.돗자리 깔고 삼겹살 궈먹으면 딱 좋을, 어른 취향의 장소다. 최근 몇 년 사이, 인니 전역의 관광지마다 저렇게 지명을 간판처럼 세우는 게 유행이 됐다. 좋은 풍경보다 '자기 자신이 어디에 갔었다'는 증거사진을 찍는 걸 더욱 중시하는 인니인들의 성향 때문이지 않나 싶다. 인니에서는 분리대가 있어도 딱히 출입금지 표시가 없다면 넘어가도 된다는 뜻이다.언덕 밑 바다에 서핑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마침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들이 내가 사진 찍으려는 앵글에 들어와서다. 비키니 입은 금발 서양인도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