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222

[Bali - 친구와 여행] 02. Ubut - Kintamani 롸이딩 1/2

점심 먹고 몽키 포레스트 사원까지 돌고 다시 숙소로 왔는데도 1시가 좀 안됐다. 아직 청소 중이니 2시에 오랜다. 숙소 뒷편 수영장여기서 좀 시간 때울까 했는데, 바람 한 점 없어서 너무 덥다. 근처 Tropical View Cafe에 갔다.이 근방도 예전엔 아무 건물 없는 논 가장자리였다. 몽키 포레스트 옆이니 Monkey Fruit Smoothie 를 주문했다.마시자 마자 몸뚱아리가 즉시 건강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아주 건강한 풀맛 음료였다. 덕분에 혀도 건강해졌는지, 아주 건강한 욕지거리가 쏟아져 나왔다.차라리 친구처럼 무난하게 바닐라 밀크 쉐이크를 시킬 걸 그랬다.스무디 45,000 루피아, 쉐이크 45,000 루피아아, 좀 있어 보이는 업소들은 거의 대부분 10%의 부가세와 5%의 서비스 요..

[Bali - 친구와 여행] 01. 가볍게 몽키 포레스트 한 판

한국에서 친구가 저를 보기 위해 인니에 오기로 했습니다.자카르타는 당최 볼 게 없으니 발리에서 만나기로 했지요.이전 여행기에도 썼듯, 저 혼자 여행 다닌다면 굳이 발리는 다시 갈 일 없습니다.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인니 내 여행지를 권한다면, 단연 발리가 가장 낫습니다. 특별해서가 아니라, 인니를 잘 모르는 한국인에게 스트레스 가장 적은 '무난한 관광지'라서 그렇습니다.그래서 이렇게 또 발리에 가게 됐습니다. 새벽 5시, 저 콩만한 비행기를 타고 발리로 간다.자카르타에서 발리까지 1시간 반, 시차 1시간을 더하면 8시 쯤 도착이다. 발리 공항을 나서면 택시업자들이 달라붙는다.블루버드 택시 로고 비스무리한 그림이 찍힌 명찰을 주머니에서 꺼내 보여주면서 호객을 한다.새빨간 뻥이다.인니는 토박이 텃세를 공식적..

[Belitung III] 04. 평범한듯 특이한 곳

등대섬 투어 후 딴중 띵기 해변 Pantai Tanjung Tinggi 에 갔다. 뭔 일이 있었는지, 영화 촬영지라는 안내 표지판이 아주 검소하게 바뀌었다. 표지판 떼다 팔아서 이거 만들었나 보다. 딴중 띵기 해변은 큰 바위들이 볼거리지만 딱히 감탄할만한 풍경이 있는 건 아니다. 영화 촬영지였다는 점과 물이 잔잔하고 깨끗해서 아이들도 수영하기 좋다는 점이 장점이다. 굳이 꼭 어려운데 싹을 틔우는 것들이 있다.이왕 피운 거 바위 뽀갤 수 있을 정도로 자라길 바란다. 블리뚱 관광청에서 운영하는 맛집인 띰뽀 둘룩 Timpo Duluk Timpo는 Tempo, Duluk은 Dulu의 옛날 말로, 해석하면 '옛 시절' 정도 되겠다.건물 자체가 블리뚱 관공서가 지정한 사적이기도 하다. 이런저런 골통품들이 전시되어 ..

[Belitung III] 03. 예쁜 거 보다 물량으로 압도하는 스노클링

섬이 작기 때문에 사람을 내려 놓으면 배들은 섬에서 떨어진 곳에 정선을 한다. 등대섬 투어는 일단 등대섬부터 찍고 스노클링을 하는 순서인데, 아주 적절하다.등대 꼭데기 찍고 내려오면 다리도 후들거리고 전신이 땀범벅이다.시원한 물에 들어가 힘 빼고 둥실둥실 떠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블리뚱 등대섬 스노클링은 예쁜 산호초보다는 물고기 물량으로 압도한다.저렇게까지 많으니 겁도 좀 났다.한 입씩 만 뜯어 먹혀도 금새 뼈만 남을듯. 오리배... 아니, 오리 실은 배저걸 대여해주는 가게도 생겼다. 스노클링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들른 작은 섬 먼저 온 커플 여행객이 화보 사진 촬영질을 하고 있었다. 불가사리 커플 좀더 드라마틱하라고 삼각관계를 만들어 줬다. 이 바위섬은 뭍에서부터 수영으로도 건너올 수 있을 정도로 ..

[Belitung III] 02. 힘들어서 욕 나오면서도 왜 꾸역꾸역 올라갈까?

예전엔 평소엔 게으르고 늦잠 자다가도 여행만 오면 일찍 일어났었는데, 지금은 아니다.게으른 건 여전하지만 평소에도 일찍 일어난다.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어서 좋다.하루하루 사는 게 재미 있어서 이렇게 변하지 않았나 싶다.사는 게 재미없다면 하루가 긴 것도 달가울리 없다. 일을 좀 신바람 나게 하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면 회사에도 분명 이득일 거다.금전적 보상은 한계가 있으며, 비전 제시가 정답이라는 건, 조직경영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도 이미 사실로 판명된지 오래다.비전 제시라고 하면 좀 추상적인데, 쉽게 말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목적과 가치를 명확히 하고, 성취감을 공유하는 거다.사회 집단의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은 쓸모있는 존재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하기 싫지만 돈 때문에..

[Belitung III] 01. 3년 만에 다시 찾다.

2014년 초 이후로 만 3년 만이네요.그 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이제는 이렇게 다시 갈 수 있는 상황이 된 게 행복합니다.한국의 힘든 상황을 잠시 겪은 이후로는 더 자주 감사와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일상생활에서 매사 느끼는 감사와 행복도 있지만, 가끔 이런 여행이라는 사서 고생 돈지랄을 하게 되면 좀 더 강하게 체감하게 된다고 할까요? 비행기 출발 대기를 하면서, 이번엔 라운지에 생돈을 내고 들어가봤다. 라운지 리셉션 직원에게 제휴 멤버만 이용 가능하냐고 촌스럽게 물어봤는데, 활짝 웃으며 일반인도 가능하다고 한다.1인당 8천원 가량인데, 영수증도 없고, 심지어 거스름돈도 없다는 게 재미있다.리셉션 직원은 오늘 부수입 짭짤하게 챙긴 거다. ㅎㅎ 돈에 비해 음식 질은 한참 못미치지만, 크게 실망스럽진..

[Gili Terawangan, Lombok] 3. 다시 찾은 롬복 꾸따 Kuta

아침에 나와보니 내 방 앞 소파에 고양이 한 마리가 뒹굴뒹굴 자고 있다.딱히 주인이 있는 고양이가 아니다.길고양이다. 한국처럼 독하게 내쫓거나 위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리 한가롭게 있을 수 있다.쫓아야 할 때도 빗자루 같은 걸로 살살 밀어서 나가게 한다.이런 모습 보면 한국의 애묘인들은 인니가 고양이 천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여기도 내내 삶은 고달프다.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작은 도마뱀 같은 것도 사냥해서 부족함을 충당해야 한다.딱히 보살피지도, 내치지도 않는 방치라서, 아프면 그냥 앓다가 죽는 수 밖에 없다....뭐 그렇다고는 해도 한국의 길고양이들보다는 훨씬 나은 처지인 건 맞다.그렇게 만만하진 않다는 얘기다. 아침을 먹고 바가지 여행사에 전화를 했다.11시까지 숙소 앞 해변으로 데리러 오라고 하는..

[Gili Terawangan, Lombok] 2. 싫지만 하는 수 없이 자전거 롸이딩 (윤식당 촬영지)

집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을 아침 산책덕분에 우리집 근처의 아침 풍경은 아직도 모르지만, 여행지 아침 풍경은 안다. 현지인 여행자들이 많은 관광지는 아침이 오히려 붐비는데, 서양인 여행자들이 많은 곳은 아침에 조용하다. Fast Boat는 Speed Boat와 다르다. 스피드 보트는 작고 패스트 보트보다 더 빠르다.패스트 보트는 스피드 보트보다는 크고 약간 느리지만, 퍼블릭 보트 보다는 훨씬 빠르다. 바깥에서 자도 죽지는 않는 열대지방의 삶그래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병 날 수 있다. 은근 춥다. 매직 머슈롬은 환각 증세가 나타나는 버섯 종류다.서양인들 많이 가는 여행지라면 인니 어디든 판다.서양인에게는 대부분 불법이 아니지만, 한국인은 범법 행위로 귀국하면 구속될 수도 있다. (걸리면)한국은 자국민이 외..

[Gili Terawangan, Lombok] 1. 섬 안에서 숙박은 처음

롬복에 다시 다녀왔습니다.롬복 동부지역이 여행 예정지였으나, 동행이 있어서 부득이 길리 뜨라왕안에 가게 됐네요. 세상일 참 생각처럼 되지 않지만, 생각처럼 된다면 그런 지옥이 또 없는 법이지요. ㅎㅎ 반둥 서쪽에 위치한 자띠 루후르 Jati Luhur 인공호수 댐으로 막아 생긴 곳이니 저수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워낙 넓기 때문에 호수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초승달 모양의 호수 중심에 솟은 산지가 있어 리조트로 개발하기 좋아 보이는데, 도로 인프라가 안좋아 관광지보다는 민물고기 양식장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인니에는 이런 저개발 관광자원이 널리고 널렸다. 롬복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비가 내리고 있었다.비가 오니 버스라도 보내주나 했는데, 비행기 입구에서 우산을 준다. 물론 아주 주는 게 아니고, 공항 건물..

[Ekas Lombok] 5. 뭐 그냥 흔한 동네 뒷동산

맥주 마시고 늘어져 있으며 곰곰히 생각해봤다.원래는 내일 오전에 롸이딩 한 바퀴 더 돌고 저녁 비행기로 복귀하는 일정인데, 너무 힘들다.특히 비포장길을 또 달릴 생각을 하니 썩 내키지 않는다.누가 의무로 하란 것도 아닌데 뭔 고민을 하나 싶다.바로 여행사에 연락해서 항공편 취소하고 정오 즈음 출발하는 항공편으로 바꿨다.싫으면 억지로 할 필요 없는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내일 오전에 다른 일정 없이 쉬다 바로 떠날테니, 원래는 내일 돌아 볼 예정이었던 근처 가까운 해변이나 슬슬 가보기로 했다. 지도 상에는 이름도 없는 해변이다. 비포장~ 비포장~ 얼레? 이거 정말 이름 없는 해변 맞나? 도대체가 달리지 않을 수가 없는 길에, 가보지 않을 수 없는 언덕이 보인다. 고맙게도 언덕 꼭대기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