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빵안다란 바뚜까라스 Batukaras Pangandaran] 10/10. 복귀

명랑쾌활 2018. 11. 5. 09:27

해산물은 가격표가 따로 없다.

해산물 종류를 고르고, 100g 단위로 무게를 정하고, 조리 방법을 고르면 끝


해양 액티비티도 있는 모양이다.

다른 건 이름을 보면 이해가 가는데, 브라보는 도대체 뭘까?

타면 저절로 브라보를 외치게 되는 건가?


오징어 300g 튀김에 39,000 루피아

별다른 재료 없이 그냥 순밀가루로 만든 튀김옷이다.


새우 300g 아삼마니스 볶음에 6만 루피아 (asam 신 맛, manis 단 맛)

그리 안비싸다.

대신 살아있는 싱싱한 해산물은 아니다.

먹고 탈나진 않았다. -ㅂ-


시금치 사촌인 깡꿍 Kangkung (공심채)

소스도 된장맛 비스무리해서 한국인 입맛에 딱이다.

이거 싫다는 한국 사람 못봤다. (채소 싫어하는 사람 빼고)


이 집 발라발라 Bala-bala 는 오징어가 (아주 쬐곰) 들어 있어서 더 맛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구선생(Google 맵)이 가르쳐 주는 빠른 길로 가다가...


...이런 길을 약 5km 정도 달렸다.

주변에 정비소는 커녕 인가도 별로 없는 길이라, 가뜩이나 예비 타이어도 없어서 쫄면서 달렸다.

우리 구선생이 꽤 똑똑하지만 인니 도로사정을 알만큼 똑똑하진 않다.


굽이굽이 밀림 속 산길 중간중간 논이 있다.


이 다리를 지나 본 한국인이 몇이나 될까?


한참 만에 나타난 시골 읍내

오토바이들이 줄줄이 주차되어 멀쩡한 도로를 1.5차선으로 만들었지만, 누구 하나 지랄 화내지 않고 알아서들 지나친다.


이런 시골에서 외지 뜨내기가 자칫 잘못 사고라도 내면, 가진 돈 다 털릴 수도 있다.

아니면 교통법이 어쩌고 저쩌고 버티다가 죤나게 몰래 맞고 가진 다 돈 털리거나.


영락없는 시골길

저 아주머니는 얼마나 먼길을 걸어가야 할까.

인니 대중교통은 대부분 민영에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돈되지 않는 길은 가차없이 대중교통 노선이 없다.

그러니 오토바이나 하다못해 자전거라도 없으면, 꼼짝없이 걸어야 한다.

오토바이로 5분 거리를 1시간 동안.


시외버스를 운영하는 민영 운수회사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 가장 운전매너가 개차반이기로 유명한 두 곳이 있다.

부디만 Budiman 과 시나르 자야 Sinar Jaya 다.

이 두 회사의 버스는 추월 당하면 패배라고 생각하는듯, 그다지 빠르지도 않은 버스로 빠듯한 왕복 2차선 도로의 중앙선을 슬쩍 걸트려 뒷차들에게 고구마를 뿌려댄다.

특히 오르막 고갯길에서 꽁무니를 만나게 되면 '왓더뻨' 같은 전문용어가 저절로 튀어 나오곤 한다.

발발발발 기어 올라가면서도 기어이 추월하지 못하게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천상, 승객 태우거나 내리려 잠깐 서는 타이밍에 추월해야 한다.

운전기사는 각기 다를텐데도 저 두 회사의 버스들이 하나 같이 개매너인 것 보면, 아마도 시간과 자본을 들여 운전기사들에게 '매너 드럽게 운전하는 법'을 따로 교육하지 않나 싶다.

매너있게 운전하면 벌점을 부과한다던가...


반둥 고속도로 휴게소 기념품점에서 본 초콜렛 가판대

Cokelat 초콜렛

Rasa Sayang 사랑의 맛

Obat Stress 스트레스 약

Terlanjur Nyaman 지나치게 상쾌한

Tolak Miskin 가난 방지

Gawat Darurat 응급

열심히 생각한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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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새로운 곳에 가야 흥미도가 올라가고, 흥미도가 올라가야 여기저기 부지런히 사진도 찍고 그러는 거 같습니다.

익숙한 건 잘 느껴지지 않는 법이니까요.

이렇게 텐션이 팍 올라갔을 때 또 새로운 곳을 가봐야 할텐데,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

인니의 한국 회사들도 이제 쌍팔년도식 공장 운영 개념을 버리고, 어서 빨리 주5일제를 도입해야 할텐데요.

주5일이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게 데이터로 확인된지 20년도 더 전인데 말이지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걸 바꾸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나 그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더더욱 그렇고요.


뭐든 죽을둥 살둥 비장하게 자신을 몰아치다 보니, 여유가 없는 게 아닐까 싶어요.

다들 자신이 좋아하는 '쓸데없는 일'로 아주 잠깐이라도 시간을 허비하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꼭 여행이 아니라도 좋아요.

중요한 건, 뭐가 좋네~ 뭐에 도움이 되네~ 이딴 명분 걸지 말고, '쓸데없지만 그냥 좋아하는' 일이어야 해요.

뭘 자꾸 이유를 갖다 붙이면, 결국 그게 또 짐이 되어 버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