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229

당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예요.

입사 시험에 자꾸 떨어지다 보면 아무래도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입니다.남들보다 못한가,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겠죠.당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예요.그저, 그 회사에서 찾는 인재상과 맞지 않았을 뿐이예요.인사 담당자 일을 해왔던 제가 보장합니다.입사지원서류를 검토하거나 면접을 보다 보면, '못나서 아무 짝에도 쓸 모 없겠구나'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어요.장점도 분명히 있고, 어떤 업무가 잘 맞을 것 같은지도 감이 와요.그냥 뽑는 직무와 잘 맞지 않을 것 같아서 탈락시키는 겁니다. 당신은 아직 당신의 자리를 만나지 못한 것 뿐이예요.노력의 대가가 따박따박 반영되지 못하는 건 아쉽겠지만, 세상이 원래 그런 걸 어쩌겠어요.어쨌든, 절대 당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예요.

단상 2018.11.23

자식은 나와 다른 삶을 살게 하고 싶다면

자식은 나와 다른 삶을 살게 하고 싶다면 자식의 옳음을 존중해야 한다.자식이 나와 다르길 바라면서, 내 옳음을 강요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내가 옳다는 건 내 삶의 관점에서 옳은 거다.내가 살아온 삶은 내가 옳다고 믿어온 선택들의 결과다. (혹은 내 옳음과 사회의 요구 사이에 타협한 결과다.) 길고양이는 새끼에게 사람 피해 숨는 법과 쓰레기통 뒤지는 법을 가르친다.집고양이는 사람에게 애교 부리는 법을 가르친다.둘 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지만 옳음은 정반대다. 자식이 나와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란다면, 자식이 나와 다르길 바라야 하지 않을까.그리고, 자식의 다름을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

단상 2018.11.14

좋게 생각해 버릇하면, 좋게 생각하는 버릇이 든다.

운동선수의 놀라운 플레이는 생각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수만번 연습한 결과가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온 것이다.시속 300km 이상의 배드민턴 공을 받아치면서 어디로 떨어뜨릴지까지 정하는 건 절대 계산으로 할 수 없다.심지어, '어디로 떨어뜨리면 좋을까' 조차도 판단의 영역일 뿐 생각이 아니다.성격 역시 마찬가지다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평소 '생각해 버릇한대로' 반응이 튀어나오는 거다. 온화한 성격과 사나운 성격을 비교해보자.예를 들어 운전을 하는데 다른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 온화한 사람은 '급한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납득을 해버린다.하지만, 사나운 사람은 '저 새끼가 날 무시하나'라고 생각을 하며 화가 치밀어 오른다.정말 급한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를뿐더러, 확인할 수도 없으니 중요하지도 않다...

단상 2018.11.09

보수 성향인 사람의 심리

보수 : 새로운 것을 적극 받아들이기보다는 재래의 풍습이나 전통을 중히 여기어 유지하려고 함 (다음 국어사전 발췌) 보수는 변화에 거부감을 갖는다.보수는 자신이 당연하다고 받아 들인 것을 바꾸기 싫어한다.보수는 자책하지 않는다.자책에는 곧 반성이 따르고, 반성은 곧 다시 그러지 않겠다는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보수는 과오에 대해 남탓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자신을 칭찬한다.보수에게 있어서 남탓은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기 확신과 태도 고수를 위한 방패막이다.보수가 광주 시민 학살, 베트남 전쟁 양민 학살 등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성향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보수는 독재에 대해 딱히 거부감이 없다.독재는 정권의 안정이기 때문이다.우두머리가 자주 바뀌는 민주주의는 안정을 추구하..

단상 2018.11.02

소주가 1만5천원인 덕분에 호탕해졌어요.

한국 같으면 저녁 식사 근사한 곳에서 한 끼 먹는데 10만원이다 하면 와 되게 비싼 곳 갔나 보다 하겠죠.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하지만, 인니에서는 그럭저럭 만만한 정도입니다. 한국같으면 둘이서 소주 좀 마셔도 50,000원 넘기 힘듭니다.닭도리탕 20,000~30,000원 정도니까 소주 서너 병 마셔도 4만원 좀 넘네요.싸게 먹자면, 치킨 13,000원 소주 각 2병 해도 30,000원이 안넘고요. 인니도 삼겹살은 한국과 비슷하게 1인분에 8,000원 정도, 보통 10,000원 합니다부대찌개나 닭도리탕 같은 탕 종류도 20,000~30,000원 정도로 한국과 비슷하고요.문제는 소주가 1병에 13,000원입니다.삼겹살 2인분에 소주 각 1병만 해도 40,000원을 훌쩍 넘지요.기분 좋다고 각 2병이라도 ..

단상 2018.10.19

사기꾼의 요건은 지능이 아니라 비양심

사기꾼이 기발한 방법으로 사기를 치는 건, 반드시 머리가 좋기 때문은 아니다.사기꾼은 뛰어난 점은 관점과 발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미처 생각 못하는 걸 생각하니까 기발하다, 머리가 좋다라고 느끼는 것 뿐이다.사실, 일반인은 그런 생각을 미처 못하는 건,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나쁜 짓이라고 스스로 제약을 걸기 때문이다. 가령, 달리기 시합에서 이기고자 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 보자.보통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달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연습도 하고, 좋은 운동화를 준비하기도 한다.하지만 사람들 중에는 '어떻게 하면 경쟁자가 나보다 느리게 달리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심지어, '어떻게 하면 내가 더 빨랐다고 남들을 믿게 만들까'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단상 2018.09.27

행복한 베짱이의 나라

간혹 저축 따윈 모르고 살다가 필요한 상황에 처하면 돈 꾸러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심한 경우, 갖고 싶은 것 사려고 돈 빌리는 사람도 있지요.한국에서는 그런 사람에 대해 대책 없는 사람, 생각 없는 사람이라고 욕을 합니다. 같은 우화를 통해 어렸을 적부터 교육합니다.하지만, 인니는 겨울이 없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해서 그럴까요?대다수의 인니 사람들이 - 특히 서민들 - 돈 빌리는 일을 심상하게 생각합니다. 꼭 나쁘다고 볼 일 만은 아니겠지요.가령, 한국인은 미래에 벌어질지도 모르는 재난에 대비해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그렇다고 그 미래가 오면 행복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벌어질지도 모르는 재난이란 건 무수히 많고, 그 대부분은 오지 않은 채로 여전히 존재하거든요.‘이제 모든 ..

단상 2018.09.14

마음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교회에서 용서의 뽕을 맞고, 가뿐한 마음으로 다시 사회에 나가 마음껏 욕망을 펼치는 위선자들이 꼴보기 싫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모태신앙으로 태어났고, 친정 언니오빠들은 장로, 집사, 권사, 조카들 중에는 목사, 전도사가 수두룩한 집안이지만,본인은 유교와 무속 비스무리한 집으로 시집 와 매년 열 몇 번의 제사를 치뤄오며 40여년 동안 교회 못가고 ,이제는 남편 손 붙잡고 교회에 나가고 계시는 엄마는 그런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죠. "그런 사람이니까 교회가 더욱 필요한 거고, 교회라도 다니니까 그 정도인 거야." 의외로 상당히 실용적이고 쿨한 얘기였습니다.굳이 제가 그런 감정소모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마음길의 표지판을 엄마 얘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교도소에는 죄를 지은 사람들이 있고, 병원에 가면 몸에 ..

단상 2018.09.04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그 중 틀린 의견도 있을 수 있어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거야 자연스런 일이죠.하지만,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게 모두가 다 맞다는 건 아니예요.상황에 따라서는 틀린 답도 있는 거예요.자기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다름을 존중하라고 방어하는 건 되게 찌질한 짓이예요.차라리 틀릴 수도 있지만, 자신은 그렇다고 확신하다고 하세요.최소한 당당해 보이기라도 하잖아요.

단상 201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