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229

언어가 서툴러서 의사소통을 더 잘 하게 되다.

모국어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별 생각 없이' 튀어 나오는 언어다.또한 머릿속에서 생각할 때 사용하는 언어다.언어로 의사 표현을 하는데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또한, 교과로 배우기는 하지만, 사전으로 단어 하나 하나의 정확한 뜻을 찾아 익히지는 않는다.살면서 접하는 모든 곳에서 맥락으로, 또는 타인의 전달로 새로운 단어가 저절로 익혀진다.그렇다 보니 의사소통의 측면에서 보자면 심각한 결점이 있다.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도 정확한 어휘가 아닌, '자기식대로의 표현'으로 전달하고, 전달 받는 사람도 '자기식대로의 이해'로 받아 들인다.하지만, 모국어는 '별 생각 없이'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이기 때문에 전달자나 피전달자나 서로 간 이해의 간극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그리고 오해가 발생한다.(네가..

단상 2018.08.16

공정함을 가장한 무심함

"한쪽 말만 듣고 속단해서는 안된다."옳은 태도다.하지만, 한쪽 말이 전적으로 진실일 경우는 어떨까?심지어 명백한 물증까지 있다는데 더 이상 어떻게 진실성을 입증하나?"넌 아직 하지 않은 얘기가 있을 거야. 너한테 불리한 얘기는 하지 않았겠지."보통은 그렇다.하지만, 정말 다 얘기했다면 어떨까?없는 이야기를 지어서 할 수도 없지 않나? 공정함을 지키려 노력하는 건 좋은 태도다.하지만 자칫, 공정함을 가장한 회피가 될 수도 있다.한쪽 말만 듣고 속단하지 않겠다면, 다른 쪽 말을 들어보면 된다.그럴 생각이 없다면,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 싫다는 뜻이다.자신이 받아 들이기 싫은 결론을 받아들이기 싫으니, 자신이 내리고 싶어하는 결론에 필요한 무언가가 '아마도 있을 거라고' 고집한다.아무리 없다고 해도, 분명히 ..

단상 2018.07.10

상대평가 ~대다수가 패배자인 나라 만들기~

혼자서 차지한 1등은 의미가 없다.비범함을 일컫기 위해서는 평범한 다수가 필요하다.경쟁에서의 승리, 1등을 강조하는 한국의 교육체계는 한 명의 우수한 학생을 키우기 위해 나머지 학생들 모두를 패배자로 만든다.한 무리의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 나머지 모두를 열등인자로 낙인 찍는다.그러한 사고가 바탕이기 때문에 우수한 측에 들어가지 못하는 '평범한 인간'을 열등하다고 인식하는 풍조가 형성됐다.하지만 절대다수의 국민은 '평범'하다.평벙함을 열등함이라고 인식하는 한, 한국은 대다수의 열등한 인간들로 구성된 나라라는 뜻이 된다.대다수가 열등한 인간들로 구성된 나라를 우수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방책이 경쟁식 교육이다.경쟁식 교육이 강화되면 될 수록 도태되어 열등한 인간으로 분류되는 인간은 점점 더 늘어날 것..

단상 2018.06.19

당신에게 벌어진 모든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당신의 존재'

난 왜 만나는 사람마다 그런 사람일까?난 왜 항상 끝이 안좋게 퇴직할까?난 왜 다니는 직장마다 그런 직장 상사만 걸릴까?난 왜 친구가 없을까?난 왜 사귀는 남자마다 그런 놈팽이일까? 비슷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벌어진다면, 그 현상들을 종합적을 보고 공통적인 요인을 뽑아 보는 게 원인을 파악하는 좋은 방법이다.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구역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사고를 낸 운전자 각각에게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면, 제대로 된 파악이 안된다.누구는 20대 초반의 초보 운전자고, 누구는 70대의 눈이 침침한 노인이고, 누구는 40대이지만 심장 질환이 있고...이런 사실들이 교통 사고에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는 문제의 답이 되기엔 무리다.사고를 낸 것은 물론 운전자..

단상 2018.05.22

5분이라도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하는 편이 나은 이유

약속시간 전에 먼저 와서 기다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약속시간 이전이라면, 만날 사람이 아직 오지 않아도 괜찮다.약속한 시간까지만 기다리면 된다는 기약이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약속시간을 넘기는 순간 그 기약은 사라진다.5분을 늦을지, 10분을 늦을지, 30분을 늦을지 모른다.어떤 일이든 유쾌하지 못한 일은 언제 끝난다는 기약이 없으면 더 힘들다.힘들게 산을 오르는 사람에게 "이제 30분 만 더 올라가면 된다"는 희망은 힘이 된다. 5분이라도 늦을 거 같으면 늦는다고 연락하는 편이 낫다.소중한 시간, 돌이킬 수 없는 인생... 뭐 이런 거창한 의미를 갖다 붙일 필요도 없다.기약없는 기다림으로 인해 기분이 상하는 걸 연락 한 번으로 막아주는 거다.고작 5분, 10분 늦는 것 갖고 유난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

단상 2018.04.06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거짓말이냐는 논쟁의 끝

일부러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거짓말이냐 아니냐는 오래된 논쟁입니다.주로 친구나 연인 사이에 많이 벌어지지요. ^^저도 예전에는 많이 다퉜는데, 나이 좀 먹은 이후로는 그딴(?) 일로 다툴만 한 에너지가 없어서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그러다 최근 믿고 있던 사람이 중요한 일들을 숨겨왔던 사실이 뿅뿅 밝혀지면서 새롭게 고민 좀 했었습니다.역시 사람은 자기에게 닥쳐야 머리를 굴립니다.에너지가 없었던 게 아니라, 별 상관이 없어서 잊고 있었던 것 뿐이었네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말장난입니다.거짓말을 어떤 식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 논쟁의 결론이 날 수가 없는 겁니다.거짓말에서 '말'이라는 부분에 해석의 초점을 맞추면 '말을 하지 않은 것 뿐이므로' 거짓말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

단상 2018.03.14

보증 부탁은 파렴치한 행동이다

보증은 '이 사람이 믿을 만 하다는 걸 보장하며, 만약 이 사람이 문제를 일으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내가 다 지겠다'라는 의미다.다시 말해, 이 사람이 잘 됐을 경우에 대한 보상은 없고, 잘못됐을 경우의 책임만 지겠다는 뜻이다.이렇게 불공정하고 파렴치한 개념이 없다.최소한 이익이 날 경우 30%는 분배하겠다는 보상 정도는 있어야 공정하다고 본다.그래도 할 생각 없지만.

단상 2018.03.08

[회사는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15. 사실은 그냥 당신이 미워서 그런 거야

아직 세상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믿는 푸르른 새싹들의 아름다운 인식을 깨부수고자 몇자 적어 보는 연재입니다 직원 A가 개인 사유로 토요일에 연차를 쓰겠다고 금요일에 부서장에게 보고했다.부서장 B는 갑작스런 사유를 제외한 모든 연차 신청은 미리 해야 한다고 예전에 얘기했는데, 또 다시 전날 갑자기 보고한 부분에 대해 질책을 하고, "니 마음대로 해!" 라고 했다.A는 토요일에 결근을 했다.부서장 B는 월요일에 본사 관리부장 C에게 와서 다짜고짜 "A가 무단결근을 했다"라고 말했다. C는 양쪽의 입장을 듣고 정리해본다.직원 A의 입장1. 연차는 개인의 권리로서, 회사에 심각한 손해를 끼치지 않는 한 보장되어야 한다.2. 미리 보고할 기회가 없었다.부서장이 월요일 본사 주간회의, 화요일 거래처 미팅 때문에 출근..

단상 2018.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