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 악역을 맡고 있는 거야."군대 똘아이 선임이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잖아.회사 악질 상사가 하는 소리기도 하고.최근엔 윤 머시기 검찰총장도 그런 소리 했지. '악역'이라고 하니까 '원래는 악하지 않은데 좋은 의도를 가지고 부득이하게' 그 역할을 맡는다는다는듯한 느낌이 들지?근데 말야, 우리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언제부터 의도를 가지고 행위를 판단했지?군대 똘아이 선임이 군기를 잡겠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후임들 기합 주고 패면 용납했던가?회사 악질 상사가 회사를 위한다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 부당한 지시와 폭언을 하면 괜찮은 건가? 우리가 의도를 참작해서 이해해 줄 수 있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순수한 사적 관계' 뿐이야.가령, 엄마가 애 버릇 고친다고 종아리를 때리는 건 폭력 자체는 나쁘더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