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229

생일 좀 몰라줘도 사는데 아무 지장 없어요.

20대 시절, 동네 친구들 끼리 모여 망년회 겸으로 술 한 잔 마시던 중의 일이었다.한 친구가 동석한 다른 친구의 생일이 5일 후라면서 겸사겸사 축하하자는 얘기를 했다.그냥 별 타이틀 없이 모여 마시던 술자리는 그 친구의 생일 축하 모임이 됐다.그 날은 내 생일 하루 전날이었다.거기서 내 생일을 내 입으로 밝히는 것도 뻘쭘한 상황이 될 거 같아 그냥 아무 얘기 하지 않았다.이제와서 돌이켜 보면, 스스로 자신의 생일이 뭐 특별한 날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겼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그래서 그런 특별한 날(?)을 잊어버린 친구들이 너무나 미안해 할까봐 입 다물고 있었던 거 같다.섭섭함과 초라함을 느끼면서.당시의 나는 자존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주변의 타인들이 내 특별함을 인식해 줌으로써 존재를 확인 받고 싶었던..

단상 2019.02.08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로서 알려주는 경력직 면접 요령

예전에 신입들 입사 응시 서류 관련 팁이라며 적었던 글이 있었습니다. (http://choon666.tistory.com/706) 경력직에 대해서도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사실 경력직이라면 대부분 사회의 좆같은 험난한 풍파를 겪어왔기 때문에, 조언이랍시고 끄적이는 이 글이 굳이 필요할까 싶기는 합니다.누군가에게는 다 아는 내용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소설 쓰고 자빠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뭐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참고가 될 수도 있으니 적어보겠습니다. 경력직 입사 요령은 신입과 다릅니다. (당연한 얘기죠. ㅋ)이력서와 자소서에 실질적으로 적을 내용이 있기 때문에 서류 작성에 필요한 팁이라고 할 건 별로 없겠습니다.굳이 짚자면, 모집하는 분야의 실무에 관련된 서술을 간명하게 하면 되겠습니다.경력은 없고, ..

단상 2019.02.02

불신자에 대한 벌은 신의 소관이니까 댁은 신경 끄시죠?

당신에게 뭔가 좋은 게 있으니까 율법을 따르는 거 아닙니까.당신의 신이 잘했다며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든, 벌을 면제해주든, 천국에 보내주든 말예요.설마, 그야말로 아무 대가 없이 그냥 당신 괴로우라고 율법을 그렇게 정한 건 아닐 거잖아요. 그럼 당신은 당신 종교의 율법을 지키지 않는 내게 화를 낼 게 아니라 측은해 해야 하지 않아요?당신이 지키는 걸 난 지키지 않았으니, 벌을 받거나 상을 못받을테니까요.내 불신에 대한 벌이 있다면 그 건 당신의 신 소관이니, 당신은 신경 끄시죠?정 신경 쓰이면, 화를 낼 게 아니라 위로를 하시던가.

단상 2019.01.25

당연해지지 않기 위한 끊임 없는 노력

연인이든, 친구든, 지인이든, 인간 관계라는 게 결국, 좋은 점이라는 단맛으로 나쁜 점이라는 쓴맛을 상쇄하면서 유지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점은 쉽게 당연해지고 무뎌지고, 나쁜 점은 점점 더 거슬리고 크게 느껴지는 사람의 고약한 본성이지요.단맛은 더 이상 달지 않고 쓴맛은 점점 커져갈테니, 인내심으로 버텨 나가게 될 겁니다.인내심을 연료로 유지하는 관계는 더이상 인생의 행복이 아니라, 짐일 뿐이지요.그렇기 때문에 관계를 오래 좋게 지속하려면, 상호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나쁜 점을 조심하고, 좋은 점을 늘 처음처럼 감사하고 흡족해하려는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안좋은 면을 고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의 좋은 점에 반했던 처음처럼 여전히 감사하는 마..

단상 2019.01.19

뇨냐 Nyonya 의 자격지심

어느 지인이 현지인 여성과 결혼했다.그 여성은 특이하게도, 자신을 뇨냐 Nyonya 로 대하지 않으면, 기분 나쁜 걸 넘어서 적개심과 원한까지 품었다. 일반적으로 현지인들은 자신이 뇨냐로 불리는 것을 어색하거나 간지러워 한다.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이나 현지인을 가리키는 말인데, 높임말이면서도 부정적인 의미 (거만함, 외국인에 대한 배척, 좀 심하게는 양공주) 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높임말이니 기분 나빠하거나 화를 내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렇게 불린다고 마냥 좋아하거나 하진 않는다.그런데, 지인과 결혼한 그 현지인 여성은 자신이 뇨냐로 대해지길 바라니, 이상할 밖에. 알고 보니, 그 현지인 여성은 가라오케에서 일을 했었고, 지인과도 가라오케에서 만나 결혼하게 됐다고 한다.그 사실을 알고 나니 이해가 ..

단상 2019.01.16

뒷담화를 하지 않는다고 믿을만 한 사람은 아니다.

좋지 않은 의도로 없는 말 지어내거나, 왜곡해서 소문 퍼뜨리는 사람이 못믿을 사람인 건 맞다.하지만, 남말을 안한다고 해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건 개연성이 부족하다.남한테도 나에 대한 말을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 정도는 타당하다.남 뒷담화는 안하지만, 남의 재산을 탐낼 수도 있고, 약속 안지킬 수도 있고, 돈 빌리고 안갚을 수도 있다. 오히려, 누군가에 대한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사심없이 정직하게’ 알려 주는 사람이 믿을만 한 사람 아닌가?A가 B에게 속고 있다면, A에게 알려주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컨데, 뒷담화의 진실성과 사심이 중요한 거지, 뒷담화 자체가 무조건 못믿을 행동은 아니란 얘기다. 뒷담화를 하지 않는 건 그 자체로 좋은 덕목일 수는 있지만, 그 게 곧 신뢰의 척도는 아니다.오..

단상 2018.12.12

주기로 결정했으면 그냥 주고 잊어 버려요

주기로 결정했으면 그냥 주고 잊어 버려요.조건이니 보답 따위 생각해봐야 스트레스만 받아요.조건이든 보답이든 어차피 남일이예요. 가령, 당신 부모에게 매달 용돈을 100만원씩 드리기로 이미 결정했다면, 그냥 드리면 되는 거예요.고령이라 취업을 할 수 없어서 수입이 없으시다던가, 몸이 불편하시다던가 하는 조건들은 결정할 때 고려할 사항들이예요.이미 결정하고 났으면, 그 돈을 어떻게 쪼개서 드려야 하나, 자기 사정만 생각하세요.부모님 형편이 어렵다면 같은 액수라도 더 요긴하시겠지만, 부족하게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그건 부모님 입장이에요.당신 입장에서 보면, 형편 넉넉한 부모님께 100만원을 드리든, 형편 어려운 부모님께 100만원을 드리든, 당신 돈 100만원이 나간다는 사실은 똑같아요.건강하셨던 부모님이 ..

단상 2018.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