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뇨냐 Nyonya 의 자격지심

명랑쾌활 2019. 1. 16. 11:58


어느 지인이 현지인 여성과 결혼했다.

그 여성은 특이하게도, 자신을 뇨냐 Nyonya 로 대하지 않으면, 기분 나쁜 걸 넘어서 적개심과 원한까지 품었다.


일반적으로 현지인들은 자신이 뇨냐로 불리는 것을 어색하거나 간지러워 한다.

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이나 현지인을 가리키는 말인데, 높임말이면서도 부정적인 의미 (거만함, 외국인에 대한 배척, 좀 심하게는 양공주) 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높임말이니 기분 나빠하거나 화를 내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렇게 불린다고 마냥 좋아하거나 하진 않는다.

그런데, 지인과 결혼한 그 현지인 여성은 자신이 뇨냐로 대해지길 바라니, 이상할 밖에.


알고 보니, 그 현지인 여성은 가라오케에서 일을 했었고, 지인과도 가라오케에서 만나 결혼하게 됐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이해가 갔다.


원래 낮았던 사람은 낮은 대접을 받으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스스로 낮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람은 낮은 대접을 받아도 항의를 할뿐, 그렇게 민감하지는 않는다.

예전에 하녀였다가 마님이 된 사람에게 청소를 시키면 무시하냐고 화를 내겠지만, 아가씨였다가 마님이 된 사람이라면 그냥 자기는 하녀가 아니라고 하고 만다.

타인이 어떻게 봤든 마님은 마님이고, 하녀는 하녀다.


어린이는 어려 보이려 하지 않고, 젊은이는 젊어 보이려 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었어도 마음은 젊은 사람은 굳이 젊어 보이려 하지 않지만 젊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