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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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야기 IV] 1. 양이

명랑쾌활 2020. 6. 1. 07:59

마침내, 깜이의 짝을 찾았다.

흑묘의 짝이라면 반드시 백묘여야 한다는 여자친구의 고집 덕에 3개월이 걸렸다.

깜이와는 8개월 터울, 이름은 '양이'로 지어줬다.

까마니까 깜이, 노랗다면 누렁이, 얼룩은 얼룩이, 개는 덕구, 고양이는 나비, 이름은 심플하게~


첫 만남 분위기는 그럭저럭 괜찮다.


...는 정도가 아니라 깜이가 엄청 좋아한다.

양이는 어리둥절한 기색이지만, 겁에 질린 거 같진 않다.


우리에만 가둬두면 갑갑할 거 같아 컴퓨터방을 닫고 풀어 놨더니 탐험을 시작한다.

꼬리에 피부병이 나서 치료중이라 털을 깎았다.


저 특유의 쫀듯한 표정은 다 자라서도 수시로 튀어 나온다.

깜이도 그렇고, 귀염성은 없는 편이라 맘에 든다.


서로 경계심이 별로 없어 보여 이틀 후 풀어 놓았더니, 깜이가 쿵짝쿵짝을 시도한다.

깜이 묘령이 11개월이니 그럴만 하지만, 상대가 묘령 2개월인데 저 미친눔이... =_=

집 밖의 길고양이들 발정에 반응한 모양이다.


가끔 미친 짓을 하지만, 대체적으로 사이는 괜찮은 편이다.


양이가 밥 먹겠다고 머리를 들이밀면...


시크하게 비켜주는 젠틀함도 있다.


고양이 낚시야 뭐 어떤 고양이든 거부할 수 없을테고...


이 미친짓을 좀 안했으면 좋겠다.


미친짓 할 때마다 깜이를 혼내줬더니 날 보호자로 인식한 모양이다.


좌절한 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