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다혈질 - 진짜와 가짜 구별법

명랑쾌활 2019. 10. 14. 08:27


"네가 좀 이해해. 내가 좀 다혈질이잖아."

소위 다혈질이라는 사람이 실컷 버럭버럭 화 내놓고, 전가의 보도처럼 하는 변명입니다.

'내가 원래 이러니 네가 이해하라'니 이건 사과도 아닙니다.


진짜 다혈질과 가짜 다혈질의 구별법을 얘기하기 전에 둘의 구분 기준을 확실히 해야 하겠습니다.

진짜 다혈질은 자신의 화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가짜는 통제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구분 기준이 확실하면 구별도 쉽습니다.


화가 나면 상대가 선생님이든 담당 교수든 군대 고참이든 직장 상사나 심지어 사장이든 상대를 가리지 않고 화를 내는 사람이라면 다혈질 맞습니다.

그런 사람이 하는 사과 아닌 사과, '내가 원래 이러니 네가 이해하라'는 받아 들일만 합니다.

자기 자신이 불이익을 당할 게 뻔한 상황에도 그럴 정도로 통제가 안된다는 건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걸어다니는 재앙인 셈이지요.


어째 자신보다 아래거나 약하거나 만만해 보이는 대상에게 화를 내는 묘한 공통점이 보이는 사람은 가짜 다혈질입니다.

흔히 직장 상사에게는 굽신굽신 하면서 부하직원에게는 버럭버럭 화 잘 내는 유형이 바로 이런 경우지요.

다혈질 아니라, 그냥 야비한 겁니다.


강자에게 맞서고 약자를 존중하는 태도를 지키는 게 쉽지 않고 그런 사람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높게 평가합니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건 원래 모든 생물의 자연스런 본성입니다. 비겁한 게 아니예요.

하지만, 마치 자신이 '그러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어서 그렇다는 식으로 합리화를 하는 건 비겁한 태도입니다.

자신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화를 내면서도, 상대는 그런 자신을 존중하길 바라는 거지요.


자신이 다혈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스스로를 돌이켜 보세요.

본인이 상대를 가리지 않고 일관되게 화를 표출하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