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 714

이런 일 저런 것

한국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생소한 것들 몇 가지. 인터넷 공사 왔을 때 일이다. 벽에 구멍을 뚫기 위해 드릴을 가져왔는데, 보다시피 코드가 없다. 콘센트에 저렇게 그냥 전선을 꼽아서 쓰더라. 물론 범용성 측면에서는 저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독특한 것만은 사실이다. 학교 가는 길의 좁은 골목에 매달린 전등. 가로등이라기 보다는 출입문 앞에 달린 전등일 뿐이다. 문제는 저 허술함이다. 가뜩이나 비도 많이 오고, 바람이 몰아 칠 때도 있는데, 그냥 처마 비스무리한 것 하나 만들고 그 밑에 떨렁 달아놨다. 잘 보일까 모르겠는데, 전등을 매단 전선에 그 흔한 검정 테이프 마감 처리도 안해서 구리선이 다 보인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근처에 짓고 있는 아파트. 안전시설 따위는 없다. 작년에 있었던 지진..

2010 상반기 BIPA II-D 강사와 학생들

프레젠테이션 수업 장면 각자 순번으로 돌아가면서 주제를 선정해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하여 발표하는 수업. 가장 수고를 요하는 수업이면서 동시에 가장 지루할 수도 있다.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듣기와 비디오 시청 수업을 담당한 강사 Bapak Abduh. 마침 학기 중 생일이어서 조촐하게 생일케잌을 준비했다. 감동 먹었는지 남모르게 살짝 눈물이 글썽하는 모습이 순수해 보였다. 왠지 쿨의 김성수를 닮은듯한 문법 담당 강사 Bapak Izal. 유머감각이 뛰어나서 가끔씩 농담으로 우리를 즐겁게 했다. 독해 담당 강사 Ibu Annie. 차분하게 수업을 이끌었다. 작문 담당 강사 Ibu Ernie. 침착함과 여유로움 속에서 뿜어나오는 관록으로, 자칫 지루하기 쉬운 작문 수업을 재미있게 해주었다...

2010 상반기 BIPA 졸업식

두 번째로 맞는 졸업식이다. (정확하게는 초급과 중급은 수료식, 상급이 졸업식이겠다.) 초급 때와 별 다를 건 없었다. 조금 더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과, 발표되는 말들을 좀 더 많이 알아듣게 됐다는 것 정도? 상급 졸업, 즉, BIPA의 전 과정을 수료했다는 것은 꽤 의미있는 일이다. 난이도는 물론이고, 수료자에게는 인도네시아의 서울대라 할 수 있는 UI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아, 물론 전 과목 C 이상에 교수 추천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몇몇 수상자 뿐만이 아니라, 전부 단상에 올라가 졸업 메달을 수여받는 순서가 있다. 초급반 성적우수자 시상식 1, 3 등은 일본인, 2 등은 한국인이 수상하게 되어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 초급반 한국인 비율이 80% 정도 되는 데다..

2009 하반기 BIPA I-C 강사와 학생들

사진 정리하다가 나온 관계로, BIPA 중급이 끝나가는 마당에 초급반 때 사진을 올리게 됐다. Ibu Cynthia 읽기 Membaca 담당. 차분하고 상냥한 선생님. Ibu Desril 청취 Menyimak 담당. 작년 12월에 결혼. 목소리가 톤이 높아 약간 독특한 편이나, 발음이 명료해서 알아듣기 좋았다. Ibu Ika. 말하기 Berbicara 담당. 작년 겨울에 한국에도 여행왔었던 활달한 선생님. 가장 젊은 감각의 선생님이다. Bapak Peras. 발음구조 Struktur Lafal 담당. 초급에만 있는 수업인 발음의 선생님. 장난끼가 넘친다. Ibu Wiwin. 작문 Menulis 담당. 과목이 작문인지라 엄격해야 할 필요가 있었으나, 차분한 선생님. Ibu Lia. 문법 Tata Bahas..

하숙집 kos 풍경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들어선지는 고작 3년이 안됐다고 한다. 그 전에 여기서 살며 공부하던 외국인들은 예외없이 다들 꼬스에 살았었다.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현지인 대학생들은 이 곳에서 살고, 나름 목적이 있는 외국인 학생들도 이 곳에 살고 있다. 대부분 목적은, 현지인과의 친목과 문화체험이지만, 가끔 경제적 문제라는 신선한 이유를 대는 학생들도 있다. (일본 친구들 중에 많다.) 한 달에 대략 5~10만원 정도 차이 나는데 그렇다. 아, 물론 저 돈이 작은 돈이라는 뜻은 아니다. 저 정도 돈의 차이로 감수해야 하는 생활의 불편 정도가 그리 작지 않기 때문이다. 차 한 대가 지나가면 나머지는 우루루 옆으로 붙어야 하는 너비의 골목, 이 양쪽에 있는 집들이 다 꼬스 아니면 하숙생 상대의 가게나 음식..

길거리 음식들

길거리 음식들이라고는 하지만... 한국과는 개념이 약간, 아주 약간 틀리다. 한국의 길거리 음식은, 가끔 끼니를 간단히 떼우기 위한 음식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간식의 개념이다. 하지만 인니의 길거리 음식은 간단한 음식인 간식은 맞지만, 기본적으로 끼니를 떼우기 위해서 먹는다. 즉, 한국의 한 끼 떼운다는 의미가 밥 한 그릇 먹는다이고 그 외에는 대충 떼운다이지만, 인니의 길거리 음식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한 끼의 식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대부분의 음식이 기름에 튀기는 음식이며, 포만감은 비록 적지만 그 열량만큼은 충분히 한 끼 식사가 될 만 하다. (고혈압 끼가 있는 한국인들은 인니에 오래 살면 대부분 고혈압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아마도 음식과 관계되지 않나 싶다.) 사실, 여기 ..

[2010.05.24-30] BIPA II 마지막 주차. Kesehatan Masyarakat

드디어 마지막 주차다. 상투적 표현이지만 중급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것참...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 변화가 분명 있었다. 그냥 저냥 하다 보니 귀나 입이 약간 트였다고나 할까. 외국어 잘하는 사람들 얘기가 맞나 보다. 언어는 꾸준히 공부해야 하지만, 언어 실력은 서서히 올라가지 않고 계단식으로 올라간다는 얘기 말이다. 이제야 한 계단 올라섰다는 기분일 뿐, 아직 올라야 할 계단은 까마득하다. 그래도 약간이나마 보람을 느낀 5개월이었다. 얼마 전부터 학생 간의 실력 편차가 눈에 뜨이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공통점을 몇 가지 발견했다. 그 중 하나는, 실력 편차는 노력이니 재능이니 이딴 추상적인 요인을 갖다 붙일 것 없이, 그저 출석 빈도수에 정비례했다는 느낌이다. BIPA 과정 패스에 필..

한국 드라마의 인니어 자막 작업을 시작하다.

이왕 이곳에서 진지하게 시작해보기 한 거, 여러가지로 생각하던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한국 드라마를 인니어로 자막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었다. 물론 위성방송을 통해 많은 한국드라마가 이곳에 보급되어 있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는 와 다.) 게다가 마치 옛날의 한국처럼 불법유통이 만연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구하기도 쉬운 편이다. 위성방송을 통해 방송되는 드라마는 어김없이 불법유통 시장에 뿌려진다. 다만 자막이 영 이상하다. 위성방송의 한국 드라마 자막은 영어인데, 한국어를 바로 인니어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인니어로 번역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내가 한국 드라마의 인니어 자막 제작을 하는 것이 그렇게 획기적인 일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

[2010.04.19-23] BIPA II 15주차. Kesehatan Masyarakat

어느덧 수업과정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온전하게 한 주를 공부하는 것도 이번 주가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 다다음주는 시험이고, 다음주는 그에 따른 예비시험을 보는 과목들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주제는 Kesehatan Masyarakat 공중보건이다. 이걸 왜 배우는지... 난이도는 무지 높은데 그닥 일상생활에 필요는 없다. 신문같은 거 읽을 때 약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Komunikasi Situasional 명령문 -> 초급 때 배운 것의 복습과 심화...라고는 하지만 별거 없었음. Tata Bahasa ~per-an~ 1. yang ber, yang memper- 2. hasil 3. ilmu tentang ber- 4. tempat ber- 5. hal, tentang, ilmu, tem..

몰래 술값 혼자 계산하는게 꼭 좋은 일일까?

골프에서 처음 필드에 나가는 것을 '머리 올린다'라고 한다. 기생스러운 용어지만 골프치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아듣는 것으로 보아, 이미 속어로서 정착된 모양이다. 처음 골프장에 데려가 준 사람, 그러니까 '머리 올려준 사람'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며, 라운딩이 끝나면 술 한 잔 대접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아직은 잘 치지 못해서 모르겠는데, 잘 치는 사람이 골프 생초보와 라운딩을 한다는 것은 그리 기꺼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당구 300이 30이랑 치는 것과 비슷한 모양이다. H군은 골프에 있어서 첫 스승과 같은 존재다. 싱글의 실력에 교과서적인 폼을 구사하기 때문에, 그가 연습장에서 스윙을 할 때면 주위의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고는 했다. 스스로도 골프를 매우 좋아하여, 본업은 따로 있음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