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 714

인도네시아에서의 크리스마스라는 거 말야...

직접 겪어 보니까 참 거시기 할세. 도대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나. 그나마 자카르타 시내 가면 분위기 나는 곳 있다고는 하는데, 자카르타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을 예정이라는 소식이 있어서 나가기도 그렇고... 인니인들은 군중심리가 심해서, 시위장소 근처에 있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거든. 외국인의 경우 더 위험하지. 돈 많고 만만한 봉이니까. 그래서 뭐 할까 하다가, 방 대청소나 하고 있다. 며칠 있으면 1년 반 동안 묵었던 원룸 아파트 완전히 빼고 한국 가거든.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 좀 심어줘야겠지. 예전에 집주인 할머니 소유인 다른 방 묵었던 한국 여대생이 방 빼고 한국 갔었는데, 개판을 만들어 놓고 갔어. 어찌나 더러운지, 집주인 할머니가 치우기 전에 날 데려다 보여주며 하소연을 하더라구...

BIPA 졸업 ~좋은 시절은 다 갔다~

인니에 온지도 얼추 1년 반, 어느새 졸업입니다. 여기저기서 축하한다고 하는데, 글쎄요... 무사히(?) 졸업했다는 의미라면 축하가 맞겠지만, 좀 우울하기도 합니다. 지구상 3만8천 가지 직업 중 가장 좋은 직업인 학생 시절이 끝났거든요. (신분 확실하지, 호의적이지, 자잘한 잘못은 단지 학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너그럽게 넘어가지...) 하하, 좋은 시절 다 갔네요. 다시 이렇게 학생 생활을 누릴 기회가 내 인생에 또 올 지 모르겠습니다. 초,중급 때는 몰랐는데 전날 예행연습이 있더군요. 이번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초,중급반에서 사회나 축사 등으로 발탁되는 사람들은 다 성적이 좋은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거의 맞습니다만), 활달하고 적극적이고, 비주얼이 좋은(!) 사람들도 뽑히더군요. 무대 한 켠에 설..

인도네시아 한국어 능력시험장에 가다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한국어 능력시험장에 통역으로 갔다 왔다. 이번 시험은 자카르타, 반둥, 족자, 말랑, 롬복에서 실시됐다. 자카르타 지역의 시험장은 빤차실라 대학 Universitas Panca Sila이다. 새벽 6시 반 경. 시험은 9시 반까지 입실하는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 대부분 근처 지역의 사설 한국어 학원생들이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온다. 시험은 10시 반에 시작하는데 왜 9시 반까지 입실일까? 무려 한 시간 가량 시험에 관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인데, 그렇게 해도 제대로 시험을 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나. 게다가, 도착이 늦거나 시험장을 잘못 찾아 헤매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 시험의 성적순으로 한국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고 한다. 자카르타에서만 약 ..

임시체류허가(KITAS) 연장,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

보통 KITAS는 1년 단위로 나옵니다. 장기비자 자체가 1년 단위로 나올 뿐더러, KITAS 보증 기간이 끝나면 어차피 KITAS의 효력 역시 자동적으로 끝나기 때문에, 굳이 얼마나 필요하나 따질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1년 짜리로 받습니다만... 유독 저와 어떤 한국인 한 분은 7개월 15일 짜리가 나왔더군요. 이 황당한 상황에 최대한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봤습니다만, 대답은 한결같이 " 나는 모른다.". 그래서 뭔가 서류 상의 문제가 있나 보다 하고 넘어갔었습니다 이제 거의 알 것 같습니다. BIPA 사무실 측의 스폰서 레터에는 ' 이 학생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공부할 예정이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뭐 서류 대로라면 KITAS도 그 때까지로 나와야겠습니다만, 보통 그런 ..

데뽁 Depok의 밤

아무래도 전기가 부족한 나라이다 보니, 가로등이 후한 편은 아니다. 범죄 욕구나 피범죄 우려가 느껴지기 충분한 사각이 도처에 널렸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한국의 여름처럼 덥다하여 한국의 여름철처럼 해가 길지는 않다. 오후 6시 즈음이면 금새 어두워진다. 따로 가로등 따위는 없고, 상점의 불빛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당연히 사람들도 상점을 중심으로 모여든다. 학교의 곳곳에 있는 조명은 형광등이다. 6시가 넘으면 대부분의 건물들은 소등과 함께 폐쇄된다. 지금 시간은 오후 8시.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벤치의 불빛 아래에서 노트북을 쓰고 있다. 특히나 저 지역이 많은데, 저 지역이 무선 인터넷이 가장 잘 되는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 걸까. 을씨년하기까지 하다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여학..

UI 대학 그 밖에 이곳 저것

노란색 자켓은 UI(인도네시아 대학)의 교복이다. Jaket Kuning(노란 자켓), 줄여서 Jakun이라고 하는데 목젖이라는 뜻의 단어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말장난이다.) 각 대학 별로 다른데, 보통 단색이다. 모든 대학이 각기 다 있는지는 모르겠다. 위의 사진은 데모하고 있는 사진. 인니는 비록 한국보다 경제발전은 뒤쳐져있지만, 데모 정도는 할 수 있다. 데모하면 빨갱이라는 한국보다는 민주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전경이 몽둥이로 때려잡고, 피켓 들었다고 경찰이 잡아가고 그러지 않는다. ㅋㅋㅋ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ㅆㅂ 무슨 일 있으면 곧잘 입고 다닌다. 보통은 안입고 다니지만, 입고 다닌다고 해서 촌스럽다거나 이상한 눈으로 보거나 하지 않는다. 야자 따위는 널리고 널렸다. 녹지도 풍부하고 ..

UI 대학 Kantin(단체식당, 혹은 부속식당 - 학생식당이나 직원식당 같은 곳)

인니의 학생식당은 좀 독특합니다. 학교는 계약을 통해 장소만 제공할 뿐, 운영은 사업자 맘입니다. (노점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 복지를 위해 그럴듯한 건물 세운다? 그딴 거 없습니다. 위생 수준을 보면 위생 점검 따위도 없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뭔 일 터지면 학교에는 전혀 책임이 없는 구조인 모양입니다. 인문대 지역에서 가장 큰 깐띤. 가장 크다는 얘기는 여기 말고 여기 저기 몇 군데 더 있다는 얘기다. 비는 막고 음식 굽는 연기는 내보내는 구조...이지만, 연기는 그냥 고스란히 식당 내부를 휩쓸고 다닌다. ㅋㅋ 천정 선풍기가 매달려 있지만 작동하는 것을 본 적 없다. 그리고 없기를 바란다. 기름에 쩐 먼지가 무지막지하게 떡져있다. 바로 밑이 음식 만들어 내는 주방이다. ㄷㄷㄷ 원형으로 생긴..

UI 대학 FIB(인문대)의 여기저기

여긴 기차길 건널목 너머 법학부 건너편 길. UI 대학의 배수로들은 헛디뎌 빠지면 크게 다칠만큼 깊다. 어른 가슴 높이 정도? 그나마도 뚜껑도 없다. 하긴 뚜껑이 있으면 하구한날 막힐 것이다. 워낙 쓰레기들을 생각없이 버리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런 식으로 그 깊은 배수로가 찰랑찰랑하게 다 찬다. 인문대 지역의 중심, 인문대 도서관 앞 광장. 패션이 촌스럽다 깔보면 안된다. 이들 중 많은 학생들이, 고용인이 몇 명 있는 정원 딸린 집에 살며, 태어나서 지금껏 라면 한 번 제 손으로 끓여 본 적 없는 학생들이다. 외려 반팔과 긴팔, 아프로 파마, 레게 스타일과 스포츠, 히잡(인니 무슬림 여자의 머리쓰게)과 파마 스타일들이 모두 공존하는, 다양성을 보장 받는 멋진 곳이다. 누가 배바지 입으면 뭣도 모르고 ..

이곳 저곳

어지간한 건물엔 이처럼 회랑(인니어로는 Koridor 코리도르)이 있다. 강한 볕에 건물 벽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기 위해서 일듯. 너비가 그나지 넓지 않은 이유는 해가 높기 때문이 아닐까 싶고. 오전의 도로. 막히는 쪽이 자카르타 방면이다. 이런 건 서울 주변 도시나 여기나 비슷하다. 당연히 요건 오후의 도로 모습. 막히는 쪽은 자카르타 반대 방면, 즉 보고르 방면. 보고르 역시 상당히 발전된 도시인데, 자카르타와 보고르 사이의 도로 중 가장 괜찮은 도로가 이 마르곤다 거리다. 차선 따위는 그다지 상관없다. 사진 정가운데에 보면 떡하니 서있는 저 검은 바지 형광 윗두리의 사람이 경찰인데, 그딴건 적발하지 않는다. 그저 안전띠 안맨 만만한 차 잡아서 용돈 벌이나 한다고나 할까... 아파트 길 건너편에서 자..

UI 대학 고양이들, 개, 그리고 찌짝

인니 사람들은 길거리 동물에게 관대합니다. 음... 관대하다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겠군요. 그냥 못살게 굴지 않는다고 하는 편이 일단은 더 정확하겠습니다. 그들이 왜 동물을 괴롭히지 않는지 속내를 모르니까요. 적어도 많은 한국인들처럼 가만히 있는 동물 쫓아가 겁주고 돌 던지면서 낄낄 거리는 정신이상자 같은 인간들은 없는듯 합니다. 그러고 보니 태국의 길거리 개들도 참 느긋한 모습이었죠. 아마도 먹을 것이 풍족하니까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은 척박했던 나라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괴롭히면서 낄낄거리는 행태 만은 이해가 안됩니다. 쫓기만 하면 될 일이지... 미친 놈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인니의 고양이, 개들은 그닥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특히 고양이들이 그렇습니다. 개는 이슬람에서 부정한 짐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