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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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당 음식점 Warung Padang 에 대한 한국인의 오해

빠당 Padang 은 인니 수마트라섬 중부의 도시 이름이자 근방 지역 이름입니다. 마치 한국의 전주처럼, 빠당은 인니에서 가장 음식이 맛있는 지역으로 유명합니다.전주 음식이 맛있다는데 동의를 하지 않더라도, 스피드 퀴즈로 "맛의 고장?"하면 전주라고 대답하듯이요. 빠당 음식이 유명하다보니, 인니 어디를 가든 아주 시골만 아니라면 빠당 음식점은 반드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유료도로 휴게소에도 있습니다. 스드르하나 빈따로 Sererhana Bintaro 라는 빠당 음식 체인점입니다. 빠당 음식점의 특징은 이미 조리된 음식들을 바깥에서 볼 수 있도록 진열하고...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테이블에 모든 음식들을 주욱 늘어 놓는 시스템입니다. (서민 대상의 작은 음식점은 손님이 주문하는 것만 갖다..

[고양이 이야기 V] 5. 에필로그 - 이런 된장, 너 젖소 아냐?

여자친구가 사진을 보내왔다.지인에게서 새끼 고양이를 분양 받지 않겠냐는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여자친구는 깜이와 양이의 2세 계획을 포기한 이후로 새로운 녀석을 들이고 싶어 했었다. 왠지 모르게 눈길이 자꾸 가는 검정 노랑 얼룩이로 하자고 했다. 돈이 목적이 아닌 분양이었기 때문에 따로 돈을 지불하진 않았다.대신 직접 와서 데려가야 했고, 백신도 아직 맞지 않았다고 한다. 따만 미니 Taman Mini 근처인 지인의 집까지는 1시간 거리로 만만했지만, 막판 약 500m 구간은 1.5차선 너비의 양방향 길을 지나야 해서 심장 쫄깃했다.다행히 맞은편에서 오는 차량은 한 번 밖에 만나지 않았다.맞은편 차량 운전자는 이런 일이 일상이라는듯 익숙하게 사이드 미러를 접고 최대한 벽에 붙였고, 나 역시 따라 해서 겨우..

etc 2020.08.31

[고양이 이야기 V] 4. 깜이의 땅콩 수술

이사온 집은 쾌적했다. 고양이들도 안정을 찾아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양이의 발정이 시작되자 깜이가 다시 흉포해졌다.보는 대로 떼어 놓기는 하는데, 밤이면 대책이 없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양이는 심각한 귓병이 생겼고, 잇못에도 병이 생겼다. 배변을 가리지 못하는 건 여전했고, 사람의 손길마저도 움찔 놀라는 반응을 보이며 구석으로 숨었다. 아무래도 깜이의 땅콩 수술을 해야 하겠다.원래 둘 사이의 새끼를 보고 나면 하려고 했는데, 그동안 깜이가 제대로 맞추질 못하고 엄한 곳에 문대기만 해서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이대로 계속 두고 보기만 하는 건 깜이나 양이 둘 다에게 너무 가혹했다. 깜이가 안쓰럽다.이제 더이상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전달할 수 없게 된다. 깜이는 수술을 마치고 하루 입원한 뒤 돌..

etc 2020.08.24

인니의 부정부패 - 권력이 뒷탈 없이 돈을 버는 법

1. 인니는 무슬림이 80%가 넘는 경건한(?) 국가입니다. 당연히 그렇고 그런 가라오케는 불법입니다. 하지만, 외국인 밀집 지역에는 대형 간판을 내건 가라오케들이 버젓이 영업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거의 없는 시골 읍내에도 그 지역 고위 공무원이나 경찰, 건달을 상대로 하는 현지 가라오케가 있습니다. 잘 안보이는 곳에 있지요.) 관청에서 눈감아 주기 때문입니다. 2. 인니는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입니다.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는 나라지요. 조코위 대통령 집권 이후 일선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고위 공무원의 행태는 여전합니다. 수법이 좀더 은밀해졌을 뿐입니다. 2017년 중순쯤, 버카시 Bekasi 지역에 새로 당선된 군수는 강성 이슬람 성향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신임 ..

[고양이 이야기 V] 3. 시골을 떠나다

장기 여행을 떠날 짬이 생겼다. 한 달 이상을 계획했기 때문에 태평한 이 두 녀석들을 펫숍에 맡기는 건 좀 가혹했다.여자친구 집에 맡기기로 했다. 두고두고 후회할 실수였다.낮에는 모두 일하러 가서 집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두 녀석들은 우리 안에 있어야 했다. 그동안 깜이가 시도때도 없이 양이를 덮쳤다.심지어 양이가 화장실에 배변을 하려고 할 때도 덮치는 짐승 같은 짓을 (아, 짐승이 맞구나), 아니 짐승만도 못한 짓을 저질렀다고 한다.따로 격리를 할 만도 한데, 여자친구의 식구들은 그냥 새끼를 갖게 되겠구나 하고 심상하게 넘어갔다고 한다.문제는 깜이의 이상행동은 집 근처 다른 길고양이의 발정기에 반응해서 발정기가 아닌 양이를 덮쳤다는 점이다. 집으로 다시 데려왔다.깜이는 양이에게 수시로 들이댔는데, 예..

etc 2020.08.17

ABC Selera Pedas - Pedas Nampol

ABC Selera Pedas 시리즈 중 칠리맛 국물 라면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니 라면입니다. (ABC는 상표명)그 맛이 생각나서 일부러 사먹는 유일한 인니 라면이지요. (https://choon666.tistory.com/133)Pedas Nampol 이라는 볶음면이 새로 출시되었길레 냉큼 사봤습니다.쁘다스 pedas 는 맵다는 뜻이고, 남뽈 nampol 은 속어인데 때리다, 치다라는 뜻입니다.포장지에 주먹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손바닥으로 뒤통수나 뺨, 등짝을 쫙 때린다는 의미가 더 정확합니다.한 대 맞는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드는 매운 맛이라는 의미 정도 되겠네요. 보편적인 인니 라면 정도의 면 굵기입니다. 스프는 가루 스프 외에 두 가지 액체 스프가 있고, 채소 후레이크는 따로 없습니다..

자카르타 동부 복층 유료도로

2019년 12월 15일,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뻗은 유료도로*의 복층 도로가 일반에 개방됐습니다. 2017년 초에 건설을 시작하여 거의 3년 만입니다.* 고속도로가 아니라 유료도로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통행료를 받기 때문에 오토바이나 어중이 떠중이 차들이 진입하지 못할 뿐, 관리가 미흡하여 도로 상태도 좋지 않고 정체가 상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고속으로 달리기 힘든 도로거든요. 빈 땅 널리고 널렸는데 확장하면 될 걸 뭐하러 2층으로 올렸냐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인니는 사유재산 권리 보장이 한국보다 강력합니다.국책사업을 위한 강제 수용이 한국에 비해 매우 까다로와서 거의 불가능합니다.다수의 효율을 위한 소수의 희생 강요 Vs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소수의 권리 보장어느쪽이 더 옳은가는 각자 가치관..

[고양이 이야기 V] 2. 마음이 척박한 나라

새 직장의 파견 근무처는 빈말로라도 좋은 곳이라고는 절대 말하지 못할 곳이었다.어지간한 인성 밑바닥은 다 봤다고 생각한 내 자만을 훌륭하게 박살내주었다.혼자 파견 나왔으니 아군은 단 한 명도 없고 모두 적이었다.매일 아침 출근하여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어디 쪼그려 앉아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을 때면, 오늘 하루는 또 얼마나 길지, 무슨 욕을 먹거나 봉변을 당할지 우울했다. 어느 날 고양이 한 마리가 슬그머니 옆에 앉았다. 임신했는지 배가 빵빵하다.사방이 논밭으로 둘러 쌓여, 가장 가까운 민가가 200m 떨어진 이 공장까지 와서 자리 잡기까지 나름 사연이 있을 게다.뭐 먹을 거라도 주려나 온 거겠지만, 위로라도 해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괜히 웃음이 나왔다.힘든 시기가 계속 되다 보니 동물에게 내 좋을..

etc 2020.08.10

인니의 불닭볶음면 짝퉁 제품

불닭볶음면 짝퉁입니다. ㅋㅋㅋ 삼양 SAMYANG 의 로고 폰트까지 비슷하게 흉내내어 SAYANK 이라고 교묘하게 바꿨네요.인니에서는 불닭볶음면을 '미 삼양 Mie Samyang'이라고 합니다. 사양 Sayank 은 원래 sayang 이라는 단어를 살짝 변형한 SMS 속어입니다.인니인들은 재미 삼아 원래의 단어 철자를 비슷한 발음이 나는 철자로 바꿔서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sayank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뜻은 사랑, 애정이라는 의미의 어근이고, 연인이나 배우자, 자녀를 부르는 애칭이기도 합니다. sayank 이라는 뜻답게 닭이 사랑스럽게 고추를 껴안는 그림을 넣었네요. ㅋㅋㅋ도대체 어떤 업체가 이런 멋진 짓을 했는지 찾아 봤습니다. PT. Megah Putra Sejatera 라는 업체는 술라웨시..

[동네 산책] 1. 뿌르와까르타 Purwakarta 집과 인근

이직한 회사의 근무처 때문에 시골 마을에서 잠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인니 서식기 4부의 무대가 되는 곳이죠. 집들이 좀 후져 보이지만, 이래뵈도 이 일대에서는 가장 고급 주택단지입니다. 인니는 정보 찾기가 참 어려워서 찾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고급 주택단지를 찾은 이유는 허영심이나 돈지랄 같은 게 아니라 치안 때문입니다. 주변에 비해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은 필연적으로 그 재산을 지키는 대책들이 잘 마련되어 있기 마련이지요. 고급이라지만, 찌까랑 중급 주택단지 집세 시세의 절반 정도입니다. 집 구조가 후지고 정전도 잦은 거 보면, 역시 돈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말은 진리인 거 같습니다. 주민들은 최소 중견 업체 매니저급 이상이고, 가게 사장 등 제법 여유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