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인도네시아 1113

[어메이징 인니 도로 주행] 18. 빈민의 개조 오토바이 페스빠 겜벨 Vespa Gembel

가끔 땅바닥에 딱 붙어서 달리는 개조 오토바이가 눈에 띕니다. 빵안다란 Pangandaran 여행 때도 본 적이 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1019) 인니어로 페스빠 겜벨 Vespa Gembel 이라고 합니다.겜벨은 '매우 가난한, 빈곤한'이라는 뜻이고... 페스빠는 스쿠터 브랜드입니다. 라고 한국에도 있지요. (인니는 v를 'ㅍ'에 거의 가깝게 발음합니다.)인니에서 인기있는 모델이고, 철판 뚱땅뚱땅 두드려 비슷하게 만들기 쉬운 형태라 짝퉁도 많습니다. 이런 신박한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페스빠 겜벨을 타고 다니는 사람은 보통 최하층 막장 인생이라고 합니다.집 없이 떠도는 부랑자나 가출 청소년 패거리인 경우도 있고, 아주 가난한 집 불량 청(소)년인 경우도 있습니다.아..

두부 행상

오토바이를 타고 주택가를 돌아다니면서 두부를 파는 행상입니다. 따우 수수 Tahu Susu (tahu 두부, susu 우유) 라는 특별한 두부를 팝니다. 한국의 그 두부에 우유, 소금, 그리고 만드는 사람마다 약간씩 다른 재료들이 첨가됩니다.그래서,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짭짤합니다. (싱겁게 드시는 분이라면 좀 짜게 느껴질 정도) 보통은 이렇게 튀겨 먹습니다.맛은 일반 두부보다 약간 더 부드럽고 풍미가 있습니다. 반가공된 찌렝 Cirang 도 소스와 함께 파네요 찌렝은 굳힌 인절미를 기름 둘러 부친 것과 비슷한 맛이 나는 음식입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1083) 튀기기만 하면 끝입니다.집에서 직접 튀켜 먹으면 기름이 더 청결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같이 포장된 소스도 ..

아보카도 Alpukat

인니어로 아보카도는 알푸캇 Alpukat 입니다.마트에서 아보카도를 팔길래 하나 사봤습니다. 주스로는 많이 먹어 봤고, 과카몰리 등등 아보카도가 들어간 요리는 먹어 봤지만, 그냥 먹어 본 적은 없거든요. 동그랗게 칼질을 하고 쪼개니 착 벌어지네요. 크고 예쁜 모양의 씨앗은 못먹는다니 아깝습니다.굳이 살짝 깨물어 맛을 봤는데, 침 퉤퉤 뱉고 싶어지는 기분 나쁜 쓴맛과 떫은 맛이 납니다. ㅋㅋ 키위 먹듯 숟가락으로 살살 긁어 퍼먹습니다.맛은... 되게 맛없네요.풀맛이 납니다. 인니인들은 보통 주스로 먹지만 굳이 생으로 먹을 땐 이렇게 설탕을 뿌려 먹는다고 합니다. 단맛이 섞이니 신기하게도 고소한 풍미가 진하게 올라오네요. 크림 같습니다.어쩐지 가게에서 아보카도 주스를 주문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설탕 시럽..

인니 지폐 도안에 나오는 자연 경관들

2016년도에 도안이 바뀐 인니 지폐 뒷면에 나오는 자연 경관들 위치 10만 루피아 지폐에 있는 자연 경관은 라자 암빳 Raja Ampat 입니다. 벳남의 하롱 베이처럼 수많은 섬과 암초로 구성된 군도입니다.자연 경관도 뛰어나지만, 다이빙과 스노클링 포인트로도 유명합니다.특히 다이빙 포인트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곳이라고 합니다.자카르타에서 멀리 떨어진만큼 여정도 만만치 않고 여행 경비 부담도 큰 편입니다.자카르타 출발 기준으로 비행 시간만 4시간에 가격은 편도 30~50만원으로 인근 동남아 국가로 해외 여행 가는 것보다 멀고 (자카르타-호치민 3시간 반 소요), 숙박비와 물가도 비싼 편입니다.그렇다 보니, 2~3일 설렁설렁 둘러보고 휴양하러 가기엔 가성비가 많이 떨어지는 곳입니다.저도 그래서 아직 엄두가..

한글이 쓰여진 인니 여드름 패치

최근 잘 팔리는 여드름 패치입니다. '한국의 기술'이라고 한글이 쓰여 있습니다.인니 로컬 제품 포장에 한글 삽입하는 건 그렇게 드물지도 않습니다.이제 한국제가 고급이라는 인식을 넘어, 인니인들이 한글 모양을 알아 볼 정도로 알려진 거겠지요. 그런데, 이 제품 좀 요상합니다.Nourish 라는 상표는 영국 브랜드인데, 이 제품과는 전혀 상관 없어 보입니다.제조는 PT. Faratu 라는 인니 현지 제약회사에서 했다는데, 공장 크기 800평 정도로 그리 크지 않습니다.한국의 어느 업체와 기술 제휴를 했는지는 커녕, 도대체 어떤 기술을 썼는지 설명도 없고요.그냥 밑도 끝도 없이 '한국의 기술'입니다. (포장 기술? 영업 기술? 안다리 밭다리?)한류가 점점 커지면서 이런 재미있는 현상도 생기네요. ㅎㅎ PT. ..

[어메이징 인니 도로 주행] 17. 빈번한 트럭 전복 사고

체감상 인니는 트럭의 전복 사고가 잦은 것 같습니다.유료도로 갓길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출퇴근길에 직접 본 것만 한 달에 한두 번, 최소 한 달에 한 번 꼴입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인니의 화물트럭 운전일도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든 운행 일정입니다.상습적인 교통 정체를 피해 가급적 심야에 운행하는 문제도 있습니다.게다가, 오토바이와 앙꼿 Angkot (소형 승합차 형태의 단거리 대중교통수단) 때문에 수시로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일반도로에서 바짝 긴장하는데 익숙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운전이 단조로운 유료도로에서는 졸음이 더 쉽게 찾아 옵니다.(택시 운전기사들도 일반 도로에서는 멀쩡하다가 유료도로에 들어서면 졸음 쫓으려고 온몸을 비틀며 죽을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험상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장이..

른당 Rendang -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는데 동의함

CNN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1위가 인니의 른당 Rendang, 2위 역시 인니의 나시 고렝 Nasi Goreng 이라고 합니다.TV 프로그램이나 블로그, 유튜브 등에 꽤 알려졌지요.딱히 진지하게 받아 들일 필요는 없겠습니다.다른 순위에서는 태국의 마사만 카레가 1위로 선정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예 아무 근거 없이 선정하진 않았을테니, 쌩뚱 맞지는 않을 겁니다. 저도 인니 음식 중 한국인 입맛에 호불호 갈리지 않고 모두 좋아할 음식으로 른당과 나시 고렝, 그리고 사떼 Sate 를 꼽습니다.인니 어딜 여행 가든 안심하고 먹는 음식입니다.하지만, 딱히 세계 최고로 맛있냐 하면 좀 오버라고 생각합니다.른당만 제외하고요. 나시 고렝은 그냥 볶음밥입니다. 원래 고슬고슬한 ..

그 사람이 그런 걸 왜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 해야 하지?

모 블로그에서 인니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고, 현지인 직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인니 한국 기업에서 일한지 얼마 안되는 한국 청년의 블로그였다.글 내용중 '한국 기업들의 불법적인 처우에 대해 우리 한국인은 부끄러워 해야 한다'라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본인이야 정의감에 불타올라 그랬겠지만 글쎄... 10여년 전 UI의 인니어 어학당 다니던 인니 생활 초창기 시절의 내가 생각난다.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다니는 20대 초반 한국 여학생들, 한국인 신분을 이용해 현지 여성들을 삼다리 사다리로 후리던 남학생들의 행태를 보며, 한국 망신 시킨다는 생각을 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자신의 행동이 한국인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은 나쁘지 않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지..

단상 2020.10.28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11. 휴대폰 통신망 이용

인니의 휴대폰 통신은 선불 충전이 기본입니다.휴대폰 가게에서 심을 구입하여 등록하고 휴대폰에 끼워 넣으면 개통이 되긴 하는데, 선불 요금제만 가능합니다.후불제로 전환하는 절차는 엄청 성가시게 해놨습니다.우선, 지역마다 있는 해당 통신사의 직영 서비스 센터에 직접 가서 해야 합니다.센터가 많지 않아서 가장 가까운 곳이 차로 1시간 걸리는 지역도 흔합니다. (도시에 산다면 상대적으로 가깝습니다.)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많고, 기본 요금도 제법 비쌉니다.후불제였다가 선불제로 바꾼 전기 요금처럼, 휴대폰 통신 공급사 역시 연체나 미납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가급적 선불 요금제로 유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선불 충전은 ATM, 편의점, 휴대폰 가게, 몇몇 일반 가게에서 할 수 있습니다.휴대폰과 전혀 상관 없..

별 거 아닌 그 일이 어떤 사람에겐 매우 중요할 수도 있다.

싱가폴에서 당일치기 취업비자를 받으려면, 새벽 첫 비행기로 싱가폴에 가서 대행사에 여권과 서류를 맡겨야 한다.취업비자가 처리된 여권을 돌려 받는 건 대략 오후 4~5시 쯤이다.그 때까지는 알아서 시간을 때워야 하는데 대부분 대행사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간혹 싱가폴 관광을 하는 사람도 있다.그 중에는 반드시 머리를 깎아야 한다며 몇 번이고 미용실이 어디 있는지 묻던 청년이 기억에 남는다. 20대 후반 정도였던 그 청년은 수마트라 수력 발전소에서 일하고 있었다.거의 모든 한국 업체들이 그렇듯, 그 청년도 일단 임시 비자로 인니에 입국하여 수습 겸해서 2개월 정도 근무를 하다가, 취업비자 허가가 난 후 싱가폴에 왔을 게다.수마트라 수력 발전소 공사 현장이라면 완전 깡촌 시골이다.바리깡으로 깎는 시골 이발..

단상 2020.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