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인니 지폐 도안에 나오는 자연 경관들

명랑쾌활 2020. 11. 9. 08:22

2016년도에 도안이 바뀐 인니 지폐 뒷면에 나오는 자연 경관들 위치


10만 루피아 지폐에 있는 자연 경관은 라자 암빳 Raja Ampat 입니다.

벳남의 하롱 베이처럼 수많은 섬과 암초로 구성된 군도입니다.

자연 경관도 뛰어나지만, 다이빙과 스노클링 포인트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다이빙 포인트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자카르타에서 멀리 떨어진만큼 여정도 만만치 않고 여행 경비 부담도 큰 편입니다.

자카르타 출발 기준으로 비행 시간만 4시간에 가격은 편도 30~50만원으로 인근 동남아 국가로 해외 여행 가는 것보다 멀고 (자카르타-호치민 3시간 반 소요), 숙박비와 물가도 비싼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2~3일 설렁설렁 둘러보고 휴양하러 가기엔 가성비가 많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저도 그래서 아직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5만 루피아 지폐에 있는 자연 경관은 코모도 Komodo 섬, 정확하게는 코모도 국립 공원 내 빠다르 Padar 섬입니다.

여긴 저도 가봤네요. ㅎㅎ (https://choon666.tistory.com/1165)

발리 공항 출발 직항편이 편도 10만원 좀 넘는 가격에 1시간 정도 걸리니, 꽤 만만한 곳입니다. 

숙박비나 물가도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고요.


2만 루피아 지폐에 있는 자연 경관은 데라완 Derawan 군도인데, 정확히 어느 곳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데라완 역시 스노클링과 다이빙 스폿으로 유명하며, 지폐 그림에 거북이가 그려져 있듯 멸종 위기인 거북이 2종의 최대 군락지라고 합니다.

이곳도 여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직항은 없으며, 발릭빠판 Balikpapan 을 경유해서 버라우 Berau 도착, 이후 차량으로 항구까지 2~3시간, 다시 스피드 보트로 1시간을 가야 데라완 섬에 도착합니다.


<사진 출처 : pegipegi.com>

다이버들에게는 라자 암빳에 버금가는 다이빙 명소로 유명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데라완 군도의 이름을 알린 건 사마마 Samama 섬에 있는 까까반 Kakaban 호수입니다.

섬이 융기하면서 섬 가운데에 바닷물이 바다와 단절되어 호수가 됐는데, 호수 안에는 황금빛의 식인 해파리...일리는 없고, 독성이 전혀 없는 해파리가 수만 마리 서식합니다.

오랫동안 천적이 없는 환경에 적응하여 독성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여기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데, 여정이 만만치 않아서 미루고 있습니다. ㅎ


1만 루피아 지폐에 있는 자연 경관은 와까또비 Wakatobi 해양국립공원입니다.

딱히 육지의 풍광이 멋진 곳은 없고, 바닷속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보니 지폐 그림도 바닷속 풍경입니다.

와까또비라는 이름은 이 지역 가장 큰 네 섬인 왕이왕이 Wangiwangi, 깔레두빠 Kaledupa, 또메아 Tomea, 비농꼬 Binongko 의 앞글자를 따서 명명한 겁니다. ㅎㅎ

이곳으로 가는 여정도 쉽지 않습니다.

일단 자카르타 직항편은 당연히 없어서 마카사르를 경유해서 가야 합니다. (마카사르는 인니 북서 지역의 중심 공항입니다.)

자카르타에서 마카사르를 거쳐 바우바우 Baubau 공항에 내려, 다시 소형 프로펠러기로 20분 정도 가면 와까또비 군도의 중심심인 왕이왕이 섬에 도착합니다.

당연히 배편도 있습니다.

목선으로 9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바다 구경은 실컷 누릴 수 있겠네요.


<사진 출처 : kabarkami.com>

참고로, 바우바우 시는 한글을 부족 언어의 문자로 사용하는 찌아찌아 Ciacia 족의 중심 도시입니다.

어지간하면 한국 관광객들이 찾을 만도 한데, 애석하게도 딱히 볼거리가 없습니다.

와까또비로 가기 전 마지막 거점 도시이긴 한데, 와까또비가 다이버에게나 매력적인 관광지라서 일반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매력은 좀 부족하고요.


5천 루피아 지폐에 있는 자연 경관은 브로모 Bromo 화산입니다.

제가 가본 곳이네요. (https://choon666.tistory.com/274)

인니의 진귀한 풍광들 중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멋지지만, 제게는 이곳 여행 중 경험했던 안좋은 기억으로 첫 손가락에 꼽는 곳이기도 합니다. ㅎㅎ

예전엔 브로모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쩨모롤라왕 Cemorolawang 에 멀정한 숙소가 몇 군데 없고, 대부분 매우 열악한 홈스테이 숙소들이라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면 사기를 당하기 십상이었습니다.

지금은 괜찮은 숙소가 많이 생겼고, 온라인 숙소 예약 사이트에 등록된 곳들도 많아서 그럭저럭 괜찮아진 모양입니다.

브로모 말고는 딱히 볼거리가 없기 때문에 (브로모 하나면 충분하긴 합니다), 인근 대도시인 수라바야 Surabaya 에서 승합차로 야간에 출발해 브로모 일출을 보고 다시 수라바야로 복귀하는 패키지도 나쁘지 않습니다.


<사진 출처 : travel.detik.com>

2천 루피아 지폐에 있는 자연 경관은 시아녹 Sianok 협곡입니다.

세계적으로는 시아녹 협곡을 끼고 있는 도시 이름인 부끼띵기 Bukittinggi 로 더 잘 알려졌습니다.

자카르타에서 빠당 Padang 까지 비행기로 1시간, 다시 차량으로 약 3시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접근성은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해발 900여 미터에 위치하여 기후가 선선하고, 음식이 맛있어서 인기가 높습니다. (인니 대표 미식인 빠당 요리를 하는 미낭까바우 Minangkabau 족의 도시)

여행자 리뷰들을 보면 분위기도 개방적이고 친절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원래 저도 이 곳 여행 계획을 세웠는데, 직전에 코로나 사태가 터져 무기한 연기 상황이라 아쉽습니다.


<사진 출처 : www.goodnewsfromindonesia.id>

1천 루피아 지폐에 있는 자연 경관은 반다 네이라 Banda Neira 섬과 벨기짜 Belgica 요새입니다..

네덜란드 식민 통치 당시, 네덜란드 군에 의해 세워진 요새인데 인니 지폐에 나오다니 인니 정부가 대범한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모르겠네요.

향신료로 유명한 말루꾸 Maluku 제도 남쪽에 뚝 떨어진 곳에 있는 군도라는 군사적 중요도 때문에, 벨기짜 요새 말고도 두 곳의 요새가 더 있습니다.

섬에 마을을 개발한 것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였다고 합니다.

지폐에 나올 만큼 멋진 풍광이긴 합니만, 도보로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정도 걸릴만큼 마을이 작습니다.

이 곳 역시 다이빙과 스노클링이 유명하고, 한가한 곳에서 휴양하려는 여행객들이 주로 온다고 합니다.

뚝 떨어진 섬답게 이 곳도 여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암본 Ambon 까지 직항 3시간 반, 다시 배편이나 항공편으로 가야 합니다.

배편은 1주일에 2회이며 편도 6~7시간 걸리는데, 운항 스케줄이 종종 바뀌기 때문에 현지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합니다.

항공편은 12명 정원의 소형 비행기이며, 40분 정도 걸립니다. (참고로, 반다네이라 공항은 인니에서 가장 작은 공항입니다.)

재미있는 건, 정부 지원때문에 항공편 운임이 배편보다 저렴합니다.

대신 운항 일정이 비정기적이고 수요에 비해 좌석이 매우 적기 때문에, 항공권을 매우 일찌감치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반다 네이라 여행은 암본과 같이 엮어서, 반다 네이라 항공편 일정에 따라 그 외 시간에 암본 지역을 여행하는 식으로 계획을 짜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최소 1주일은 잡아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