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어메이징 인니 도로 주행] 18. 빈민의 개조 오토바이 페스빠 겜벨 Vespa Gembel

명랑쾌활 2020. 11. 16. 09:47

가끔 땅바닥에 딱 붙어서 달리는 개조 오토바이가 눈에 띕니다.


빵안다란 Pangandaran 여행 때도 본 적이 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1019)


인니어로 페스빠 겜벨 Vespa Gembel 이라고 합니다.

겜벨은 '매우 가난한, 빈곤한'이라는 뜻이고...


페스빠는 스쿠터 브랜드입니다.

<베스파>라고 한국에도 있지요. (인니는 v를 'ㅍ'에 거의 가깝게 발음합니다.)

인니에서 인기있는 모델이고, 철판 뚱땅뚱땅 두드려 비슷하게 만들기 쉬운 형태라 짝퉁도 많습니다.


<사진 출처 미상>

이런 신박한 아이디어도 있습니다.


<사진 출처 : https://akurat.co/>

페스빠 겜벨을 타고 다니는 사람은 보통 최하층 막장 인생이라고 합니다.

집 없이 떠도는 부랑자나 가출 청소년 패거리인 경우도 있고, 아주 가난한 집 불량 청(소)년인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제정신인 사람은 이런 거 만들어 탈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니는 오토바이나 차량의 사설 개조 규제가 느슨한 편입니다.


메단 Medan 에서 봤던 모토 베짜 Moto Becak (https://choon666.tistory.com/325)


<사진 출처 : https://www.olx.co.id/>

이동식 노점으로 개조한 오토바이. 적발 대상 아닙니다.


<사진 출처 : https://www.atmago.com/>

오토바이 잘라서 화물칸을 붙인 차량. 이런 건 완전 합법이고 심지어 관청이 이렇게 만들어서 행정에 운용하기도 합니다.


<사진 출처 : https://jateng.tribunnews.com/>

요런 건 적발 대상입니다. 사유는 전방 주시를 방해해서 운전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페스빠 겜벨은 당연히 적발 대상입니다.

안전상 문제 때문이라기 보단 (물론 명분은 그렇습니다), 차량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설 개조 때문이 아닌 거죠. ㅋㅋ


<사친 출처 : https://www.vice.com/>

가난해서 개조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닙니다.


<사진 출처 : https://akurat.co/>

취향으로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오토바이는 페스빠 겜벨이라고 하지 않고, 페스빠 엑스트림 Vespa Extreme 이라고 합니다.

어차피 정상적인 것 같진 않지만, 인생이 막장인 건 아닙니다. ㅎㅎ


<사진 출처 : https://akurat.co/>

페스파 겜벨 타본 사람이 그러던데, 바닥에 착 달라 붙어 달리기 때문에 속도감이 죽여준다고 합니다.
시속 30km 정도로 달리는데, 체감 속도는 그 두 배 이상이라네요.
저도 한 번 타보고 싶긴 한데, 모두들 하나같이 인상이 너무 강렬하셔서 말 붙일 엄두가 안납니다.
무서워서 사진도 몰래 찍습니다. ㅋㅋ


이런 광경들 때문에 인니가 후진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합법적인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합법적으로 도로를 달리는 걸, 방해가 된다고 짜증 내고 위협을 하기도 하는 4륜차량 운전자가 많은 한국의 교통 문화도 그리 선진적이진 않습니다.

다름을 넓게 인정하고, 많은 다름들이 공존하며 사는 게 더 '인간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