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배낭여행 83

[Pangandaran II] 이젠 만만하면 가는 곳?

연휴에 또 빵안다란에 갔습니다. 반둥을 지나쳐 갔는데, 엄청나게 훼손되었던 길이 복구되어, 무려 6시간 만에 도착했습니다. 보통 9시간 이상 잡고 가는 곳이라 오지라고 했었는데, 이 정도면 만만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니의 도로는 워낙 부실 공사에 보수를 제대로 안해서, 다시 9시간 이상 걸리는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 방심은 금물이죠. ㅎㅎ 이번엔 딱히 갈 데 없어서, 만만해서 간거라 별 내용은 없습니다. 그냥 좀 비싼데 묵으면서 푹 쉬고 잘 먹고 왔습니다. 그래봐야 1박에 7만원 정도? 사진이나 여행 프로그램에서 본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과 비슷할까 모르겠네요. 오토바이 타고 다녀도 될 정도로 모래알이 고운 해변에 밀물이 살짝 깔리니까 이런 멋진 경치가 펼쳐집니다. 아주아주 오랜만에 저도 한컷..

[Kuala Lumpur] 01. 말레이시아 용팔이에게 당하다.

취업비자 전환 문제로 말레이시아 다녀 왔습니다. 비자만 목적이라면 싱가폴이 낫습니다만, 주말연휴 끼고 여행 겸해서 갔습니다. 특별히 신기할 것도 없고, 남들 다 가는 곳 위주로 갔다 왔는데, 의외로 느낀 바가 많은 여행이었습니다. (아직도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뭐 그 얘긴 여행기 정리하면서 말미에 풀어 놓기로 하겠습니다. 이런게 여행기 쓰는 일의 장점 중 하나죠. :) 여행기를 보면 인니와 비교하는 부분이 종종 나옵니다. 말레이와 인니가 역사와 인종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고, 언어도 거의 동일한데다 종교도 이슬람으로 문화적인 동질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말레이가 이렇다고 인니가 꼭 그러라는 법은 없지만, 아무래도 비교를 하게 되고, 그 안에서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서로 그렇게 다를수가 없는 한국과 일본 ..

[Pangandaran] 03. Green Canyon 예상대로 별건 없었다.

길을 잘못 들어 얻어 걸린 것은 바뚜히우만이 아니다. 해변을 따라 뻗은 독특한 분위기의 시골길도 덤이다. 오히려 더 사고가 크게 날 것 같은 난간석 없으면 얌전히 빠질 것을 괜히 들이받고 떰부링 해서 빠질거 같다. 자칫 지나칠뻔 했던 그린캐년 선착장 입구 때를 잘 타고 왔는지 한적하다. 예상했던대로 소박한 시골 유원지 같은 분위기다. 현지인이고 외국인이고 에누리 없이 배 한 척 당 12만5천루피아. 배 한 척에 7,8명이 타든, 1명이 타든 12만5천루피아. 두세명인 팀에 같이 껴서 타도 별 말 없이 12만5천루피아. 정찰제라 좋다. 주선까지는 안해주니, 티켓 파는 곳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알아서 팀을 찾아야 한다. 남녀 둘이 온 현지인팀에게 같이 가자고 하니, 흔쾌히 그러자고 한다. 그런데 두명을 ..

달랏. 달랏대 한국어과, 전 잡상인이 아니라구요... -_-;;

잠깐 그쳤다가도 끊임없이 약하게 굵게 비가 오는 날씨가 계속 된다. 좀 맑은 날에 갈까 하다가 더이상 미룰 수 없었던 차에, 식당으로 찾아온 달랏대 한국어과 학생을 기회 삼아 한국어과의 구교수님을 찾아 뵈러 나섰다. 작년에 두어 번 뵙고 인사를 드렸었는데, 몇 가지 여쭐 일도 있고 해서 찾아 뵐 계획이었다. 달랏 대학교 정문. 달랏 대학교는 베트남의 중남부 지역 수재들이 모이는 명문 중의 하나라고 한다. 우리나라와는 카이스트와 협력하여 원자력 연구소를 지었다나, 짓고 있다나 그렇단다. 그보다 달랏을 여행하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더 유명한 것은, 무려 한국어 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달랏대 정문을 등지고 왼 쪽. 저 길로 주욱 내려가면 춘향호수가 나온다. 여긴 반대편. 이 길로 주욱 내려가면... 요런 로터리..

[Belitung] 06. 이것저것 I - 솔직히 비밀로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Belitung의 캐치프레이즈다. Belitung은 제3의 Bali, 제2의 Lombok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못지 않은 관광 자원을 가지고 있는 또바호수 Danau Toba, 마나도 Manado와는 분명히 다르다. 깨끗한 도로와 친절한 사람들, 그악스럽지 않은 분위기. 몇년 내로 이름난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꼬마아이가 아장아장 휴지통까지 와서 휴지를 버리고, 엄마로 보이는 아줌마가 그걸 흐뭇한 눈으로 보고 있는 광경을 보고 확신했다. (인니에서 처음 봤다.) 블리뚱 안내 팜플렛에 있던 관광지도 그리 찾던 여행 관련 업소 전화번호가 여기 다 있었다. 좌측 상단은 여행사무실, 좌측 하단은 숙박업소, 그 외는 병원, 은행, 관공서 등등이다. 인니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블리뚱도 관광 정보를 ..

[Belitung] 05. 돌아가는 길은 다른 길로

왔던 길로 돌아 가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등 뒤로 흘려 보냈던 풍경을 역방향에서 보면 새로운 풍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제 이미 왕복을 했던 길이라 그닥 끌리지 않는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시도해봤다. 노란 선이 시도해 본 길 길을 깔기 전에 땅을 다지기 위해 물을 뿌리는 중. 인니 기후 특성 상 대부분의 공사는 건기에 이루어지는데, 건기에는 지역에 따라 비가 너무 안와서 일부러 뿌려 줘야하는 곳도 있다. 역시 뭐든 적당한게 좋다. 딴중 띵기 지나쳐서 얼마 안가 만난 마을 대체적으로 잘 사는지 마을 풍경이 좋았다. 물론 못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것이 바로 레알 판자집 구글로 검색해서 진입한 길인데... 왠지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나마 있던 아스팔트도 사라졌다. 심지어 구글로는 안보였던 갈림길까지 두둥..

[Belitung] 04. 딴중띵기 해변 Pantai Tanjung Tinggi까지 2차롸이딩

블리뚱에도 분명히 스노클링 프로그램이 있을텐데 도대체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 물어봐도 다들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이다. ㅋ 될대로 되라지. 나에겐 스쿠터롸이딩이 있다. 한국에서 먼길 떠나온, 바다라면 환장을 하는 H양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어제 갔던 딴중 끌라양을 지나 딴중 띵기 해변 Pantai Tanjung Tinggi다. 시골마을에 뜬금없는 풋살장 여기저기 널리고 널린게 천연잔디운동장인 인니이지만, 의외로 풋살장이 꽤 인기다. 시간당 얼마 돈을 지불하고 해야 하지만, 한 주에 한 번씩 운동하는 모임들도 적지 않다. 한국의 시골 아줌마와 무척 닮았다. 어린 야자나무 키가 작다고 잎도 작은 것은 아니다. 뻥튀기를 한가득 싣고 다니는 행상 아저씨 가게가 뜨문뜨문 하다보니, 이런저런 행상들..

[Belitung] 03. 딴중 끌라양 해변 Pantai Tanjung Kelayang, 그리고 복귀

딴중 끌라양 해변의 상징인 거북바위 실제 바위 이름은 거북인지 뭔지 모르겠다. 거북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랴. 꽃을 꽃이 아닌 다름 이름으로 부른다고 향기가 사라질 것 아니고, 개를 돼지라고 부른다고 왈왈거리다 꿀꿀거릴 것도 아닌데. 내가 거북바위라고 부르고 남이 알아 들으면 그걸로 된 거다. 뭔 대단한 걸 짓고 있는지 원형 무대까지 만들었다. 딴중 끌라양 해변은 딱히 수영을 하자면 못할 것도 아니지만 그닥 적합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그냥 경치 즐기고 해변가를 걷기에 좋다. 무엇보다도 딴중 끌라양 해변이 유명한 것은, 배 타고 나가서 근처 작음 섬들 주변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투어 프로그램의 출발지라는 것이다. 차량으로 이곳에 실어다 나르면 대기하고 있던 스노클링 투어 배를 타고 섬으로 나간다. 사..

[Belitung] 02. 발리, 롬복, 사모시르와는 또다른 의미로 좋았던 블리뚱 롸이딩

평상시 늦잠을 즐기지만, 여행 때는 낮잠을 즐긴다. 의무적으로 일어날 필요 없고, 일어나면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장기간의 여행 때 느꼈다. 어떤 곳이 마음에 들어 오래 머물면, 어느 날부터인가 늦잠을 자기 시작한다. 이미 그곳에 익숙해진 거다. 내겐 베트남의 달랏과 발리의 우붓이 그런 곳이다. :) 새벽녘의 딴중 쁜담 해변 왠 아자씨가 벤치에 누워 아주 달게 자고 있다. 숙소 못 구해도 아주 방법이 없진 않다는 얘기다. ㅋㅋ 물이 쪼옥 빠졌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라기 보다는 수심이 낮은 해변에 길게 펼쳐져서 그렇다. 조수간만은 역시 서해가 짱이다. 그나저나 새벽녘의, 그것도 음식점이 늘어선 해변이 이리도 깨끗할 수 있단 말인가!? +..

[Belitung] 01. 아무런 기대 없는 삶은 좋지 않지만, 별다른 기대 안하는 여행은 대게 좋다.

블리뚱 (인니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한국식 표기임) 섬. 제주도 면적의 2.5배가 넘는 땅을 섬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일본도 섬이라고 하는데 까짓거 아닐 건 또 뭔냐 싶다. 좋다는 얘기는 간간히 들었는데, 정작 디테일한 정보는 찾기 힘들다는게 호기심을 자극했다. 제2의 발리로 만들겠다는, 롬복이 들으면 화낼 만한 건방진 소리도 구미가 당겼고. 이곳이 주석으로 유명하다는 사실, 그 때문에 영국에 의해 강제 이주된 중국인의 후손들이 많이 산다는 사실, 라는 인니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영화의 배경이라는 사실 등은 지금 언급한 것으로 자세한 설명은 넘어가겠다. 그런 배경들이 이 곳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배경이긴 하겠지만(그렇다. 중요하다!), 관광에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그딴게 궁금한 사람은 인터넷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