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배낭여행 83

호치민-바올록. 피곤한 버스를 타고 바올록으로

5시에 눈이 번쩍! 떠진다. C가 오전에 호치민 인사대 구경가자 했는데... 에잉 귀찮다. 그냥 잔다. 7시에 배가 싸르르 해서 일어났다. 방콕에서 먹었던 레드커리때문에 난 배탈이 아직도 여파가 남았다. 자연(?)을 벗삼아 수첩에 끄적거리기도 하고, 음악 들으며 뒹굴거리기도 하다, 12시가 다 돼서 짐 챙겨 나왔다. 쿨한 직원은 없고, 연세 좀 있으신 한국분 두 분이 로비를 지키고 계셨다. 아마 그 중 키가 훤칠하신 분이 XX님이 안부 전하라는 이사님인듯 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묻지 않고 넘어갔다. " 그건 왜 물어보시는데요?" 라는 얘기는 또 들었다간 피부가 녹색이 되고 옷 찢어질까 걱정된다. C가 데리러 왔다. 잘 쉬고 간다며 꾸벅 하고 나오는 등 뒤로 " 예! 안녕히 가세요!" 싹싹한 답례 한 ..

호치민. 묘했던 하루, 그리고 호치민 최고의 Bar <Club Royale> ~단상 : 친절은 재화로 환산된다~

이번 편에는 퍼온 사진만 몇 장. (이 날은 하루종일 사진기가 없었다. -_-;;) 두통으로 깼다가... 다시 자다가... 목말라서 깼다가... 다시 자다가... 10시 쯤 전화로 라면을 주문했다. (리멤버투어 호텔 최강의 장점은 이거라고 생각한다는... -ㅂ-) 평소 한국에서도 라면으로 해장하는 습관을 들여서, 내겐 속풀이에 딱이다. 점차 정신이 돌아오자 어제 일들이 떠오른다. 나이트클럽 나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는 기억이 가물가물... 다행히 잃어버린 물건은 없었다. 옷도 잘 정리되어 있다. 이럴 때 신기하기도 하고, 참 위험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었을까? 강도라도 당한다면 나는 범인 얼굴을 커녕 사건 자체를 기억할 수 없다는 거다...

방콕-호치민. 탄선녓 공항, 데땀 거리, 리멤버투어 호텔

남겨진 사람이든 떠나는 사람이든 헤어진다는 사실은 같지만, 아픔도 같을까. 남겨둔 사람의 빈자리는 새로움으로 채울 수 있지만, 떠난 사람의 빈 자리는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 부질없는 의문. 내겐 내 아픔, 그녀에겐 그녀의 아픔일 뿐이다. 이제는 원망했던 기억도 희미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그저 궁금하다. 떠나보내는 것도, 남겨두고 가는 것도 아니지만, 그녀를 떠나 보냈던 그 때가 문득 떠올랐다. 어딜가든 공항 풍경이야 비슷하지만, 수완나품 공항은 특히나 인청공항을 닮았다. 아마도 그 때문이었을 게다. 비행기가 귀여운 녀석이라 그런건지 플랫폼이 부족해서 그런건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요녀석이 나를 호치민으로 데려다 줄 녀석이다. 따듯한 육류가 없는 기내식이지만, 1시간 반 거리여서 마음 넓은..

파타야-방콕. 안녕 방콕 그리고 안녕 방콕

포시즌 팔레스 호텔 조식 부페 장소. 나와 보니, 조식 부페 첫 타자다. 문득 유럽여행 때가 떠오른다. 중간급 정도 되는 여행자 호텔이라면 아침은 늘 아메리칸 식, 혹은 컨티넨탈 식 부페가 제공되었다. 1박에 대략 4~5만원 정도? 그러고 보면 한국의 숙박업소 체계는 유럽에 비해 꽤 비싼 편이고 또한 매우 비정상적인 용도로 발전했다. 외국인 여행자가 우리나라의 이곳 저곳을 여행 다닌다면 우리나라의 숙소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까? 오늘이 방통대 수료자 발표일이다. 잠시 인터넷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무난히 합격한 모양이다. 순위도 공개되어 있는데, 나는 중간에서 약간 아래 정도. 워크샾 한 번 빠지는 바람에 10점 날린 것 감안해도 중간 약간 위 정도다. 좀 실망스럽긴 했지만, 뭐 일단 수료했다니 한 고비..

파타야 태국 여행의 하이라이트 범선 투어

선착장. 범선은 잠긴 부분이 깊기 때문에 이곳에 직접 정박하지 못한다. 개만 보면 쓰다듬어야 마음이 풀리는 갈래여님. 개 다루시는 폼이 몇 마리 쯤 키워 본 내공이 있으신듯. 시선을 떼지 못하는 개를 보라... ㅋㅋㅋ 선착장 바로 옆에서 놀고 있는 아기고기들. 무럭무럭 자라서 산 채로 포 떠져서 훌륭한 회가 되렴. 우리를 범선으로 모셔갈 배. 정말 잘 태운 살결의 사공이 보인다. 왠지 헐리우드 따라 했다는 의심이 드는 파타야의 랜드마크. 저 멀리 범선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간다. 후미에 위치한 미니바. 좁지만 안전한 복도. 조타실. 여긴 마음대로 접근하면 뭐라 할 줄 알았는데, 그냥 아무 소리 안한다. 조타를 잡으면 화 낼까 궁금했지만, 시도해 보진 않았다. 조타실 뒤 풍경. 선실 지붕이라 할 수 있다...

파타야 무반 럭셔리 바베큐 파티, 성인 라이브쑈, 나이트클럽

무반은 태국어로 고급 저택이라고 한다. 무반에는 가가멜&스머프 사장님이 일찍부터 음식 준비를 해 두셨다. 낀 아라이 답게 도착하자 마자 술판을 벌린다. 이렇게 벌여 놓고 먹었다. 너무 푸짐하게 준비해 주셔서 좀 많이 남겼다. (아깝다... -_-;) 너무 좋아서 마빡이나 테크노를 추는 아낙들도 보인다. 먹다 지쳐 떡실신하신 낀 아라이 방장 우영님 무서운 것은 저렇게 잠깐 주무셨다가 벌떡! 일어나서 또 드신다. 더 무서운 것은 낀 아라이에는 그런 분들이 많다는 것. 잠깜 쉬는 사이 체력 충전해서 또 달리는 스타일이 제일 무섭다. ㄷㄷㄷ 새벽에 본 몇 시간 전의 부르조아 파티의 흔적. 무반 앞 골목. 동네 자체가 무반들만 그득하다. 이웃집 아이 토마스가 집채만한 세인트버나드 종 개 더글라스를 끌고 아침 산책..

방콕 방심하는 순간 찾아온 장청소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날락. 새벽 즈음 배가 또 아프다. 할 수 없이 빈 속에 정로환을 먹는다. 한결 나아진다. 뱃속에 들은 게 없으니 힘이 하나도 없다. 배란다 열어 놓고 방바닥에 배 깔고 엎드려 물끄러미 창 밖 풍경 보다, 글 끄적거리다... 벌떡! 일어나서 자연을 만끽하러 갔다가... -_-;; 지혜양은 오늘 체크 아웃이라 했다. 내일 새벽에 공항 가는데, 오늘 밤새 놀며 버티고 갈 생각이란다. 새벽 다섯 시에 움직인다 하니 내가 짐을 맡기도 애매하다. 그렇다고 내 방(트윈룸이다)에서 쉬라 하기도 그렇다. 나는 정말 아무 생각 없지만(이성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ㅋㅋ), 섣불리 권할 일이 아니라 관뒀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친절도 권하지 않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 여기 계신 분들에게 들은 바가 있다..

깐짜나부리 투어 Part 2 - 뗏목, 코끼리, 폭포

투어 오후의 첫 일정, 뗏목을 타러 가다. 저걸 타고... 건너편에 가서... 이런걸... (왜 건너편에 세워 두었을까?) 이렇게 타고 간다. 이렇다 보니 제법 스릴있다. 두 겹도 아니고 한 겹인 대나무가 의외로 배 구실을 하긴 한다. 하지만 넘어진다면 대략 낭패. 저 할아버지와 아저씨 은근히 아마추어다. (가운데는 나 -ㅂ-) 물살 좀 빨라지는 곳에서 저런게 나오는데, 둘이서 뭐라뭐라 다급하게 떠들면서 노를 마구 저어서 옆으로 비켜 내려간다. 그 모양이 헐리우드 코미디 버디 영화 같아, 우려보다는 웃음이 나온다. 한번쯤 묵어보고 싶은 방갈로. 순수집적남의 친구.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 이런 젊음의 이벤트를 벌려 주셨다. 여자는 남자의 용기를 활활 불타오르게 하다 못해 무모함의 화려한 빛에 몸을 던지게..

깐짜나부리 투어 Part 1 - 묘지, 다리, 열차

전날 신청한 깐짜나부리 투어. 오전 7시까지 동대문 앞으로 가야 했다. 같이 신청한 지혜양과 루프뷰를 나섰다. 원래 잠신님도 같이 가실 예정이었으나, 파타야에 일이 있어서 오늘 오후에 그리 가신다고 하셨다. 나중에 파타야에서 다시 뵙기로 했다. (잠신님은 내가 투어 간 사이에, 태사랑 소모임 게시판에 ' 명랑쾌활, 미모의 여대생과 단 둘이 깐짜나부리 투어 가다.' 라는,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왠지 뉘앙스가 이상한 게시글로 나를 낙슥사 사건에 휘말리게 하셨다. -_-;) 한산하다. 방콕 사람들의 분주한 아침 시간은 언제일까? 동대문 앞에 도착하니 한국분들이 잔뜩 모여있다. 우리 투어는 총 14명. 지혜양은 붙임성 좋게 또래의 혼자 온 여자분과 어느새 친해져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긴... 우리 쪽은 나..

방콕 짜뚜짝, 재래시장의 학을 떼다 ~부록 : 별 어려울 거 없는 MRT 타는 법~

쓰레기차는 우리나라와 같은데, 악취 장난 아니다. 아직 분리수거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런듯. 잠신님의 호의로 나발라이의 조식부페를 먹게 됐다. 방 혼자 쓰시는데 조식권이 두 장 나오신다면서 오라 하셨다. 어찌나 챙겨 주시는지... 감사할 따름이다. 요즘 뜨고 있는 나발라이 호텔. 나이쏘이 바로 건너편에 있다. 고기 고기 고기 고기 +_+ 고기로 이루어진 인간은 고기를 먹어야 한닷! (그럼 소나 코끼리는 뭐냐 -ㅂ-) 잠신님의 조언대로 월남뽕 MRT 역까지 택시타고 가서 짜뚜짝으로 가기로 했다. 제법 먼데다가 주말이라 많이 막힐테니 저렴하게 쾌적하게 가는 방법이라 하신다. 주말이라 막히는 건지, 짜뚜짝 때문에 막히는 건지... 택시로 월남뽕까지 59밧, MRT 월남뽕부터 깜뺑팟까지 39밧. (짜뚜짝에서 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