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배낭여행 83

[Lombok] 07. 롬복 남서부 스쿠터 롸이딩 1/2

오늘은 꾸따 기준으로 서쪽 방향으로 롸이딩 하려 나섰다. 꾸따 중심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었던 여행사 사무실 내일이면 승기기로 넘어갈 예정이다. 가격표를 보니 중심지 보다 오히려 더 비싸다. (중심지 115,000 루피아, 이곳 120,000 루피아) 몇시 출발편이 있고, 시스템은 어떤지나 알아볼까 하고 들어갔다. 시간마다 있고, 픽업도 된단다. 깎을 생각도 안하고 알았다, 생각 좀 해보고 다시 오겠다 라고 하며 등을 돌렸더니, 냉큼 9만 루피아로 가격을 깎아 부른다. 씨익 웃으며 바로 예약했다. 뭐 아는 사람은 다들 알겠지만, 원래 이런 관광지의 셔틀버스 시스템은 다 비슷비슷 하다. 여행사 사무실은 모집책일 뿐이고, 셔틀버스 운영하는 곳은 따로 있다. 안그러고 여행사 마다 따로 셔틀버스 운영해 봐야..

[Lombok] 06. 롬복 남동부 스쿠터 롸이딩 2/2

인가도 없는 길이 이어지다 20여채 정도 규모의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갈림길이지만 팻말도 없다. 남쪽 해변을 따라 동쪽으로 달리고 있으니, 우측으로 꺾어지면 해변이 나올 거다. 이렇게 또록 바레 Torok Bare 라는 해변이다. 그 흔한 커피 파는 곳 조차도 없다. 해변을 등지고 찍은 마을 풍경 나름 게스트 하우스다. 아무 생각 없이 조용히 쉴 사람이면 이 곳에 묵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휴대폰 신호도 거의 안잡힌다. ㅋㅋ 근처 길도 이 모양이다. 다니라고 만든 길이 아니라, 다녀서 만들어진 길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딴중 안 해변 Pantai Tanjung Ann 과 그르뿍 해변 Pantai Gerepuk 이랜다. 여긴 뭔가 있어 보인다. 스쿠터 옆에 서핑보드를 매달고 다니는 서퍼족들 몇이 그르뿍 해..

[Lombok] 05. 롬복 남동부 스쿠터 롸이딩 1/2

차는 별로 다니지 않고, 오토바이도 드문드문, 도로 상태도 괜찮다. 설렁설렁 다니기 좋은 길이다. 롬복을 다니면서 드는 느낌 중 하나가 황량하다는 것이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면 어김없이 초록이 무성히 뒤덮는 자와, 발리와는 달리, 롬복은 갈색이 강하다. 하지만 그 가운데 불뚝불뚝 솟은 동산들이 독특한 풍광을 형성한다. 노보텔 롬복으로 이어지는 길이라 잘 꾸며져 있다. 노보텔 롬복 옆의 퍼블릭 비치 저렇게 차단봉이 있고 팻말이 있다면, 돈을 내란 소리다. 물론 한국처럼 머릿수로 받는게 아니라, 4륜차, 2륜차 주차료조로 받는다. 오전 8시 경이라 지키는 사람이 없다. 관광지는 대부분 부지런하지 않다. 관광은 생산활동이 아니다. 부지런함과 관광객 증가는 직접적인 관계가 아니다. 스머프 파라솔은 아니..

[Lombok] 04. 롬복 꾸따 숙소와 중심지 해변

불레 홈스테이로 들어가는 진입로 입구에 있는 간판 아고다 지도에는 잘못 표시되어 있다. 지도는 역시 구글! +_+b 구글 맵에는 정확하게 표시되어 있다. 공항에서 꾸따 들어오면 첫번째로 만나게 되는 로터리 근처라 찾기 쉽다. 진입로 건너편에는 공동묘지가 있다. 인니 이슬람 문화에서는 공동묘지를 굳이 인가에서 떨어진 곳에 두지 않고, 그렇다고 일부러 가까이 두지도 않는다. 딱히 터부시 하지 않는다. 그렇다. 죽음은 삶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다. 삶이 곧 죽음이고, 살아 있는 존재 만이 죽을 수 있다. 살다 보면 뭐 대단한 이유가 아니라, 그냥 어쩌다 보니 묘지 옆에 살 수도 있다는 얘기다. ㅋㅋ 인니에 있으면 자주 드는 생각이다. 한국인은 죽음이나 가난을 배척해야 할 악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묘지나 화장..

[Lombok] 03. 기가 막히게 귀가 막힌 일

원래 여행 계획은 롬복에 10일 정도 넉넉하게 돌아 보려고 했습니다. 도중에 친구 한 명이 더 합류하기로 했고요. 하지만 일행의 갑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자카르타에 갔다가 합류하기로 한 친구와 다시 롬복으로 오는 흔치 않은 바보짓을 하게 됐습니다. 이 일행... 이번 여행으로 학을 뗐어요. =_= 장기여행은 사람의 본모습을 보다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족에게만 보이는 바로 그 가장 사적인 모습이요. 일상적인 만남이나 짧은 여행은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상대에 맞춰 태도를 꾸밀 수 있습니다. (그게 나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 본모습 대로 행동하는게 부정적인 경우가 더 많은 거 같습니다. 타인에게 잘 보이려는 인간의 본능은 사회 유지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겠지요...

[Lombok] 02. 길리 3형제 1일투어

홀리데이 리조트의 조식은... 한국 기준으로는 숙박비 10만원 치고는 거지같고, 인니 기준으로는 평범하다. 한국 신혼여행객들의 여기 평판이 안좋은 이유다. ㅋㅋ 어제 쁘라마 여행사에 길리 3형제 투어를 신청했었다. 1인당 35만 루피아면 싼 가격은 아니지만, 하루에 길리 3곳을 편하게 돌아보는데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승기기에서 방살 항구 Pelabuhan Bangsal (길리와 롬복을 왕복하는 항구)까지 가는 교통편이 마땅한게 없어 택시를 타고 가는데 편도가 대략 10만 루피아, 배편은 퍼블릭 보트라면 1만 루피아 정도로 싸지만 승객이 다 차야 출발하는 구조고, 스노클링 장비 대여도 대략 7만 루피아 가량 한다. 보통은 쁘라마 여행사로 알아서 집결해서 출발한다. 승기기가 워낙 작아서 어지간하면 걸..

[Lombok] 01. 우붓에서 롬복으로

이번에도 발리 우붓 Ubud에서 롬복 승기기 Lombok Senggigi로 가는 교통편은 쁘라마 여행사를 이용했습니다. 1인당 17만5천 루피아, 오전 7시에 출발해서 승기기 도착 시간이 대략 오후 3시 정도, 8시간이나 걸립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비행기로 가길 권합니다. 여정이 길어 시간도 시간이지만 은근히 사람 지치게 합니다. 비행기는 30분, 대기시간이나 이런 저런 자투리 시간 다 합쳐도 넉넉 잡아 4시간이면 되는데, 결정적으로 항공료가 40만 루피아 정도입니다. 시간이 돈인 여행자에게는 아무리 따져봐도 비행기가 훨씬 낫습니다. 쁘라마 여행사 옆 구멍가게에서는 아침 도시락을 판다. 저 원뿔 모양의 경우 3천 루피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밥에 삼발 Sambal, 멸치 종류, 땅콩 조림, 야채 조..

[Bali] 03. 네가 있어서 좋았어. 잘 지내렴.

다음날은 원래 스쿠터를 빌려서 울루와뚜 Uluwatu와 누사 두아 Nusa Dua을 돌아 보려고 했습니다만... 같이 간 일행이 오토바이 덥고 피곤하다며 차로 관광지 돌고 선선한 우붓 Ubut에 가자더군요. 전날 세웠던 모든 계획은 다 박살났습니다. 그리고 결국, 전 이번 발리여행에서는 스쿠터를 탈 일이 없게 됐습니다. 지옥의 부비부비는 도대체 왜 한 건지... =_= 몇달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아랫배에서부터 뜨거운 빡침이 끓어 오릅니다. 일행의 변덕에 경로를 전면 수정했다. 원래 꾸따에서 1박 더 하고 오전에 쁘라마 버스로 우붓에 가려고 했는데, 다 취소다. 오후 7시에 밖에 나가 여행사 찾아다니며 흥정하기도 귀찮다. 호텔 프론트에 물어보니 60만 루피아라는 걸 흥정해서 50만 루피아에 따나 ..

[Bali] 01. 이제 열번은 충분히 넘게 왔을듯

원래는 두어 달 쯤 전에 여행기를 쓰려고 했었는데, 이제서야 쓰게 됐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블로그 포스팅 한지도 1년 정도 됐네요. 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그간 많은 일이 있으셨을 거예요. 산다는게 참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인거 같아도, 돌이켜 보면 참 많은 일들이 꽉꽉 차있는 거 같습니다. :) 그래도 이런저런 일 때문에 포스팅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저 제가 마음의 여유가 좀 없어서 그랬습니다. 바빠서 못했다는 건, 그게 안부 전화든, 업무 처리든, 애인 만들기든, 다 핑계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기들은 쑴풍쑴풍 나옵니다. (응?) 그저 모든 행동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거 같습니다. 사실 지금도 제 인생에 꽤 큰 일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

10여 년 전 유럽 배낭여행

2000년도에 한달 반 동안 유럽 9개국 + 홍콩을 순회하는 빡센 일정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갔었습니다. 제 인생에 참 의미있었던 여행이라 언젠가 한 번 올려볼까, 여행기에 구라파 폴더까지 만들어 놨었는데, 몇 년이 지난 이제서야 올리게 되네요. 사진은 필름 카메라로 찍은걸 스캔으로 일일이 밀어서 보관했던 건데, 파일마다 코멘트까지 정리한 거 보니, 어지간히 할 일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뭐 반은 '나도 유럽 좀 가봤지요' 하는 유치한 자랑질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습니다. ㅋㅋ 런던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건 런던탑 야경이었다. 멀리서 봐도 뭔가 으스스한 포스가 느껴졌다.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게 소녀 동상 메이저도 좋지만 이런 마이너도 좋지 않응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구시청사 근처 육교 건물 돈이 없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