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V 53

인니에서 보는 밤나무...?

인니에서도 밤나무를 이렇게 볼 수 있을...리가 없지요.람부탄 Rambutan 열매 덜 익은 겁니다. 이거요. (http://choon666.tistory.com/922) 밤나무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어쨋든 한국 생각이 나더군요.비슷한 경치를 보면서, 한국에서 봤던 기억이 연상되어 떠오른 거겠지요.밤을 따는 시기의 선선한, 때로는 쌀쌀한 날씨와 청명한 가을 하늘, 시골 냄새 등이요. 인니에서 10년을 살아오면서, 한국 사람이라면 너무나 당연해서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제 정서의 근간은 여전히 한국이고 인니인의 정서를 100% 공감하는 건 불가능하리라는 건, 그런 추억 속에서 형성된 정서들 때문이겠지요. :)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외지에서 온 사람은 마을에서..

인니에서 주류로 자리 잡아가는 불닭볶음면

일전에 불닭볶음면이 인니에서 미 삼양 Mie Samyang 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http://choon666.tistory.com/635)요즘 인니의 일반마트나 편의점 등에 가보면, 이제 미 삼양은 한류라는 신기한 외국 문물에서 일반적인 주류로 자리 잡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국 문화와는 거의 상관이 없을듯한 - 단순히 한국제라는 이유만으로는 매출이 보장될 거 같지 않은 - 지역의 편의점에서도 불닭 시리즈를 팔고 있네요.가격이 무려 1,600원 정도!저는 비싸서 못사먹는데, 인니 사람들 부자네요. ㅋㅋㅋ현지인들 말로는, 그냥 무작정 무식하게 매운 음식은 인니에도 많은데, 불닭의 매운 맛은 입에 짝짝 붙는 맛이 있다고들 합니다.불닭볶음면 옆으로 닛신 Nissin 의 게키카라 ..

탑승 로봇 장난감

찌까랑 몰에서 본 놀이기구입니다. 양손에 잡는 레버를 전후로 조작하면, 로봇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방향전환을 하는 아주 단순한 매커니즘입니다.그보다는 으리으리 번쩍번쩍한 외양이 그럴듯해 보입니다.제가 대여섯살 때 저런 걸 탔다면, 정말 신났을 거 같아요.병뚜껑과 성냥갑 만으로도 이야기 만들면서 재미있게 놀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그런 때가 있었네요.몇 가지 잡동사니 장난감 갖고 놀면서, 매일 다른 이야기를 지어냈었던 시절이요.

상대방 이득만 따지는 흥정

이사 갈 집에는 에어컨이 두 대 있었다.하나는 집주인, 다른 하나는 전 세입자 것이었다.전 세입자는 자카르타로 이사갈 예정이라고 했다.세들어 사는 삶이라 이사가 잦기 때문에 짐 느는 것도 부담이고, 설치하랴 해체하랴 복잡한 것도 귀찮았기 때문에 에어컨을 새로 사고 싶지 않았다.아마 전 세입자 입장에서도 해체하느라 돈 들고, 그 거 또 이삿짐으로 날라야 하는 것도 부담일 터였다.집주인을 통해 전 세입자의 에어컨을 내가 사면 어떻겠냐는 뜻을 전했더니, 전 세입자는 250만 루피아라는 값을 제시했다. 가장 작은 출력에 2년 중고인 이름도 잘 모르는 브랜드의 에어컨이 250만 루피아라...새 제품 가격이 300만 루피아일 거다. 그것도 2년 동안 물가 오른 거 감안해서 그렇다.전 세입자는 2년 전 자신이 구입했..

다시는 바람 피우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Aku janji ga akan nakal lagi.Kalau aku nakal lagi, nanti aku janji lagi. 난 다시는 바람 피우지 않겠다고 약속할게내가 만약 다시 바람을 피운다면, 다시 (바람 피우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어떤 트럭 뒷편에 있던 글입니다.한국어로 번역한 건 내용만 좀 웃기고 큰 임팩트가 없습니다.인니어 원글로 봐야 그 재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몇 개 안되는 단순한 단어의 반복 조합과 운율 (요즘은 라임이라고 한다죠) 이 멋진 글입니다.

학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반둥 파스퇴르 톨게이트 나오는 길에 본 광고판 Terimakasih kepada orang tua yang telah memilih UNPAN untuk studi lanjut putra/putri terbaiknya훌륭한 아들/딸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빠순단 대학을 선택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그렇지. 그깟 학생 따위, 부모님께 감사해야 마땅하지.아주 적절한 내용이라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ㅋㅋ감사해야 할 대상을 정확히 알고 있는 훌륭한 대학이다.

아시안 게임 싸이클 경기 도로 통제

아침 출근 길, 대략 6km 정도 구간에 바깥쪽 차선의 바깥쪽으로 고깔들이 늘어서 있다.이 날은 아시안 게임 사이클 경기가 있는 날이다.인니인들이 워낙 불법 주차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시외도로는 불법 주차라는 개념도 없다), 말로만 통제를 해서는 지키지도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10년 살면서 느끼는 점인데, 인니인들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개념이 정말 희박하다.남의 나라 국민을 함부로 일반화 시켜서는 안되지만, 인니인들 스스로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ㅋㅋ

떡칼국수

회사 음식하시는 현지인 가정부가 멋진 작품을 만드셨습니다. 식사하러 오는 사람들은 점심시간 딱 맞춰서 오는 것도 아니고, 각자 근무지에서 근무 마무리 되는대로 제각각 오기 때문에, 금방 불어터지는 칼국수 같은 건 무리입니다.가정부 아주머니는 칼국수면을 삶아 따로 담아 놓고, 사람이 오면 뜨끈한 국물과 함께 고명을 얹어 내놓는 해결책을 생각했습니다.제가 제일 먼저 도착해서 이 참상 광경을 보게 됐지요.면이 완전히 뭉쳐서 떡이 됐더군요.국물 부어가며 살살 달래어 떼어보려 했지만, 면발들의 단단한 결속력은 누구도 방해할 수 없어 보였습니다.김치도 척척 잘 만들고, 제육볶음이나 오징어불고기 등등 대체적으로 음식을 잘하시는 분이 이런 기초적인 부분도 모르시는 걸 보면, 좀 신기하긴 합니다.그래도 뭐라 할 수 없는..

오토바이로 개 끌고 산책

산책 방식도 방식이지만, 외국인이 모여 사는 주택단지가 아닌 곳에서 개를 산책시키는 건 처음 봤습니다.사진만 보면 동물학대라고 엄청난 난리가 날 광경입니다만, 실제로는 한가로운 분위기였습니다.가벼운 조깅 정도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거든요. (자세히 보면 목줄이 팽팽하지 않고, 늘어져 있습니다.)오히려, 2차선을 저렇게 차지하고 있는 통에 주행에 방해되어서, 자동차 운전자들이 답답할 일이죠. 인니는 애초에 주택단지가 아니고서야, 개를 데리고 느긋이 걸으면서 산책할 만 한 마땅한 곳이 없는 나라입니다.개 데리고 산책은 커녕, 사람 혼자 맘편하게 걸어다닐 보도블럭도 없지요.이러니 저러니 해도 여전히 동물학대라고 느낀다면 뭐 할 수 없겠습니다.하지만, 저러느니 차라리 개를 키우지 말라는 비난을 할 거면, 저 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