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V

떡칼국수

명랑쾌활 2019. 3. 25. 10:54

회사 음식하시는 현지인 가정부가 멋진 작품을 만드셨습니다.

식사하러 오는 사람들은 점심시간 딱 맞춰서 오는 것도 아니고, 각자 근무지에서 근무 마무리 되는대로 제각각 오기 때문에, 금방 불어터지는 칼국수 같은 건 무리입니다.

가정부 아주머니는 칼국수면을 삶아 따로  담아 놓고, 사람이 오면 뜨끈한 국물과 함께 고명을 얹어 내놓는 해결책을 생각했습니다.

제가 제일 먼저 도착해서 이 참상 광경을 보게 됐지요.

면이 완전히 뭉쳐서 떡이 됐더군요.

국물 부어가며 살살 달래어 떼어보려 했지만, 면발들의 단단한 결속력은 누구도 방해할 수 없어 보였습니다.

김치도 척척 잘 만들고, 제육볶음이나 오징어불고기 등등 대체적으로 음식을 잘하시는 분이 이런 기초적인 부분도 모르시는 걸 보면, 좀 신기하긴 합니다.

그래도 뭐라 할 수 없는 게, 이 날 아침 닭으로 뭘 요리하면 좋을까 가정부가 물어보길레, 닭칼국수라면 다들 좋아할 거라고 얘기해줬던 게 저였거든요.

아무 말 않고 어찌어찌 3분의 1 정도는 두부 퍼먹듯 숟가락으로 뚝뚝 잘라 퍼먹었는데, 그 이상은 도저히 못먹겠어서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으로는 고맙게 잘 먹었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