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I 140

온델-온델 Ondel-ondel

일반 도로를 다니다 보면 요상한 것들을 가끔 봅니다.자카르타 인근 일반 도로를 지나다 온델-온델 Ondel-ondel 을 마주쳤습니다.지나는 차와 오토바이가 많아서 복잡한데도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나서서 잘못을 지적하기를 삼가는 자와-순다 문화 덕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원래는 마을의 큰 행사 때 흥을 돋구는 브따위 Betawi 족의 민속 공연의 일종입니다.한국이나 중국으로 따지면 사자탈춤 비슷한 거지요.남녀 한 쌍으로 남성은 빨간 색, 여성은 하얀 색입니다.여성 쪽은 모르겠는데, 남성 온델-온델의 얼굴 생김새와 정말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을 자카르타 인근 브따위족 지역에서 흔히 봅니다.이목구비의 특징이 정말 비슷해요. 이슬람 전파 이전, 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문화라고 합니다.이슬람은 일체의 생물 형상..

인니인의 인니 여권 만들기 ~공평하게 부패한 공무원~

인니 정부기관의 행정 서비스는 비효율적이고, 불친절하기로 유명한데, 외국인 뿐 만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그런 모양입니다.내국인이 여권을 만드는데도 험난하기 짝이 없습니다.필요 서류를 갖춰 찾아가면, 무슨 서류가 부족하다, 어디 가서 무슨 확인서를 받아와라 퇴짜를 놓는 일이 빈번합니다.혼자 직접 해보겠다고 두 달 간 관청을 들락날락 하던 현지인은 결국 이건 서류가 부족한 게 아니라, 그냥 공무원들이 '발급해 주기 싫어서' 그런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결국 브로커를 찾아 갔습니다.대행료는 일반 여권이 80만 루피아, 전자 여권이 150만 루피아입니다.필요 서류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혼자 만들겠다고 관청을 들락거리면서 준비했던 서류들을 브로커에게 넘기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대답을 했다고 ..

해군 헌병대 본부 입구의 대형 쌍권총 조형물

인니는 이슬람 문화권 답지 않게 조형물이 많습니다. (이슬람 교리는 신의 피조물 형상을 만드는 걸 금지함)아마도 힌두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그 중 끌라빠 가딩에 있는 해군 헌병대 본부 PUSPOMAL (Pusat Polisi Militer Angkatan Laut) 입구의 쌍권총 조형물은 그 크기와 정교함이 인상 깊습니다.

인니에서 법 좀 조물딱 거리는 것들은 죄다 도둑놈

회사에 강도가 드는 사건이 있었다.어쩐 일로 경찰이 와서 현장을 수사했다.관할 파출소 경찰이 슬쩍 와서 경찰들에게 수고비 좀 주라고 조언을 한다.안줘도 상관은 없는데, 차후 진행될 과정 중에 피곤한 일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이를테면 조서나 사정 청취 등으로 오라가라 할 때, 피해자 사정 안봐주고 고압적으로 오라가라 한다던가 할 수 있다.돈을 찔러 줬기 때문에 사정 청취는 순순히 잘 끝났다.강도들도 한 명 빼고는 다 잡혔다. 형사 사건이기 때문에 범인이 잡혔으면 재판이 진행 '되어야 한다'.피해자 진술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출두 명령서가 왔다.첫 재판은 회사 경비들이 참석했다.두번째 재판 일정을 통고하며, 회사 사장에게 출두하라는 명령서가 왔다.담당 검사가 "재판 당일 출석하기 어려우면 따로 날을 잡아 ..

서민주택단지

인니도 서민주택 사업이 활발합니다.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혜택 지원을 해준다고 합니다. 깡시골 좁은 길을 구불구불 들어 가는데, 갑자기 확 트인 논과 함께 서민주택단지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단지 입구도 따로 없고, 경비원도 없는 주택단지입니다. 여기는 더 소박하네요.한 8평이나 될까요? 방 크기는 3~4평도 안되겠네요.애초에 자동차를 사용한다는 고려를 전혀 하지 않은 구조로 보아, 제대로 서민주택단지네요. 저 주택단지는 그래도 규모가 꽤 큰 편입니다.단지 출입구도 큰 도로에 접해 있고요.사진 속 보이는 물은 호수가 아니라 그냥 늪지입니다.가장 깊은 곳도 무릎 깊이 정도 밖에 안합니다.저러면 모기가 창궐할텐데도 현지인들은 집 근처에 물이 있는 걸 선호하더군요.물이 있으면 그나마 낮에 덜 덥고 밤에 ..

대형 마트에 열린 계산대 딱 두개

사람 붐비는 걸 싫어하다 보니, 마트에 장 볼 일이 있으면 일요일 아침 10시 오픈 시간에 맞춰 갑니다. 현지인들이 저녁에 마땅히 안전하게 놀 곳이 없기 때문에, 쇼핑몰은 평일에도 저녁 때는 사람이 많거든요. 인니인들은 타인에게 폐 끼치는 것에 둔감하기 때문에, 마트에 사람이 많을 때면 스트레스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뜩이나 좁은 매대 사이사이 통로에 카트를 아무렇게나 세워 길을 막는 건 흔하디 흔한 일이고, 카트 지나려는데 물건 고른다고 떡하니 막고서도 도무지 인식을 못합니다. 옆눈으로 뻔히 보일 만도 한데요. 신경을 쓰지 않는 거라는 표현이 아마 가장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가면 확실히 그런 일은 덜합니다. 하지만 줄 서는 건 도무지 피할 수가 없어요. 왜냐면 계산대를 기껏해야 한 두 ..

1개 4천원짜리 굴구이

찌까랑에 있는 또리킹 Toriking 이라는 일본식당에 갔다가, 한 개 4만 루피아 (약 4천원) 짜리 굴구이를 시켜 봤다.돈이 썩어나서가 아니라,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굴인지 궁금해서 시켰다. 고운 때깔, 고운 모양으로 보아 엄선된 좋은 굴은 맞았다.하지만, 4천원이라는 가격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다.저거 다섯 개 먹을 돈이면 한국에서 굴을 산더미 같이 쌓아 놓고 먹는다. (덤으로 스끼다시도 팍팍)그렇다고 또리킹이 고급 식당도 아니다.일반 한국식당보다 저렴한 곳이다. 뭐 어쨋든 어디 가서 4천원 짜리 굴 먹었다고 자랑은 할 수 있다며, 미친 짓의 위안으로 삼는다.

강 범람으로 인한 마을 침수

2013년 초, 찌까랑과 까라왕의 경계인 찌베엣강 Sungai Cibeet 강이 범람했습니다.인니는 대략 4~5년 주기로 큰 홍수가 발생하는데, 이 때였습니다. 이 지역에는 큰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상류지역에 내린 비 때문에 강이 범람한 것입니다.물이 차면 강으로 빼야 하는데, 그 강이 범람해서 홍수가 난다면 그야말로 방법이 없습니다. 이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지요.마을 사람들은 일단 지대가 높은 고속도로 옆으로 대피했습니다. 구걸을 터부시하지 않는 인니 문화답게, 진즉부터 지나는 차량에 빈 박스를 들이대며 구걸을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경찰도 신속하게 출동하여 천막을 치고 구호활동을 합니다.인니도 완전히 대책없는 나라는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