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I 140

인니 거주 초창기 시절 바보짓 몇 가지

인니에 와서 살기 시작한 초창기에 했던 일들 중에는, 이제와서 생각하니 참 바보 같았구나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1. 뭐 일단, UI BIPA 강사가 추천한 책을 찾겠다고, 마르고 시티 옆 그라메디아 서점에 가서 했던 바보짓 3단 콤보가 떠오르네요.찾는 책이 없어서 서점 직원에게 요청을 했었고, 직원에게 요청한 책이 언제 오냐고 물었고, 일주일 걸린다는 직원 대답을 곧이 곧대로 믿었었습니다.인니에 살아 보지 않으신 분은 제가 했던 행동 어느 포인트가 바보짓인지 잘 이해가 안가실 거예요. ㅋㅋ 2. 자카르타 공항 1청사를 가야 하는데, 2청사에서 잘못 내렸던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니 그냥 택시 잡아 타고 1청사 가자고 했더니, 택시 기사가 '원 헌드레드 달러' 달라는 소리를 하더군요.그걸 또 정..

집안에 새가 날아 들어옴

집안에 새가 날아 들어왔습니다. 몇 년 전에 이런 일이 있었을 때는 그저 낭만적인 에피소드였습니다만, 이번엔 짜증이 나더군요.출근 준비로 바빠 죽겠는데, 고양이들이 아주 광란의 도가니였거든요.고양이들이 쫓아 다니는데다가 저까지 나오니까 패닉에 빠져 유리창에 들이받고 떨어지기까지 했습니다.다행히 구조해서 잘 내보냈습니다. 오염이 덜 된 지역에서 산다는 건 참 낭만적입니다.그 낭만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게 문제일 뿐이죠.

현지인 대상 가라오케

아무리 인니가 이슬람이 주류인 국가라지만, 어른들만 가는 즐거운 곳은 당연히 있습니다. 외국인 상대의 업소들은 볼 수 있어도, 현지인 대상의 검소한 곳들은 찾기 어려운 것도 당연하고요.외국인 상대 업소는 외국인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꾸몄을테니 볼 수 있는 거고, 현지인 대상은 현지인만 알면 될 일이니 외국인이 잘 모르는 게 이상하지 않겠지요. 외딴 곳에 뚝 떨어져 '과연 이게 그게 맞나?' 싶은 곳들도 있지만, 큰 길가에 면한 작은 골목 안에 들어가면 그런 곳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그 골목'을 형성하는 곳들도 당연히 있습니다.인니의 수도 자카르타에 있었기에 그 방면으로 가장 유명했지만, 지금은 싸그리 철거 당한 깔리조도 Kalijodo 가 그 중 하나지요. 깔리조도 거리의 즐거운 곳들은 모두 철거 당했고,..

도미노 피자 30분 이내 배달 보장?

주문한지 32분하고도 25초, 배달은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다. 42분 20초 경과아직 도착 안했는데, 도착까지 남은 시간이 7분이랬다 갑자기 0분으로 바뀐다. 44분 30초만에 도착 30분 배달 보장?30분 넘을 시 공짜?그냥 미안하다면 끝이다.어차피 컴플레인 할 방법이 없다.인도네시아 도미노는 고객불만을 접수하는 창구를 운영하지 않는다.주문 전화 받는 곳에 전화해서 컴플레인 하면 대충 받다가 끊는다.도미노 뿐 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인도네시아 기업이 그렇다.

인니 독달팽이 시뿟 siput

집앞에 사는 고양이 사료통에 달팽이 가족이 찾아왔다.달팽이가 뭘 먹는 거 생전 처음 보는데, 그게 하필 고양이 사료라니... ㅋㅋㅋ 한국에서야 달팽이가 다 같은 달팽이지만, 인니는 다른 종류가 있나 보다.고양이 사료 먹으러 온 녀석들처럼 딱지가 원뿔 모양으로 뾰족한 녀석들은 시뿟 siput 이라고 하는데, 독이 있다고 한다.독이라고 해서 사람 죽고 그러는 거 아니고 (자연 상태에서 사람이 죽을 정도로 강한 독은 드물다), 피부에 닿으면 가렵다고 한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달팽이처럼, 이렇게 딱지 끝이 완만한 녀석은 께옹 keong 이라고 한다. 이 녀석은 독이 없다. 아침에 나와보니 사료통에서 무려 두 발짝이나 떨어진 곳에 가고 있었다. 사료통은 비어 있었는데, 설마 이 녀석들이 다 먹은 건 아니라고 ..

불량 캔맥주

냉장고에 넣어놨던 캔맥주가 움푹 쪼그라 들었다.마시다 만 생수 페트병 냉장고에 두면 쪼그라 들듯이.어디 한 군데 구멍난 곳은 없었다. 뚜겅을 따자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려는듯 약간 펴진다.조금 마셔 봤더니, 역시나 탄산이 아예 없는 상태였다.도대체 만드는 과정 중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인니에 살면서 별의별 불량 제품을 봤는데, 캔맥주 불량은 또 처음 본다. 이후로도 세 번 정도 더 봤다. ㅋㅋ

동물체험 행사

리뽀 찌까랑 몰에서 뭔가 요상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기를 수 있는 동물을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미니 동물원입니다. 헐... '고양이에 관한 재미있는 사실 10가지'를 영어와 인니어로 써놨네요.영어 교육도 같이 하는 모양입니다. 관리하는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방만한 자세로 앉아 있습니다.인니는 원래 일하는 사람의 자세에 대해 관대합니다. 뭐 하긴 동물 보러 온 거지, 직원 자세 보러 온 건 아니지요. 가운데 유리상자 안은 햄스터고, 그 주변의 털뭉치들은... 토끼네요.귀가 짧고 털이 뭉실뭉실해서 고양인줄 알았습니다. 굴러다니면서 집안 청소 잘 할 거 같은 동글동글한 털뭉치 당연히 고양이들도 있습니다. 다들 지쳐서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습니다.삶은 원래 힘듭니다. 거북이들도 있네요. 햄스터들 카멜레온인..

찌까랑 석양

리뽀 찌까랑 Lippo Cikarang, 한국식당 산정 근처를 지나다 멋진 노을을 만났습니다. 흔하지 않은 광경이라 현지인들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네요. 평소에 자주 지나다녔지만 별 특색을 느끼지 못했었습니다.지대가 특출나게 높은 곳도 아니었거든요. 해돋이나 해넘이를 보기에 좋은 곳은 무조건 높기만 한 곳이 아니라, 전경이 탁 트인 곳이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사람도 높은 자리 있다고 모두 멀리 보는 건 아니지요. 한국에 비해 비교도 않되게 이런 멋진 광경을 자주 봅니다.인니 생활하면서 한국보다 낫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레드문 Red Moon

2018년 1월 31일, 슈퍼 블루 레드 문 이라는 천체 현상이 있었다.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 월식 현상과 달이 가장 크게 보이는 슈퍼문 현상, 하루에 달이 두 번 뜨는 블루문 현상, 세 가지가 동시에 겹쳐서 발생한다고 한다.신기하긴 한데, 그게 그래서 뭐?집 앞에 나와 한 20초 쳐다 보다 다시 집에 들어가서 게임이나 두들겼다. 이런 현상이 다음에 발생하는 건 오십 몇년 뒤라고 다들 법석인데 글쎄...진귀하다고 다 대단한 건 아니지 않을까 싶다.미드 스몰빌에서 클라크의 아버지가 클라크에게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I'm happy when you wake up in this morning.""난 네가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단다."흔하다고 다 별 거 아니진 않다.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