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222

[Bali] 작년 7월 즈음

2011년 7월 말에 또 갔었던 발리에 관한 끄적거림입니다. 사진 정리하다 올려 봅니다. 발리는 귀찮아서 여행기도 잘 안쓰고 넘어가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크하하~ 이번 발리행은 어찌어찌 하다 보니 저녁에 떨어졌다. 흥정도 대강 하는둥 마는둥 승합차 택시 타고 숙소로 직행, 짐 부려두고 바로 몽키포레스트 길 한 바퀴 돈다. 내겐 잊지 못할 추억이 있던 베벡 븡길 Bebek Benggil은 요상한 레스토랑으로 바뀌었다. 내 별장이나 다름없는 로까하우스로 고고! 주인 아줌마가 자기 한국 애인 왔다고 깔깔거리며 좋아한다. 주인 아저씨 눈치 보면서 어색하게 같이 웃었다. 하.하.하... 몽키포레스트길에 새로 생긴 부다 바 Buddah Bar에선 라이브가 한창이다. 연주 수준은 높은데 공간이 협소하고 가격도 더..

[Belitung] 07. 이것저것 II - 나같은 일은 겪지 말길~

여행기 초반에 언급했듯, 블리뚱은 여행정보를 얻기 힘들다. 딱히 여행자의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사 사무실도 여기저기 숨어있다. 물론 비싼 숙소에 묵으면 숙소에서 여행정보를 제공하겠지만 (물론 비싼 것으로 ㅋ), 저렴한 숙소에서는 여행정보라고는 팜플렛과 렌트카 기사 전화번호가 기껏이다. 그런데... 역시 여행기 초반에 언급했듯, 첫단추가 잘못 꿰어져서 그렇고, 사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있다. 나도 당했으니 남도 당하라는 속좁은 사람 아니다. 내 말로 인해 똑같은 시행착오 안겪으면 나도 기분 좋다. (그런데 왜 아는척, 잘난척 한다고 뭐라 그러는 사람들이 간혹 있을까? ㅎㅎ;) 그러니 나같은 일은 겪지 말길 바란다. :) - Lotus Travel 여행사 아무리 한국 지방 소도시 시외버스 터..

[Belitung] 06. 이것저것 I - 솔직히 비밀로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Belitung의 캐치프레이즈다. Belitung은 제3의 Bali, 제2의 Lombok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못지 않은 관광 자원을 가지고 있는 또바호수 Danau Toba, 마나도 Manado와는 분명히 다르다. 깨끗한 도로와 친절한 사람들, 그악스럽지 않은 분위기. 몇년 내로 이름난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꼬마아이가 아장아장 휴지통까지 와서 휴지를 버리고, 엄마로 보이는 아줌마가 그걸 흐뭇한 눈으로 보고 있는 광경을 보고 확신했다. (인니에서 처음 봤다.) 블리뚱 안내 팜플렛에 있던 관광지도 그리 찾던 여행 관련 업소 전화번호가 여기 다 있었다. 좌측 상단은 여행사무실, 좌측 하단은 숙박업소, 그 외는 병원, 은행, 관공서 등등이다. 인니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블리뚱도 관광 정보를 ..

[Belitung] 05. 돌아가는 길은 다른 길로

왔던 길로 돌아 가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등 뒤로 흘려 보냈던 풍경을 역방향에서 보면 새로운 풍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제 이미 왕복을 했던 길이라 그닥 끌리지 않는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시도해봤다. 노란 선이 시도해 본 길 길을 깔기 전에 땅을 다지기 위해 물을 뿌리는 중. 인니 기후 특성 상 대부분의 공사는 건기에 이루어지는데, 건기에는 지역에 따라 비가 너무 안와서 일부러 뿌려 줘야하는 곳도 있다. 역시 뭐든 적당한게 좋다. 딴중 띵기 지나쳐서 얼마 안가 만난 마을 대체적으로 잘 사는지 마을 풍경이 좋았다. 물론 못사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것이 바로 레알 판자집 구글로 검색해서 진입한 길인데... 왠지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나마 있던 아스팔트도 사라졌다. 심지어 구글로는 안보였던 갈림길까지 두둥..

[Belitung] 04. 딴중띵기 해변 Pantai Tanjung Tinggi까지 2차롸이딩

블리뚱에도 분명히 스노클링 프로그램이 있을텐데 도대체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 물어봐도 다들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이다. ㅋ 될대로 되라지. 나에겐 스쿠터롸이딩이 있다. 한국에서 먼길 떠나온, 바다라면 환장을 하는 H양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어제 갔던 딴중 끌라양을 지나 딴중 띵기 해변 Pantai Tanjung Tinggi다. 시골마을에 뜬금없는 풋살장 여기저기 널리고 널린게 천연잔디운동장인 인니이지만, 의외로 풋살장이 꽤 인기다. 시간당 얼마 돈을 지불하고 해야 하지만, 한 주에 한 번씩 운동하는 모임들도 적지 않다. 한국의 시골 아줌마와 무척 닮았다. 어린 야자나무 키가 작다고 잎도 작은 것은 아니다. 뻥튀기를 한가득 싣고 다니는 행상 아저씨 가게가 뜨문뜨문 하다보니, 이런저런 행상들..

[Belitung] 03. 딴중 끌라양 해변 Pantai Tanjung Kelayang, 그리고 복귀

딴중 끌라양 해변의 상징인 거북바위 실제 바위 이름은 거북인지 뭔지 모르겠다. 거북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랴. 꽃을 꽃이 아닌 다름 이름으로 부른다고 향기가 사라질 것 아니고, 개를 돼지라고 부른다고 왈왈거리다 꿀꿀거릴 것도 아닌데. 내가 거북바위라고 부르고 남이 알아 들으면 그걸로 된 거다. 뭔 대단한 걸 짓고 있는지 원형 무대까지 만들었다. 딴중 끌라양 해변은 딱히 수영을 하자면 못할 것도 아니지만 그닥 적합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그냥 경치 즐기고 해변가를 걷기에 좋다. 무엇보다도 딴중 끌라양 해변이 유명한 것은, 배 타고 나가서 근처 작음 섬들 주변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투어 프로그램의 출발지라는 것이다. 차량으로 이곳에 실어다 나르면 대기하고 있던 스노클링 투어 배를 타고 섬으로 나간다. 사..

[Belitung] 02. 발리, 롬복, 사모시르와는 또다른 의미로 좋았던 블리뚱 롸이딩

평상시 늦잠을 즐기지만, 여행 때는 낮잠을 즐긴다. 의무적으로 일어날 필요 없고, 일어나면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 장기간의 여행 때 느꼈다. 어떤 곳이 마음에 들어 오래 머물면, 어느 날부터인가 늦잠을 자기 시작한다. 이미 그곳에 익숙해진 거다. 내겐 베트남의 달랏과 발리의 우붓이 그런 곳이다. :) 새벽녘의 딴중 쁜담 해변 왠 아자씨가 벤치에 누워 아주 달게 자고 있다. 숙소 못 구해도 아주 방법이 없진 않다는 얘기다. ㅋㅋ 물이 쪼옥 빠졌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라기 보다는 수심이 낮은 해변에 길게 펼쳐져서 그렇다. 조수간만은 역시 서해가 짱이다. 그나저나 새벽녘의, 그것도 음식점이 늘어선 해변이 이리도 깨끗할 수 있단 말인가!? +..

[Belitung] 01. 아무런 기대 없는 삶은 좋지 않지만, 별다른 기대 안하는 여행은 대게 좋다.

블리뚱 (인니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한국식 표기임) 섬. 제주도 면적의 2.5배가 넘는 땅을 섬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일본도 섬이라고 하는데 까짓거 아닐 건 또 뭔냐 싶다. 좋다는 얘기는 간간히 들었는데, 정작 디테일한 정보는 찾기 힘들다는게 호기심을 자극했다. 제2의 발리로 만들겠다는, 롬복이 들으면 화낼 만한 건방진 소리도 구미가 당겼고. 이곳이 주석으로 유명하다는 사실, 그 때문에 영국에 의해 강제 이주된 중국인의 후손들이 많이 산다는 사실, 라는 인니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영화의 배경이라는 사실 등은 지금 언급한 것으로 자세한 설명은 넘어가겠다. 그런 배경들이 이 곳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배경이긴 하겠지만(그렇다. 중요하다!), 관광에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그딴게 궁금한 사람은 인터넷을 ..

[Manado는 섬 이름이 아니다] 5.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제법 편리한 물건이긴 하다.

비교체험 극과 극 그나마 경치는 Novotel보다 부나켄의 코티지가 나았다. (그거 마저 나쁘면 도대체 존재 이유가 뭔가.) 점심도 굶어가며 그야말로 미친듯이 뒹굴거리고 나니 저녁 때가 되었다. 어슬렁어슬렁 호텔 레스토랑에 갔는데 스탭들이 테이블을 이리저리 옮기고 뭔가 분위기가 부산하다. 오늘 저녁은 음력 신년을 기념해서 부페로 진행한댄다. (아, 맞다. 난 구정 연휴를 이용해서 마나도에 여행 온 것이었다는게 이제 떠올랐다.) 메뉴 따위는 없고 무조건 부페, 가격은 25만 루피아. 지불 못할 것도 없지만, 난 부페를 즐길 마음도, 혼자 한 끼 때우는데 3만원 가까이 낼 담량도 준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신년 파티라고 떠들썩한데 달랑 혼자서 부페 음식 왔다갔다 꾸역꾸역... 아 씨바 최강의 초라함이다...

[Manado는 섬 이름이 아니다] 4. 탈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뭍으로 나가는 배는 7시 반까지 밑의 해변으로 가면 된단다. 뭍으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어지간히도 설레였는지(?) 6시에 발딱 일어났다. 그 동안 끼니를 떼웠던(!) 식당 광각을 올려서 찍은 사진이라 그나마 이렇게 밝게 나온 것이고... 실제로는 딱 이런 분위기였다. 부나켄을 떠나는 나를 하늘도 축복해 주는지, 마지막까지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아직 밥 때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비내리는 풍경을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고양이 가족이 내 숙소 건물 건너편의 안쓰는 건물에 워글워글 비를 피하며 잠을 청하고 있다. 잘 보면 사진 한가운데 의자 위에 몽글몽글 모여있다. 어미 고양이 한 마리에 새끼들 5~6마리, 간혹 한 마리씩 밀려 떨어지곤 한다. 7시 반이다. 아직도 아침은 나오지 않는다. 아니, 아무도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