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공급자 위주의 인니 서비스 문화] 5. 잦은 정전

명랑쾌활 2020. 1. 24. 09:26

모종의 이유로 사회 인프라가 파괴되고, 신종 전염병이 퍼져 대다수의 인간이 좀비가 된 세상에서 생존자가 어느 마을에 진입하는 장면 같네요.


인니는 아직까지도 정전이 종종 발생합니다.

한국은 정전이 발생하면 뉴스에 나올 정도 수준이 된지 20년도 넘었으니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리뽀 찌까랑 지역은 외국계 기업과 거주하는 직원들이 많은 지역인데도 그렇습니다.

6개월간 2시간 이상 지속된 정전이 4차례, 그 이하의 짧은 정전도 서너 차례 겪었을 정도입니다.


10년 전까지는 전력 공급량이 부족해서 불가피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그렇다는 건 아무래도 공급자의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전기도 엄연히 돈을 받고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니까요.

인니는 '서비스'라는 개념이 약하고, 공급자가 우위에 있습니다.

공급자 편의에 따라 소비자 편의를 무시하고 불편을 전가하는 조치를 당연하다는듯이 합니다.

'부득이한 조치다'라던가, '이렇게 하면 모두에게 좋다' 같은 변명 조차도 하지 않아요.

전력공사도 체납 문제를 해결하고자 원래 있었던 후불 정산제를 없애고, 선불로 바우처를 사서 매번 요금을 충전을 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바꿀 정도예요.

하지만,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너그럽습니다.

장담하건데, 전력공사 직원들 중 정전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미안해 하거나 부끄러워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원래 그런 거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도 있고,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것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벌어지는 일도 있고, 어쩔 생각이 없어서 그대로 방치되는 일도 있습니다.

사람이든 국가든, '나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니 존중하라'는 논리를 아무 때나 갖다 붙여서는 발전이 없기 마련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