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 128

[Pangandaran] 01. 접근성으로 보면 오지라고 할 만 하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보통은 무엇을 얻음으로 인해, 무언가를 상실하게 된다. 드물게도, 무엇을 잃음으로 인해, 여행의 시간을 얻었다. 참으로 오랜만의 여행이다. 대략 8개월 만이 아닌가 싶다. 계절 변화가 없는 나라이다 보니, 과거의 일이 언제인가가 희미하다. 그 때 추웠는데 반팔 입고 가서 고생했지... 의외로 단풍이 근사했어... 4계절이 뚜렷한 나라의 여행은 감각이 배경으로 깔려 저절로 연상되지만, 인니는 무작정 몇 월이라는 숫자로 기억해야 해서 힘들다. 숫자는 암기의 영역이다. 기록을 찾아 보면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알 수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어차피 언제나 여름인 나라의 여행인데, 몇 월이 뭐 그리 중요하겠나. 그저 참으로 오..

[Bali] 올해 4월 02. 따나롯 Tanah Lot, 아융강 레프팅

점심 먹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좀 안좋은 대신 빠른' 길로 갔다. 이 마을이 가난한 거던가, 여기 촌장이 능력이 없던가 일거다. 어딘지 까먹었다. 뜽아난 Tenganan 이던가... 확실하진 않다.(아는 분 제보 좀!!) 관광지로는 별로 유명하진 않고, 발리 힌두교에 있어서 중요한 사원이다. 힌두교도가 아니면 들어와서 깝치지 말라고 쓰여 있는 친절한 안내판 그리고 저수지 비스무레한 성소 힌두교의 원조, 인도에서 온 아자씨, 아줌마. 그들의 눈에 비친 발리 힌두교는 어떨까? 두둥! 발리 한 번 가봤다는 사람이라면 바로 그곳, 따나 롯 Tanah Lot이 다음 행선지다. 의외로 별거 없다고도 하고, 오토바이 면허증 검사가 심하다고도 해서 이제야 와봤다. 한국인 꽤 볼 줄 알았는데 별로 없었고, 거의 80..

[Bali] 올해 4월 01. 손님들 데리고

손님들과 간 것이니 놀러간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내 비용 들일 일은 거의 없지만, 차라리 집에서 쉬는게 낮지요. 어쨋든, 시작부터 자유여행이었던 발리를, 아주아주아주 약간이나마 패키지 여행 맛을 볼 기회였습니다. 9시 반 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발리의 밤 혼자 여행한다면 비용 대비 효율 때문에 야간 도착 일정으로 오지 않았을 거다. 저녁 도착 일정이라면 라이브 카페라도 한 번 갈 수 있으니 그렇다 치지만, 생짜로 숙박비만 하루치 더 드는데 그럴 이유가 없다. 하지만 내 돈 들어갈거 아닌데 손님이 원하신다는데야... ㅋㅋ 손님 모시는 거라 로까하우스 말고 구눙 머르따 붕알로우 Gunung Merta Bungalow 라는 곳에 묵었다. 손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로까하우스를 위해서. 혹시 로까..

[띠둥섬 Pulau Tidung] 글쎄... 그닥그닥

사진 정리하다 보니, 올해 1월 초에는 띠둥섬 Pulau Tidung에 다녀왔었네요. 띠둥섬은 뿔라우 스리부 Pulau Seribu 중 한 곳이다. 뿔라우 스리부에 관한 것은 검색하면 나올 것이고, 예전에 뿌뜨리섬 여행기에도 언급했었으니 패스. 뿌뜨리섬이나 세파섬처럼 2시간 걸리는 먼 곳은 아니고, 1시간 좀 안걸리는 비교적 가까운 곳이다. 순수하게 관광 목적으로 개발된 섬이 아니라, 마을이 존재하는 섬이다. 섬 중간 약간 왼쪽 부근에 다글다글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룬다. 띠둥섬은 딱 현지인 수준인 여행지다. 따라서 한국인은 호불호가 엇갈리는 곳이기도 하다. 무던한 사람은 무난하고 괜찮다고 하고, 아닌 사람은 별로라고 하고. BIPA에서 같이 공부했던 후배가 이번 여행을 추진했다. 오랜만에 단체 여행이라..

[Bali] 작년 12월, 낀따마니, 참 뜬금없었다.

이땐 왜 갔었는지 당최 기억이 안나네요. 혼자 간건 확실한데... 뭐, 심심해서! 만만한! 발리에 갔나 봅니다. ㅎㅎ 그럼 시작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로까하우스에 짐을 풀고, 바로 옆 사키타리우스에 갔다. 꼴에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빨간 털모자를 쓰고 호객을 하고 자빠져 있다. (솔로라서 화를 내는건 절대 아니다. 예수 탄신일과 커플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사키타리우스의 볶음밥은 10점 만점에 6점. 청결도는 9점 준다. 내가 좋아라 하는 살사재즈밴드 부에나 피에라 Buena Viera가 부다 바에서 토요일에 공연한다길레 냉큼 갔다. 그나마 싼 편이지만 그래봤자 과하게 비싼 바케트 샌드위치를 시키느라 사지가 벌벌 떨렸다. 그래서 찔끔찔끔 말려 마실 수 있는 아락 마두 Arak Madu 칵테일을 시켜 ..

[Bali] 작년 7월 즈음

2011년 7월 말에 또 갔었던 발리에 관한 끄적거림입니다. 사진 정리하다 올려 봅니다. 발리는 귀찮아서 여행기도 잘 안쓰고 넘어가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크하하~ 이번 발리행은 어찌어찌 하다 보니 저녁에 떨어졌다. 흥정도 대강 하는둥 마는둥 승합차 택시 타고 숙소로 직행, 짐 부려두고 바로 몽키포레스트 길 한 바퀴 돈다. 내겐 잊지 못할 추억이 있던 베벡 븡길 Bebek Benggil은 요상한 레스토랑으로 바뀌었다. 내 별장이나 다름없는 로까하우스로 고고! 주인 아줌마가 자기 한국 애인 왔다고 깔깔거리며 좋아한다. 주인 아저씨 눈치 보면서 어색하게 같이 웃었다. 하.하.하... 몽키포레스트길에 새로 생긴 부다 바 Buddah Bar에선 라이브가 한창이다. 연주 수준은 높은데 공간이 협소하고 가격도 더..

[Belitung] 07. 이것저것 II - 나같은 일은 겪지 말길~

여행기 초반에 언급했듯, 블리뚱은 여행정보를 얻기 힘들다. 딱히 여행자의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여행사 사무실도 여기저기 숨어있다. 물론 비싼 숙소에 묵으면 숙소에서 여행정보를 제공하겠지만 (물론 비싼 것으로 ㅋ), 저렴한 숙소에서는 여행정보라고는 팜플렛과 렌트카 기사 전화번호가 기껏이다. 그런데... 역시 여행기 초반에 언급했듯, 첫단추가 잘못 꿰어져서 그렇고, 사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 있다. 나도 당했으니 남도 당하라는 속좁은 사람 아니다. 내 말로 인해 똑같은 시행착오 안겪으면 나도 기분 좋다. (그런데 왜 아는척, 잘난척 한다고 뭐라 그러는 사람들이 간혹 있을까? ㅎㅎ;) 그러니 나같은 일은 겪지 말길 바란다. :) - Lotus Travel 여행사 아무리 한국 지방 소도시 시외버스 터..

[Manado는 섬 이름이 아니다] 1. 초반은 꽤 좋았다. 초반은...

이번에 갔던 마나도 Manado는... 저어기 오른쪽 상단의 노란 화살표 근처다. (왼쪽 하단 화살표가 자카르타) 자카르타에서 무려 3시간 반 걸리는 곳으로 필리핀 남쪽에 위치한다. 자세한 설명은 인터넷 검색해 보면 알테지만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가장 유명한 것은 스쿠버 다이빙 세계 3대 포인트라고 한다. (나머지 두 군데가 어디인지도 모를 뿐더러 누가 정했는지도 모르겠다.) 수중 시야가 평균 20m, 좋을 때는 최대 40m이고, 열대의 형형색색 수중생물들이 아주 다채로운 곳이(라고 한)다. 이번 여행기의 썰렁한 제목을 보다시피, 마나도는 어감이 섬 같지만 섬이 아니라 도시 이름이다. (므나도 Menado라고도 하는데, 마든 므든 상관 없다. 둘 중 하나는 사투리라고 한다.) 하지만 섬이 유명한 곳이..

[뜬금 여행 - 또바 호수 Danau Toba] 08. 이런저런

또바 호수를 여행하려는 분들을 위한 이것저것 1. 메단에서 또바 가는 택시는 가급적 앞에 앉아서 갈 것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쏠쏠한데, 앞에서 보는게 제 맛! 하지만 보통은 일행과 같이 다니니, 저처럼 혼자 다니는 사람들에게나 쓸모 있는 팁이군요. 2. 선착장 삐끼와는 가급적 거래하지 말 것. 내 또바 여행에 자잘하게 시련을 준 이런개%$%#삐끼색히 Burju 발리를 제외하고는 인니 어디를 가든 관광지에는 삐끼가 달라 붙는데, 삐끼를 통하지 않는게 당연히 여러모로 낫습니다. 달라 붙으면 싱긋 웃으면서 " No, Thanks." 라고 단호하게 얘기하세요. 이미 숙소 구했다, 어쨌다 말 많이 하면 할 수록 피곤합니다. 그냥 싱글거리면서 못알아듣는 척 하는게 상책입니다. 굳이 정보가 없어서 삐끼 소개로 숙..

[뜬금 여행 - 또바 호수 Danau Toba] 07. 보너스 보트 투어, 그리고 복귀

보트 타고 빠라빳 항구로 돌아간 여정 떠나는 날 아침 숙소 레스토랑에서 본 거리 인니에서 이런 추적추적한 비는 드물다. 다른 열대지방이 그렇듯, 요즘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한국도 그렇듯, 게릴라가 느닷없이 나타나 와다닥 쏘고 사라지는 비가 보통이다. 하늘도 온통 구름으로 넓게 뒤덮였다. 따로 예약을 하거나 연락을 하거나 할 필요 없다. 숙소 호변 쪽에서 시내버스 기다리듯 기다리면 된다. 개인 자가용도 다닌다. 아니다. 자영업자의 영업용 운송수단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좀 기다리자니 한 대 온다. 오른편이 내가 묵었던 사모시르 코티지, 그 왼편은 안주 Anju 코티지... 술만 가져가면 되는 숙소인가 보다. 따로 돈 내고 보트투어를 할 필요가 없다. 마을보트(?)가 손님을 태우려 호변을 샅샅이 훍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