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 128

Go East. 03. 보로부두르 Borobudur와 믄둣 Mendut.

어디엔가 보로부두르도 일반 교통편으로 가는 법이 있었지만, 새벽 일출을 보고 싶은 관계로 그냥 투어로 갔다. 새벽 5시에 출발해야 시간이 맞는데, 그 시간에 일반 교통편이 있을 리가 없다.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이다. 엄청 쐈는데도 가는 데만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버스로 간다라... 해돋이에는 못맞췄다. 기름을 넣는다던가 같이 움직이는 버스가 안온다던가 하는 이유로 좀 멈춰서기도 하길레, 기사가 참 느긋하구만 하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사원 개방을 6시 반에 하기 땜시 해돋이는 볼 수 없다. (6시 10분 쯤 도착) 인니에서는 해가 보통 6시 쯤 떠오른다. 적도 근처인지라 1년 내내 거의 변함 없다. 벌써 떠버린 해. 그리고 아직은 한적한 사원 앞. 외국인은 이렇게 창구가 따로 있다. 입장료도 물론 다르..

Go East. 02. 족자 Jogja. 라마야나 공연 Ramayana Ballet.

오자마자 화끈하게 속을 비우고 나니 그냥 쉴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 시원하다기 보단 화끈했지... -_-;) 워낙 일정이 정해진 여행이 아니기도 하고, 왠지 국내 여행같은 생각에 부지런히 움직일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그래도 첫 날인데 뭔가 해야하지 않나 싶어 라마야나 공연 Ramayana Ballet 을 보기로 했다. 어차피 여행사 가격은 거기서 거기다. 숙소 골목 입구의 차크라 여행사 Cakra Tour 에 가서 정보를 얻어 본다. 현재 라마야나 공연은 전용극장인 뿌라위사타 Purawisata 와 쁘람바난 Prambanan 야외특설 무대에서 하고 있다. 이 중 쁘람바난 공연은 6월부터 8월까지만 하는 특별 공연이다. 문제는 너무 늦게 끝난다는 것.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밤 11시가 넘는다. 여..

Go East. 01. 자카르타 Jakarta - 족자 Jogja. 분명 해외여행이건만 어쩐지 국내여행 같은 출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뉜 BIPA(국립 인도네시아 대학의 랭귀지스쿨)의 정규 과정 사이에 속성 과정을 듣지 않고 스스로에게 방학을 주었다. 이 나이에 방학이라니, 아마도 살면서 마지막 방학이지 않을까 싶다. 인니에서 산 지도 거의 1년이다. ' 여행 온 것'과 ' 사는 것'은 역시 다르다. 서울에 여행 온 외지 사람치고 남산 타워 안가본 사람 없지만, 학교 뒷편이라 막걸리 마시러 그 근처까지 걸어가 본 적은 있어도 올라가 본 적은 없다. 이 곳에 살면서도 대강 1시간이면 갈 자카르타의 남산 타워 격인 모나스도 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방학 동안 인니 국내(?)를 여행해 보기로 했다. 원래는 이 곳에서 알게 된 친구와 자와 섬의 시골을 돌아보기로 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취소되었다. 시골은 아직도 순..

길거리 음식들

길거리 음식들이라고는 하지만... 한국과는 개념이 약간, 아주 약간 틀리다. 한국의 길거리 음식은, 가끔 끼니를 간단히 떼우기 위한 음식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간식의 개념이다. 하지만 인니의 길거리 음식은 간단한 음식인 간식은 맞지만, 기본적으로 끼니를 떼우기 위해서 먹는다. 즉, 한국의 한 끼 떼운다는 의미가 밥 한 그릇 먹는다이고 그 외에는 대충 떼운다이지만, 인니의 길거리 음식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한 끼의 식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대부분의 음식이 기름에 튀기는 음식이며, 포만감은 비록 적지만 그 열량만큼은 충분히 한 끼 식사가 될 만 하다. (고혈압 끼가 있는 한국인들은 인니에 오래 살면 대부분 고혈압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아마도 음식과 관계되지 않나 싶다.) 사실, 여기 ..

방콕 빅씨, 바이욕 부페 ~부록 : 별로 어려울 거 없는 BTS 타는 법~

함석으로 벽과 천정을 만든 옥상의 허술한 건물. 뜨거운 뙤약볕이 내려 쬐지만, 분명 사람이 사는 곳이다. 에어컨도 없는 엄청난 찜통일 그곳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현지인의 삶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현지인과 함께 숨쉬고 체험해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저 나라는 이방인을 의식 못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그 모습을 가만히 보는 것이 좋다. 체험해 본다고 내가 뭘 알 수 있을까, 저들의 고단한 삶의 이어짐 속에 크고 작은 기쁨과 슬픔들을... 어린 시절, 부모님과 나들이 간 적이 있다. 돌아오는 길에 시골의 작은 촌락을 지나치는데, 어느 집 굴뚝으로 밥짓는 연기가 올라오는 한가로운 풍경에 문득 취했다. 그래서 저런 집에서 살면 좋겠다 말씀드리니 어머니는, 마당이나 길이 땅이라 방이 쉬이 더러워..

방콕 시암파라곤, 헬스랜드 ~부록 : 태국 초보라면 여행 초반에 한 번쯤 가보면 도움될 곳~

람부뜨리 싱글룸 C101의 결점 1. 콘센트가 출입문 근처에 있다. 2. 에어컨 리모콘이 없다. 끄고 싶다면 출입문 근처의 전원 차단기를 내려야 한다. 대략 이렇다. 이용자보다는 전적으로 시공자 위주의 멋진 인테리어다. 아답터 밑에 있는 것이 전원 차단기다. 충전이고 TV고 모조리 꺼진다. 3. TV도 리모콘 기대하지 마라. 뒹굴뒹굴 TV 보다 졸리면... 벌떡 일어나서 끄고 다시 눕는 건강한 구조 되시겠다. 4. 볕이 잘 들지 않고 통풍도 잘 안된다. 젊은이들에겐 낭만일 수도 있는 빈곤한 풍경. 우리에겐 내일이 있잖아? 젊은이... 그 내일이 내 오늘일세. -_-;; 5. 세면기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 마개 따위는 있지도 않고 필요도 없다. 그냥 틀어 놓으면 물이 찬다. ... 람부뜨리 빌리지 싱글 ..

방콕 시내 첫 출정 ~부록 : 별 어려울 것 없는 휴대폰 사는 법~

헝그리한 전망의 방에서 쉬다 17시 쯤 동대문으로 갔다. 오오... 사진으로만 뵙던 사장님이 보인다. (무슨 연예인 보는 기분 ㅋㅋ) 투어 예약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앉아 있는 와중에 정신없이 일하고 계셨다. 말을 붙일 엄두가 나지 않아 얌전히 빈자리에 앉아 그 유명한 김치말이 국수를 시켰다. (당연한 얘기지만 동대문의 홀서빙 들은 한글 메뉴를 알아 듣는다.) 정말 맛있었다. 140 밧. 한국에서도 이만큼 맛있는 김치말이 국수는 먹어본 적이 없다. 외국에 나가서 한국 음식을 한다고 그저 흉내낸 맛에서 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음식은 누구나 먹고 살아야 하니 만만한거 같아도, 누구나 살아오는 동안 수없이 먹는 것인지라, 은근히 정직하고 민감한 것이 입맛이다. 맛 없으면 아무리 친절해도 안가게 되는게 식당..

출발

여행 중에 가장 유용했던 물건을 꼽으라면, 단연 빨랫줄이다. 물론 배낭여행자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요런 식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충전기 셋트는 여러모로 귀찮은 물건이었지만, 여행비용을 제법 줄여준 아이템이다. 우리나라만큼 건전지가 성능 좋고 싼 나라도 드물다. 혹시나 태국은 어떤가 했는데 성능 그닥,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비쌌다. 라이터는 1인 1개만 휴대 가능하단다. 허리쌕에 있던 라이터 두 개를 미련 없이 검색대 앞 바구니에 던져 넣었다. 그러나 나중에 숙소 도착해서 짐 풀어보니, 아무 생각 없이 큰 배낭, 작은 배낭 여기저기에 찔러 두었던 라이터가 4개나 나왔다. 물론 방콕에서 호치민 넘어 갈 때도, 호치민에서 다시 방콕, 인천 들어 올 때도, 라이터는 3~4개 씩 있었지만 전혀 문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