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 128

Go East. 24. 롬복 Lombok 승기기 Senggigi <-> 스나루 Senaru. 왕복 7시간의 이지라이더

첫 라이딩에 잔뜩 고무된 나는 좀 더 먼 코스를 달려 보기로 했다. 드라이빙 자체가 좋다고는 해도, 목표 정도는 정해 줘야 달릴 맛이 난다. 롬복 섬 12시 지역에 있는 스나루 Senaru의 폭포를 목적지로 정했다. 편도로 서너시간, 길에 익숙한 현지인들도 세 시간은 걸리는 거리다. 달릴 길이 더 많아져서 좋다는 생각으로, 걱정된다는 현지인들의 시선을 떨치고 길을 나섰다. 속어로 패트롤 Petrol 이라 불리는 휘발유 구멍가게(?). 페트병에 기름 넣어서 팔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지 않았나 생각한다. 실제로는 페트병이 아니라 앱솔루트 보드카 병에 넣어서 판다. (왜 하필 앱솔루트 보드카인지는 모르겠다. -_-;) 한 병 당 1리터가 들어 있으며, 병 당 4천~6천 루피아 정도 한다. 그런고로 당연히 ..

Go East. 23. 롬복 Lombok 승기기 Senggigi. 의외의 발견, 오토바이 드라이브.

오토바이 드라이브에 맛들린 내가 롬복에서 안할리가 없다. 게다가 절대 길을 잃어버릴 수 없을 정도로 길이 단순한 섬 아닌가!? 에누리 없이 하루 5만 루피아라는 스쿠터를 빌려 냉큼 드라이브를 나섰다. 아래의 사진들은 몇몇 사진을 빼고는 모두 오토바이를 탄 채로 찍은 사진들이다. 롬복 9시부터 12시 방면까지의 도로 구간은 그 정도로 해안선에 인접해 있었다. 승기기 근처 택시들 모이는 곳. 주도인 마따람 Mataram은 모르겠지만, 승기기에서 지나가는 택시 잡아탄다는 것은 무리다. 거의 콜택시로 영업한다고 보면 된다. 저녁이면 석양 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포인트. 대부분 현지인들이나, 현지인 관광객들이다. 넉넉하게 갓길과 공간을 두었다. 새롭게 길을 넓히고 있던 구간. 이제쯤이면 완공했을까? 아무도 ..

Go East. 22. 발리 Bali 꾸따 Kuta -> 롬복 Lombok 승기기 Senggigi. 배로 4시간이라길래 먼가 보다 했더니...

꾸따에 도착한 둘째 날에 쁘라마에 가서 다음 날 롬복 승기기 패키지를 계약해 버렸다. 왠지 꾸따는 불편했다. 하루라도 미룬다면 러시아 아가씨도 만날 수 있을텐데, 그러는 것 조차도 포기할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떠나기 전날, 울루와뚜 가다 마신 길가 야자음료의 얼음에 문제가 있었나 보다. 배탈이 심상치 않다. 동남아 여행 중에 걸리는 세균성 배탈은 고열을 동반한다. 챙겨갔던 상비약을 먹었지만, 그리 기대는 하지 않았다. 밤새도록 5분 10분 간격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배가 좀 잠잠해 질만 하자 이번엔 모기 두어 마리가 귓전을 앵앵 거린다. 모기 쫓는 약을 발라도 소용이 없다. 아마도 고열에 땀이 흠뻑 나서 그런 모양이다. 급기야 그냥 포기하고 물려가며 널브러졌다. 이따금 가려워진 부분에 물..

Go East. 21. 발리 Bali 꾸따 Kuta. 울루와뚜 Uluwatu 스쿠터 롸이딩

장동건은 몸빼바지를 입어도 멋있고, 김태희는 연기만 빼고 뭘 해도 이뻐 보인다. 그리나 머리가 큰 사람은 뭘 뒤집어 써도 웃기려고 쓴 줄 안다. -_-; 뭐, 어떠랴. 저런 탁구공을 뒤집어 쓰고 다니는게 일본 사람(난 뭔가 실수한거 같으면 쓰미마셍~ 이러고 다닌다.)의 풍습인가 보다 하겠지. 한국 같았으면 저딴걸 뒤집어 쓰느니 그냥 벌금 딱지로 모닥불을 피우는 한이 있어도 안쓰고 다녔으리라. 우붓에서 맛들려서 울루와뚜도 오토바이로 갔다. 그러나 역시 도시는 도시, 복잡해서 꾸따지역 벗어나는데 제법 헤매야 했다. 그래도 보람이 있어서, 꾸따 외곽으로 벗어나자 한적한 길이 펼쳐졌다. 울루와뚜도 사원이기 땜시 출입구에서 허리띠를 대여해 착용해야 한다. 반바지를 입었다면 남자도 예외 없이 싸롱을 둘러야 한다. ..

Go East. 20. 발리 Bali 꾸따 Kuta. 혼자는 부담스러운 곳.

족자에서 브로모 거쳐 발리까지, 그 고생을 했어도 탈이 안났었는데, 막상 떠나려고 마음 먹으니 감기에 걸려 버렸다. (비 맞으면서 오토바이 타는 건 그리 무서운 거였다.) 더 웃기는 건, 열흘을 있었으니 하루 쯤 더 있어도 될 법 한데, 꾸역꾸역 교통편 예약하고 감기약을 주워 먹는다. 하긴, 우붓에서 꾸따 Kuta 까지는 차 막혀도 1시간, 못 버틸 것도 없다. 이런게 여행자 마음이랄까. 아프다고 조금 더 있으면 나머지 여행 다 포기하고 계속 눌러 앉게 될까 저어됐나 보다. 꾸따에 어서 가고 싶은 마음이라기 보다는, 우붓에서 어서 떠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떠났다. 언젠가 꼭 다시 오겠다며, 우붓을 등지고 꾸따로 가는 쁘라마 Prama 여행사의 버스에 몸을 실었다. 배낭 옆 부분 그물 주머니에 대롱대롱..

Go East. 19. 발리 Bali 우붓 Ubud. 숙소, 식당 등 이 것 저 것

잘란 숙마 Jalan Sukma 거리에 있는 패밀리 게스트하우스. 새벽이 다 되어서 도착했을 때 정의의 우붓 청년들의 도움을 받아 묵었던 곳이다. 연락을 받은 집주인 할아버지가 주무시다 깨서 마당에 나와 주무시면서 나를 기다려 줬던 고마운 곳. 잘란 숙마 지역의 숙박업소들은 주 대상이 장기투숙자다. 일주일 정도로는 장기 축에도 못낀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묵어야 장기 숙박으로 디스카운트 해준다. 그래서인지, 중심지 몽키 포레스트 거리와는 달리, 번잡스럽지 않고 조용한 현지인 마을 분위기다. 집 한 가운데에 사원이 있고, 둘레로 숙소들이 있는 구조다. 역시 발리는 종교가 곧 생활인 곳이다. 속도는 느리지만 어쨌든 와이파이도 된다. (그게 어딘감. 공짜다!) 음악 틀어놓고, 아침 식사나, 차를 마시며 여행..

Go East. 18. 발리 Bali 우붓 Ubud. 뜬금 없이 인니에서 라틴의 매력에 푹 빠지게 했던 Jazz Cafe

예술의 도시답게 우붓에는 많은 라이브 까페가 있다. 외국인 상대로 하는 음악학원도 많다. 재미있는 것이, 인니 전통 예술공연을 하는 레스토랑이나 까페는 있을지언정, 인니 가요로 공연하는 밴드는 전혀 없다고 한다. 현지인 대상 업소라도 없냐고 되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 전혀~" 베벡 븡길 (우붓 도착편에 나왔던 업소. 로까하우스에서 가깝다.) 내부에 걸려 있는 그림. 역시나 우붓은 예술의 도시다. 내게 도움을 주었던 고마운 친구, 빠뚜ㅎ Patuh가 타악기를 맡고 있는 이 밴드도 팝을 부른다. 그것도 컨트리 계통의 매니악한 팝이었다. -ㅂ- 호주 아가씨들 신나서 춤추기 시작한다. 무지 골때렸던 아자씨. 호주 아가씨 어깨에나 올만한 키였는데, 용감하게 들이대며 추근거렸다. 아가씨들의 은따에 결국 혼자 ..

Go East. 17. 발리 Bali 우붓 Ubud. 오토바이 타고 여기저기

이번 건 그냥 별 내용 없습니다. 그저 오토바이 타고 별 목적 없이 여기저기 다녔던 사진입니다. 로까 하우스의 하우스 키퍼 구스띠가 하루 3만 루피아에 대여해 준 스쿠터. 스로틀이 비교적 덜 민감해서 편했다. 야자나무만 없으면 한국의 여느 시골 풍경 같다. 대부분 왕복 2차선 도로에 갈림길도 별로 없어서 선선히 다니기엔 쾌적하다. 그래도 역시나 발리답게 신이 모셔진 곳이 여기저기 있었다. 자와족에 쫓겨 서쪽으로 서쪽으로 밀려 발리 섬에 정착하게 된 발리인들. 하지만 오히려 발리는 기후로 보나 지형으로 보나 자와섬보다 풍요롭고 평화로운 곳이다. 아니, 어쩌면 발리인들이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사람이 땅을 닮듯, 땅도 사람을 닮아가니까. 달리다 보면 이런 특이한 곳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한국의 서..

Go East. 16. 발리 Bali 우붓 Ubud. 고아 가자 Goa Gajah, 구눙 까위 Gunung Kawi, 띠르타 움뿔 Tirta Umpul

구스띠 Gusti 에게 오토바이를 빌렸다. 오늘은 드라이브도 할겸 주변의 유명한 사원들을 가보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정보에서 고아 가자 Goa Gajah (Goa는 사원, Gajah는 코끼리라는 뜻) 가 괜찮다고 하여 일단 거기를 가기로 하고, 나머지 두 군데는 구스띠와 집주인 아줌마의 추천을 받았다. 야자 나무만 아니라면 한국 여느 시골의 풍경과 같다. 고아 가자 앞에 도착하자 마자 들러붙은 행상이 내민 물건. 소뼈로 만든 조각이라고 한다. 짐이 많아 살 수 없다고 하니까, 한 장 사진 찍어다 다른 한국 사람에게 소개해 달랜다. 나중에 한국 사람이 사러 오면 싸게 해주겠다나. (당연히 믿거나 말거나다 ㅋㅋ)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기념품 가게들을 지나치지 않으면 입구로 갈 수 없는 구조다. 그나마..

Go East. 15. 발리 Bali 우붓 Ubud. 몽키 포레스트 Monkey Forest.

우붓의 중심거리 이름도 몽키 포레스트겠다, 갈 만도 한데 사실 그닥 가고 싶진 않았다. 족자에 가면 그래도 왕궁 정도는 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갔다가 죤망한 기억 때문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어디가서 자랑질 좀 하려면 가봐야 하겠다 싶은 순수하게 저질스러운 동기로 몽키 포레스트에 갔다. 몽키 포레스트 동쪽 입구 건너편 미술점. 이런 저런 그림들 사이에서 썩소를 짓고 있는 원숭이 그림이 나를 반긴다. 왠지 눈을 콕 찔러주고 싶어진다. 부처님도 시선 내리고 계신데 이 짜식이 어디서! 의외로 울창했다! 제법 번화한 거리와 따로 떨어지지도 않았건만 이렇게 울창할 줄이야. 원숭이가 없으면 용서가 안될 정도로 울창한 숲을 보니, 풀 키우기 참 힘든 한국과는 확실히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명색이 몇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