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222

[Ekas Lombok] 4. 뚝 끊어진듯한 절벽, 땅의 끝

빤따이 삥 Pantai Pink (핑크 해변)은 에까스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이 지역 사람 누구든 여행객에게 빤다이 삥 가는 길이냐고 묻는다.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 역시 비포장길의 연속이다. 들어가는 초입부터 빤따이 삥 지역이라고 쓰여 있다.원래는 여기서 입장료를 받지 않았나 싶다. 좌측으로 꺾어지면 순웃 Sunut 지역, 직진이 딴중 링깃 Tanjung Ringgit 과 빤따이 삥 길 안좋기는 매한가지다.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 깜짝 놀라게 만든, 뜬금없는 마네킹. 한밤중에 보면 꽤 섬짓할 거 같다. 길은 점점 더 안좋아 진다.엉덩이, 허리도 아프고 지친다. 지파 블로암 비치 캠프 Jeeva Beloam Beach Camp 들어가는 입구이번 여행 계획하면서 검색했던 숙소 중 하나.다른 건 아니..

[Ekas Lombok] 3. 고난의 비포장도로 롸이딩

아침볕은 그리 덥지 않다. 눈이 부실 뿐이다. 어제 저녁은 저기에 앉아서 먹었더랬다. 숙소 가격대에 비해서는 조식이 좀 처진다.인니에서는 40만 루피아 이상이면 어지간한 지역 중급 호텔에 조식 부페다. 하지만 여긴 어지간한 지역이 아니니까 이해한다.그래도 오믈렛에 이런저런 재료가 들어가 꽤 든든했다. 오늘 예정 코스는 롬복 남동부 꼬리 지역의 끝단들을 아우르는 대장정이다.거리상으로는 별거 아닐 것 같지만, 가끔씩 멈춰서 구경하고, 이런저런 돌발상황 감안하면,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후 늦게나 복귀할 수 있을 거다.구선생이 꽤 똑똑하지만, 인니의 도로사정에 대해선 지나치게 긍정적인 면이 있다.뭐 하긴 소나 염소들이 지나가느라 길이 막힌다던가, 결혼식 행사 한다고 길 절반을 막는 행사장을 만든다던가 하는 변수..

[Ekas Lombok] 2. 석양은 예상한 정도, 공짜맥주는 의외여서 좋았다.

딱히 이름도 없는 해변을 다음 목적지로 잡은 이유는, 거기까지 길이 나 있어서다. 왼쪽은 그나마 아스팔트 포장 흔적이라도 남은 길, 오른쪽은 그 마저도 거의 남지 않은 길.이러니 해 떨어지면 어디 나갈 생각을 말아야 한다. 롬복의 성역 별 위의 천국 리조트... 라고 할 만큼은 아니다.저 정도 간지러운 뻥을 칠 수 있다는 건 나름 대단한 일이다. 아스팔트가 벗겨진 비포장길이었다가, 아직 온전한 아스팔트 길이었다가... 다시 또 비포장길...좌측에 보이는 건물은 스페인 사람이 짓고 있는 숙박업소라는데, 공사가 중단된듯 보였다. 저 곳은 현재 운영중인 숙박업소인 띠라 필라 에까스 베이 Tira Villa Ekas Bay 여기도 스페인 사람이 주인이랜다. 도로 상태가 가장 심각했던 비포장 급경사 내리막길을 지..

[Ekas Lombok] 1. 비싸도 그 숙소를 잡은 건 다행이었다.

오랜만에 여행입니다.새 회사 들어가서 세팅하느라 바빴고, 얼마 지나 르바란 휴가로 한국 갔다 온 걸로 여행 갈증을 푼지 두어 달이 지나니, 이제 또 집 떠나 고생질 한 번 해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마침 Idul Adha (희생절)이 월요일인 연휴가 여행의 당위성을 주장하더군요.그런데, 확실히 나이 먹긴 먹었나 봅니다.혼자 떠나려니 당최 의욕이 생기질 않습니다.낯선 곳의 불편함과 설레임도 이제 느낄만큼 느껴봐서 새롭지 않고, 그냥 집에서 뒹굴거릴 때의 편안함과 금전 절약의 이점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차라리 누군가와 같이 간다면 책임감과 의무감이 동기부여라도 될텐데 말이죠.그래도 갔다 오면 또 의욕 충전 되고 마음이 밝아질 것을 아니 꾸역꾸역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했습니다.가서 좋은 게 아니..

[Bali] 2015년 3월 녀삐 Nyepi

한국에 사는 후배와 발리에 여행 갔었다. 발리 공항 건물 내에는 새들이 산다. 몸짱인 후배녀석 티를 입어보고 알았다.가슴 파인 티는 근육질이 아닌 사람이 입으면 게이스러워진다는 걸. 여행 짐 꾸리는데, 신발 종류는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패션에 목숨 거는 사람이 아니라면, 발리에 와서 편의점 아무데나 가면 파는 쪼리를 사 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가격도 한국돈으로 3천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꾸따 해변 Pantai Kuta 레포츠 만능인 후배가 발리에 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서핑이다.후배가 서핑을 배우는 동안 그늘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왠 현지인 아가씨가 와서 양키 남자들 세명이 앉아 있는 자리 앞편에 묘한 자세로 앉는다. 심지어 비스듬히 눕기까지.여행을 하러 왔는지, 아니면 일을..

[Karimunjawa] 08. 끝. 스마랑에서 하룻밤

아침식사를 하면서 관리인 청년에게 부두까지 데려다 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언제 가려고?" "9시 출발이라니까 표도 사고 하려면 8시에는 가야 하지 않을까?" "11시 정도나 돼야 출발할텐데?" "엥? 내가 시간표 본건 9시라고 하던데?" "네가 그렇다면 뭐 난 별 상관 없어. 그럼 8시에 데려다 줄게." 자신의 정보나 조언을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를, 자신에 대한 불신이나 무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한국인들에 비해, 인니인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더 정확하다고 애써 주장하지 않는다. 약간의 무심함이라고 할까, 감정이 부딪힐만 한 경계선까지 다가서지 않는다고나 할까. 그런 정서를 대변하는 표현이 뜨르스라 Terserah 다. 어조나 표정, 상황에 따라 다채롭게 쓰이는데, 대략 '맘대로 ..

[Karimunjawa] 07. 주변섬 1일 투어 3/3

바다 한가운데 물에 살짝 잠긴 모래섬에 우리를 내려 놓는다. 구글 어스엔 이렇게 보인다. 여긴 고기가 꽤 있었다. 형형색색 비키니를 입은 금발미녀들이 뛰어 놀고 있다면 참 멋질텐데. 이제 까리문자와 섬으로 돌아가나 싶었는데 까리문자와 부두 맞은 편 멘장안 큰 섬 Pulau Menjangan Besar 에 들른다. 그런데 정면 선착장에 대는게 아니라 건물 옆편에 배를 댄다. 내 생각엔 입장료 같은 걸 따로 지불하지 않으려고 그런게 아닌가 싶다. 두둥~ 상어 체험! 어디가? =_= 사람을 수조에 들어가게 해서 낚시줄에 매단 생선 조각으로 상어를 꿰어 근처에 오게 한다. 안그러면 이렇게 구석에서 조용히 쉬고 있다. 상어의 삶도 고달프다. 너무 비장해서 웃겼던 청년 ㅋㅋ 역시 상어는 저 삼각 지느러미가 물위로 ..

[Karimunjawa] 06. 주변섬 1일 투어 2/3

선착장이 뭐 이리 기울어졌나 했는데, 배가 낮아서 저 기울어진 곳이 높이가 딱 맞다. 저 곳으로 사람들을 올린다. 뭐 좋은게 좋은 거다. ㅋㅋ 꼬꼬마 물고기들은 선착장 근처에 바글바글 표지판에 써있는 글귀를 보니, 예전엔 여기서 입장료도 받고 그랬었나 보다. 가게도 있는데, 구조로 보아 저 곳에서 사는듯 다른 투어 팀 가이드들이 점심 준비로 불을 피워 생선을 굽고 있다. 섬 둘레로 걸어도 10분이나 걸릴까 싶은 크기다. 제법 잘 지은 방갈로에 LG 에어컨도 달려 있다.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지, 사람이 묵은 흔적이 없었다. 방갈로에서 바라 본 바다. 이런 곳에 몇 달 푹 쉬면 멋지겠다. 물론 전기와 인터넷은 돼야 한다. ㅋ 리셉션 및 강당으로 쓰였음직한 건물 이것도 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듯 보였다. 가..

[Karimunjawa] 05. 주변섬 1일 투어 1/3

저를 숙소로 데려왔던 청년과는 연락이 안된 모양입니다. 그래서 숙소 관리인 청년 소개로 주변섬 1일 투어 배편을 구했습니다. 비용은 저 한명 40만 루피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 더 저렴할 수도 있겠지만, 흥정하기 귀찮아서 그냥 그 가격으로 동의 했습니다. 아침 식사 먹는 곳도 경치가 좋다. 메뉴는 나시 고렝 하나, 선택권이 없다. ㅋㅋ 바다 위에 지은 숙소도 꽤 분위기 좋을듯. 바다에서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배가 있어서 깊을 줄 알았는데, 무릎 정도 밖에 안된다. 투어 나가기 전에 빨래 한 판 했다. 내일 오전에 섬을 떠나기 때문에 지금 하지 않으면 시간이 애매하다. 이렇게 널어 놓고 투어 나갔다 오면 잘 말라 있을 거다. 장기 여행은 기회가 될 때마다 빨래를 해야 한다. 당장 귀찮다고..

[Karimunjawa] 04. 까리문자와 롸이딩 2/2

북쪽으로~ 북쪽으로~ 한국어로 북, 혹은 북쪽은 조심해서 써야 하는 단어다. 외국인에게 그 이유를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 줘도 한국인이 그 단어에 느끼는 복잡한 감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거다. 아주 엿되는 수가 있다는 건 더더욱 이해 못할 거다. ㅋㅋ 까리문자와에 있긴 있다고 들었던 공항이다. 아니, 활주로다. 고급 리조트와 연계되어 스마랑에서 경비행기로 오는 항공편이 있다고 들었다. 역시 돈은 이래저래 꽤 유용한 물건이다. 드디어 북쪽 끝 마을 바뚜 라왕 Batu Lawang 에 도착 하지만 끝 바다는 볼 수 없었다. 입장료 내고 들어가서 뭣 빠지게 걸어가야 한다나. 미련 없이 스쿠터를 돌렸다. 바뚜 라왕 마을엔 이런 구조의 집들이 많이 눈에 띄였다. 이 지역 전통가옥 구조인듯. 가축을 키워서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