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에부리띵 1562

[인니가 한국과 다른 점] 3. 도움, 감사, 답례

예전엔 나도 '도움'을 한국식으로 인식했다.발리 첫 여행 때, 숙소를 찾는 나를 도와준다고 한 사람이 숙소까지 오토바이로 태워주고서는 돈을 달라고 했을 적에 '인니 참 엿같은 나라네!'라고 욕한 적도 있고 그랬다. 지금은 도움을 받으면 가급적 답례를 하려고 한다. (물론 가장 깔끔하고 유용한 도구인 돈으로)상황과 상대,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작게라도 도움이 됐으면 적은 돈으로라도 감사의 표시 정도는 한다.인니에도 "담뱃값이라도 하세요."라는 관용적 표현이 있다.관용적 의미가 한국과 다른 점은 한국은 정말 담뱃값만큼 주면 거지 취급하냐고 기분 나빠하지만, 여긴 그보다 덜 줘도 된다는 거다.못사는 나라라서가 아니라, 돈에 체면을 연관시키는 한국과 달라서 그렇다.물론 안줘도 된다.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안준..

여자맛 곤약 젤리

곤약 젤리 제품 왼쪽 것은 포도맛, 오른쪽 것은 여자맛...?!?ㅋㅋㅋㅋ 이게 뭐냐 싶어서 사진 찍었는데, 업로드하려고 사진을 다시 봤더니 '여자'가 아니라 '여지'였다.(여지 : 열대과일 리치 Lychee의 한국어 표기)음란마귀에 씌인 건가? ㅋ 한국 제품이 아닌데도 포장 디자인에 한글이 쓰여 있는 게 딱히 신기하지도 않을 정도로 이제 한류는 일상화 됐다.한국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세련됨을 강조하기 위해 포장 디자인에 영문 알파벳을 썼듯, 알파벳을 자국어 표기 문자로 쓰는 인니가 한글을 쓰는 거다.하지만 한글만 쓰는 건 아니다. 일본 히라가나 문자를 쓴 제품은 예전부터 꾸준히 있어왔다.한국은 최근 들어서야 뜨게 된 거고, 인니에서 일본이 잘사는 나라, 일제가 품질 좋고 고급스러운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

애 싫어할 수도 있지 뭐

애 싫어한다고 하면, 애에게 짜증내거나 윽박지르거나 한다는 식으로 오해를 한다.세상만사를 뭐 그리 극단적으로 보는지 모르겠다.어떤 사람이 개를 싫어한다고 해서, 그게 눈에 띄면 쫓아가서 패고 괴롭힌다는 뜻은 아니지 않나.싫은 건 그냥 싫은 거다. 싫다고 뭘 어쩐다는 게 아니다 소위 철없는 사람, 자기 절제를 못하는 사람더러 '왜 이리 애같냐', '애처럼 굴지 마라'라는 소리를 한다.애처럼 구는 태도가 부정적인 의미라는 걸 사회적으로 동의한다는 의미다.애는 사려깊지 않다. 애가 사려깊다면 '애답지 않게 사려깊다'라고 한다.진중한 애는 '애답지 않게 진중하다'라고 한다.애는 원래 질투를 하고, 투정을 부리고, 자기 욕망을 잘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애는 원래 그러는 게 당연한 거고, 어른인데 그러는 사람더..

단상 2024.05.03

공무원이 되면 뒷돈 뜯는 게 당연해지는 건가?

난장판 마을 반장 선거 포스팅을 했던 적 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1601)(반장 자리 안놓겠다고 버티다 결국 떨어져 나간 전임 반장은 선거 사건 후 1년이 안되어 코로나로 사망했습니다. 인생무상...)포스팅 마무리 글에 '이제 갓 두 달이라 평가하긴 이르지만, 전임 반장보다는 훨씬 나은 거 같습니다'라고 썼네요.평가가 일렀습니다. ㅋㅋㅋ전임 반장은 돈 밝히고 권위주의 쩔기는 했지만, 최소한 발급은 해줬는데, 신임 반장은 발급을 안해줍니다. 반장 취임한지 2년 무렵입니다.자동차 세금 때문에 도미실리를 발급 받으려 아내가 반장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반장이 집에 있을 때 가서 받아야 하거든요.읽음 표시는 떴지만 답장이 없습니다.다음날 오전 아내가 다시 메시지를 보내..

검은깨 바 Black Sesami Bar

검은깨바...검은깨 강정을 스넥으로 만든 모양이다.요런 스타일의 포장은 보통 소규모 업체 제조품이고 열에 아홉은 별로였던지라 꺼려지긴 했는데, 태국 방콕 소재 Kwong Meng 이라는 업체에서 만들었다길레 (사진 좌측 하단) 사봤다.태국산 수입품인데 포장에 인쇄된 문자는 인니어다.ASEAN으로 합치고 나니 이런 사업도 가능해졌다는 사실을 캐치해서 발빠르게 움직이는 사업가들이 나오는구나 싶다.업체 이름이 중국풍인 거 같은데, 참 대단한 거 같다.중국인은 어느 나라 국적이든 민족 중심 정체성이 강하다 보니, 국가간 장벽에 대한 심리적 구분이 약해서 가능하지 않나 추측한다. 한 입 크기에 낱개 포장인 거야 한국에서도 한참 전에 나왔던 거라 특이할 건 없지만, 확실히 편리하긴 하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맛.....

대기업은 납품 단가 인하를 흥정하지 않는다

대기업은 단가 인하를 흥정하지 않는다.대기업은 납품 단가를 조정하고 협의한 후 통보한다. 하청의 원자재 및 부품 사입 단가표를 펴놓고 납품 단가를 조정한다.하청의 담당직원 불러다 놓고 조정한 납품 단가 리스트와 원가표를 들고 협의한다.그리고 통보한다.그 과정은 격정적이지 않다. 숫자만 본다. 앓는 소리는 좀 해도 그냥 나오는 소리다. 그런 거 안통한다는 거 서로 뻔히 안다. 대기업 구매부 정도 되면 하청이 납품하는 제품 원자재 하나 하나의 사입 가격을 다 파악하고 있다.하청의 인건비, 설비비 및 감가 상각, 수도광열비, 관리 지원비까지 거의 정확하게 추정한다.무슨 첩보원이 정보 수집이라도 하듯 대단한 것도 아니다.하청의 거래선 뻔히 파악하고 있고, 조달하는 자재나 부품도 대기업이 사려면 못살것도 없다. ..

시사 2024.04.26

[결혼의 행복] 1. 바퀴벌레

벌레가 무섭다. 아마도 군대에서 제초작업하다가 벌에 몇 방 쏘여서 쇼크로 죽을뻔 한 이후로 그렇게 된 거 같다. 어렸을 적엔 안그랬다. 시골에서 자랐고, 어지간한 벌레는 다 손으로 잡고 놀았다. 죽을뻔 했다는 거 과장 아니다. 벌독 알레르기 체질이었다. 영화 에서 소년이 죽었던 그 체질인데, 100명 중 1명 꼴이니 그리 희귀한 건 아니다. 군사지역 답게 차량이 뜸했는데, 마침 지나가던 다른 부대 간부 지프차 없었으면 정말 죽었을 거다. 어렸을 적엔 쏘다니며 여기 저기 쑤시고 다니며 다치거나 뭐에 물린 적도 많았는데, 하필 벌에 쏘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그런 체질인지 몰랐다. ㅋ 일단 변명은 잘 깔았고... 내 아내는 바퀴벌레를 그리 무서워하지 않는다. 아무렇지 않아 하는 건 아닌데, 돌고래 초음파 비..

청량 - 현지 무알콜(!) 스파클링 소주

내 돈 주고는 절대로 사먹을 일 없는 '무알콜 소주'다. 호기심에 남편 돈으로 부담없이 산 아내 덕분에 한 모금 맛볼 수 있었다. 맛은 그냥 복숭아향 저탄산 음료수다. (그래서 이름이 청량...음료?) 그런 걸 소주병에 담아서 '무알콜 소주'라고 3천원에 파는 거다. 그럼 맥주캔에 담으면 무알콜 맥주고, 양주병에 담으면 무알콜 양주인가? 아마도 영세 업체라 탄산 가스를 밀폐할 정도의 포장 기술력이 안돼서 플라스틱 마개로 밀봉하고 다시 소주 병뚜껑 포장을 덧씌운 모양이다. 한국 매체 보고 소주에 호기심 갖게 된 한류 소비자들에게 기분이라도 내라고 만든 제품인듯 하다.

상관 없는 일은 모르는 게 보통

캘리포니아와 뉴욕, 워싱턴의 대략적인 위치를 아는 사람이 아주 드물진 않을 거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의 위치를 아는 사람도. 벳남,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싱가폴의 위치를 아는 사람도. (인도네시아는 인도의 영어 이름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꽤 많더라. ㅎㅎ) 난이도를 조금 올려볼까?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의 위치를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대충 러시아 밑 몽고 서쪽에 있겠거니' 정도는 아는 사람이 적진 않을 거다. 산둥성, 광둥성, 윈난성, 쓰촨성 위치는 삼국지 매니아라면 알 수도 있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좀 어렵겠다. 그래도 홍콩이나 상하이, 마카오, 하이난(해남) 정도는 아는 사람이 꽤 될터다. 콩고나 탄자니아, 캐냐는 좀 어렵겠지만, 에티오피..

단상 2024.04.19

엄한 놈 똘짓에 같은 한국인이라고 불이익 당한 썰

체류 허가 연장이나 차량 세금 납부 등에 도미실리 Domisili (실거주 증명서)가 필요하다. 반장이 발급하고 통장의 서명까지 받아야 효력이 있다. 차량 세금 납부 때문에 도미실리를 발급 받으려는데 어째 차일피일 미뤄졌다. 보통 당일이나 그 다음날이면 나올 게 닷새가 지나도 발급 받으러 오라는 얘기가 없다. 어찌된 건지 알아봤더니 최근 주택단지 내에서 한국인이 사고를 쳤다고 한다. 예전에 이 주택단지에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간 한국인이 이곳에서 도미실리를 받았는데 뭐가 잘못됐는지, 이민국 직원과 경찰이 방문 조사를 온 사건이 터졌고, 비슷한 시기에 60대 한국인이 저녁 7시에 주택단지 후문을 열라며 자동차 클락손을 계속 울리고, 급기야 통장이 왔는데 욕설을 하며 싸우는 사건도 터졌다고 한다. 후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