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람은 이상하다.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는 건 나쁜 게 아니라 당연한 거다. 변하지 않는 사람은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비정상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절대로' 남의 돈에 손을 대지 않는 사람이 있다. 훌륭한 사람이다. 믿을 만한 사람이다. 하지만 자기 자식이 수술비 안내면 죽는데, 수술비로 충분할 만큼의 남의 돈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면? 절대로 남의 돈에 손을 대지 않기 때문에 자기 자식 죽게 두는 사람이 여전히 훌륭한 사람일까? 소위 '좋은 사람'이나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말은 모호하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더라도 상황에 따라 태도가 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이상한 거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인간에 대한 불신은 그럴 당위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