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애 싫어할 수도 있지 뭐

명랑쾌활 2024. 5. 3. 06:39

애 싫어한다고 하면, 애에게 짜증내거나 윽박지르거나 한다는 식으로 오해를 한다.

세상만사를 뭐 그리 극단적으로 보는지 모르겠다.

어떤 사람이 개를 싫어한다고 해서, 그게 눈에 띄면 쫓아가서 패고 괴롭힌다는 뜻은 아니지 않나.

싫은 건 그냥 싫은 거다. 싫다고 뭘 어쩐다는 게 아니다

 

소위 철없는 사람, 자기 절제를 못하는 사람더러 '왜 이리 애같냐', '애처럼 굴지 마라'라는 소리를 한다.

애처럼 구는 태도가 부정적인 의미라는 걸 사회적으로 동의한다는 의미다.

애는 사려깊지 않다. 애가 사려깊다면 '애답지 않게 사려깊다'라고 한다.

진중한 애는 '애답지 않게 진중하다'라고 한다.

애는 원래 질투를 하고, 투정을 부리고, 자기 욕망을 잘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는 원래 그러는 게 당연한 거고, 어른인데 그러는 사람더러 애같다고 한다

애한테 철없다고 뭐라 하지 않는다.

애는 원래 철이 없으니까.

 

애를 싫어하는 이유는 애처럼 굴기 때문이다.

그러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이해는 한다. 하지만 이해한다는 게 좋아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싫은 건 싫은 거다.

애가 공공장소에서 시끄러울 수도 있다. 이해한다. 애니까.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시끄러운 소리를 듣는 건 싫다

싫은데 참는 거다.

애가 애처럼 굴든, 어른이 애처럼 굴든, '애처럼 구는 행위'가 싫다.

 

인격체로서의 사람은 동등하다. 나이가 많든 적든, 지위가 높든 낮든 그렇다.
하지만 애는 동등하게 대하면 대부분 상처를 받는다
그래서 맞춰줘야 한다
애는 애라는 걸 이해해줘야 하고, 맞춰줘야 한다.

그렇게 뭘 당연하다는듯 '해줘야 하는 게' 귀찮다.

 

거듭 말하지만, 애가 애처럼 굴어도 당연한 거라 이해하고 참는다.

근데 싫은 건 싫은 거다.

어떻게 애를 싫어할 수 있냐고, 마치 성격적 결함이 있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건 독선이다.

'애'라는 보통 명사와 '자기 애'를 동일시 하지 말자.

자기 아기 똥 더럽지 않게 느낀다고 해서, 모든 아기의 똥이 괜찮은 건 아니지 않나.

평범한 상식인이라도 콩이나 당근 싫어할 수도 있고, 애 싫어할 수도 있다.

 

중국이랩니다 <출처 : la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