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와 뉴욕, 워싱턴의 대략적인 위치를 아는 사람이 아주 드물진 않을 거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의 위치를 아는 사람도.
벳남,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싱가폴의 위치를 아는 사람도. (인도네시아는 인도의 영어 이름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꽤 많더라. ㅎㅎ)
난이도를 조금 올려볼까?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의 위치를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대충 러시아 밑 몽고 서쪽에 있겠거니' 정도는 아는 사람이 적진 않을 거다.
산둥성, 광둥성, 윈난성, 쓰촨성 위치는 삼국지 매니아라면 알 수도 있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좀 어렵겠다. 그래도 홍콩이나 상하이, 마카오, 하이난(해남) 정도는 아는 사람이 꽤 될터다.
콩고나 탄자니아, 캐냐는 좀 어렵겠지만, 에티오피아나 남아공 위치는 그래도 좀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행정구역은 어떨까?
어디가 함경도고, 어디가 평안도, 황해도인지 대략적 위치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강도나 양강도라는 행정구역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도대체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 과테말라나 쿠바, 푸에르토리코에는 맘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북한은 그럴 수 없다.
사업적으로도 엮일 일이 없다.
알아봐야 도대체 쓸 데가 없는 정보다.
인니 생활 초기, 길 건너 조금만 가면 있던 고급 철물점 위치를 모르고, 반대 방향으로 한참을 가야 있는 영세 철물점을 알려줬던 경비원이 그랬을 거다.
당시엔 뭔 경비원이 근처 가게들도 모르냐고 멍청한 건가 주변에 관심이 없는 건가 안좋게 봤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 경비원의 수입 수준에서는 그런 철물점을 알 필요가 없었고, 집에 가는 길목에 있는 자기 동네 철물점을 알려준 것 같다.
필요하지 않으니 눈에 띄여도 그냥 지나치고, 기억을 하지 않는다.
자기랑 상관 없으면 잘 모르는 게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