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에 사는 고양이 사료통에 달팽이 가족이 찾아왔다.
달팽이가 뭘 먹는 거 생전 처음 보는데, 그게 하필 고양이 사료라니... ㅋㅋㅋ
한국에서야 달팽이가 다 같은 달팽이지만, 인니는 다른 종류가 있나 보다.
고양이 사료 먹으러 온 녀석들처럼 딱지가 원뿔 모양으로 뾰족한 녀석들은 시뿟 siput 이라고 하는데, 독이 있다고 한다.
독이라고 해서 사람 죽고 그러는 거 아니고 (자연 상태에서 사람이 죽을 정도로 강한 독은 드물다), 피부에 닿으면 가렵다고 한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달팽이처럼, 이렇게 딱지 끝이 완만한 녀석은 께옹 keong 이라고 한다.
이 녀석은 독이 없다.
아침에 나와보니 사료통에서 무려 두 발짝이나 떨어진 곳에 가고 있었다.
사료통은 비어 있었는데, 설마 이 녀석들이 다 먹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튿날 또 찾아왔길레 사료를 줬더니, 잘도 먹는다.
점점 늘고있다.
일가친척 친구들을 부르나 보다.
오오... 진짜로 먹는다.
물에 불은 네모난 사료 한 귀퉁이가 야금야금 없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