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 46

질밥에 관한 단상

이런 내용은 자칫 현지인이 읽게되면 신성한 이슬람 전통을 비하했다고 테러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미리 실드 치는데, 이건 그냥 살면서 느낀 어떤 현상의 공통점에 대한 정리글일뿐 특정종교를 비하할 의도는 없다는걸 밝힌다. 무릇 문제는 종교 자체가 아니라, 그 종교를 이용하는 사람들 아니겠나. 한국인들은 대체적으로 이슬람이란 종교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편견과 오해가 매우 심각하다. 한국인의 인니 여행기를 보면, 인니 여성들이 질밥 Jilbab(무슬림 여성 머리 두건) 착용한 것을 보며, 억압 당하는 여성이라며 불쌍한 취급을 하곤 하는데, 완전히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인니는 중동과 달리 이슬람 문화가 그렇게 엄격하지 않다. 여성의 권리에 대해서도 어떤 면에서는 한국보다 오히려 더 잘 보장되어 있다. 질밥..

인터넷에 관한 의혹

인터넷이 평균 2개월에 한 번씩은 끊어진다. AS기사를 부르면, 꼭 뭔가를 바꿔야 한다고 한다. 언젠가는 전화선이 낡아서 바꿔야 한다고 하고, 또 언젠가는 소켓이 낡아서 바꿔야 한다는 식이다. 워낙 낡은 집이라 그런가 보다 했다. 굳이 서비스 센터에 전화하지 말고 자기한테 직접 전화하면 바로바로 와서 해결하겠다고 명함까지 주고 간다. 언젠가는 와서 공유기가 문제인 것 같다고 한다. 공유기는 잘 고장나지 않잖냐고 했다. 얼마나 썼냐고 묻는다. 2년 정도 됐다고 하니, 그럼 바꿀 때가 됐단다. ㅋㅋㅋㅋ 그래서 웃으면서, " 인도네시아 공유기 수명은 2년인가 보다. 한국에서는 5년을 써도 문제 없던데." 라고 하면서 공유기 교체하라고 했다. 교체하면서 인터넷 공급업체와 통화를 한다. 종족어로 말하는데, 발음까..

인도네시아의 어느 한국 상점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모 한국 가게에 가면... 1. 타바스코 소스의 신제품 3가지 - '마일드', '마늘맛 마일드', '핫' 2년 전, 현지 쇼핑몰에서 타바스코 오리지널이 진열된 옆에 야심차게 저 세가지 신제품이 잔뜩 진열된 적이 있었다. 나도 '핫'으로 하나 사봤다. 뭐랄까... 말그대로 병맛이다. 그닥 맵지도 않은데다, 타바스코 특유의 신맛도 없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떨어진다. 차라리 안뿌려 먹는게 나을 정도인데, 갖고 있어봐야 뭐하나. 원화로 5천원 상당인데 눈물을 머금고 버렸었다. 내 입맛만 특별한건 아닌 모양인지, 그 쇼핑몰 진열대의 오리지널은 꾸준히 팔리는 동안에도, 신제품 3가지는 수량 변동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6개월 쯤 지나서, 신제품 3총사는 대폭 줄어든..

선행을 강요하기 위한 불편함

아마도 서식기에 한 번 언급했었던 듯한 일입니다. 2009년 9월에 Tasikmalaya라는 지역에 지진이 발생하여, 많은 재산인명 피해가 있었습니다. BIPA의 학생들도 얼마간 돈을 걷어서 성금으로 전달하기도 했죠. 그 얼마 후, 자카르타 시내에 약속이 있어서 택시를 타고 나가는데, 가는 길에 있는 Pancasila 대학 근처에서 극심한 정체를 겪었습니다. 1km 정도 거리를 거의 한 시간 걸려서 통과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체의 원인은 Pancasila 대학 앞에서 대학생들이 3차선 도로 중 1개 차선을 드럼통으로 막아 인위적으로 병목 지점을 만들고, 지진 구호 성금을 걷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이 굉장히 선하고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듯 고무된 표정으로 잠자리채를 차에 들이미는 대학생들의 표정과,..

햄버거 사건 - 감당하기 어려운 소비자 선택권

한때, 서너 달 정도 붙박이 야간근무를 한 적이 있습니다. 12시가 넘어 들어가면 뭘 제대로 차려놓고 먹기가 그렇죠. 다행히도 제가 사는 곳엔 맥도날드가 24시간 영업하고 있습니다. (인니에서는 자카르타 같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24시간 영업이 아직 드문 일입니다.) 거의 두 달간 빅맥이나 치킨버거를 먹는데,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의 빈도로 빅맥의 야채가 떨어졌다고 그럽니다. 나중에 한 번 다룰까 하는 주제인데, 인니의 유통구조는 판매자 위주입니다. 물건이 떨어진다는 것은 판매자의 무능으로 간주되는 한국과는 사뭇 다릅니다. 야채가 떨어졌다고 팔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야채가 떨어졌는데 괜찮겠냐고 묻지요. 보통은 치킨 피스나 다른 것을 먹었는데, 어느날인가 시험삼아 야채 없어도 괜찮다고 빅맥을 시켜 봤습니..

자카르타 시내 정체 도로에서...

어디 시골도 아니고 자카르타 시내에서, 차량 정체가 있었는데, 차량 운전사가 갑자기 내려, 자기차에 대고, 진정한 의미의 노상방뇨를 실천하시는... -ㅂ- 워낙 여기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저도 고속도로 달리다 노변에 해결하는데, 그다지 창피하거나 거부감은 없습니다. (상습은 아니고 아주 드뭅니다. -_-;) 남자로 태어난데 보람을 느끼는 몇 안되는 경우 중 하나죠. ㅎㅎ

쇼핑몰 사기의 한 종류, 그리고 대처

혹시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싶어 미리 밝혀두는데, 인니에도 이런 대형마트가 있다. (장담하건데, '헛! 정말 있단 말일가!' 라고 놀라는 사람 분명히 있을 거다.) 작년 요맘때쯤 일이다. 전자렌지를 사러 대형마트에 갔다. 어떤걸 살까 고르고 있는데, 가전제품 판매 직원 놈팽이가 따라 붙는다. (놈팽이라 불려도 싼 넘은 놈팽이로 불러야 한다.) 제품 하나 가리키며 달라고 했다. 놈팽이가 새 제품 재고를 확인하고는 계산서를 작성한다. Tip. 인니의 대형마트에서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카트에 싣기 큰 제품들은 직원이 계산서만 작성해서 준다. 그 계산서를 가지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한 후, 계산원이 가르쳐 주는 제품 수취하는 곳으로 가서, 영수증을 제시하면 제품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통은 진입구에 있는..

차원이 다른 열대 개미집

열대 지방 개미집은 차원이 다릅니다. 저런 소똥 만한 것은 귀여운 수준이고, 뭐 이정도는 돼야 어디가서 개미집이라고 명함 좀 내밉니다. 한 번 비왔다 하면 드립다 퍼붓는 풍토에 적응해서 그런거 같습니다. 한국의 귀여운 개미집은 굵직한 비 한 방울만 맞아도 박살입니다. 콱 부셔버리면 어떻게 될까 잠깐 생각해 봤습니다. 식인개미들이 마구 쫓아 오려나...? 살인낙지도 있는데, 식인개미 쯤은 우스운 세상입니다.

뎅기열 감염 소감

뎅기열에 걸렸었습니다. 신정환씨 때문에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죠. 실제로는 저렇게 야단법석 않습니다. 링겔 한 대 맞고, 가끔 혈압이나 피검사하는 정도죠. 옆에서 연출 도와준 의료스텝들도 참 웃기고 민망했을 겁니다. 왠지 웃음을 참는 기색이 느껴집니다. 그냥 링겔이나 맞으면 됩니다. ㅋㅋ 뎅기열에 대해서는 인터넷 검색해보면 자세히 적진 않겠습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1. 모기가 옮긴다. 2. 예방 및 치료약이 없다. (예방약은 현재 임상실험 진행 중인데 그닥 예방율이 높지 않은 모양입니다.) 정도 되겠습니다. 그러니 어디 가서 침 튀기면 옮는다던지, 동남아 갈 때 뎅기열 예방주사 맞고 가라는 무식한 소리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모회사 사장님이 저 뎅기열 걸렸다니까, 직원들 출장갈 때 꼭 뎅기열 주사를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