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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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아메드 Amed] 6. 발리 사바나. 블루스 삘 터지는 Warung Agung Amed

사바나 띠아냐르 Savana Tianyar 라는 곳에 갔다. 시골 소로가 아닌 주도로로 1시간 거리면 약간 빡센 편이다. 길이 좋아서 차들이 쌩쌩 다닌다. 요런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원래는 그냥 Tianyar라는 지역의 이름 없는 벌판인데, 아프리카 사바나 지형을 닮은 경치라 그런 이름을 붙였다. 인니인들이 과장이 좀 심한 편이다. ㅋ 그랜드 캐년을 본떠서 그린 캐년이라고 이름 붙인 곳도 있고, 텔레토비 동산이란 이름이 붙은 언덕이 인니 전역에 몇 십 군데 있다. 아메드 지역을 벗어나서... 주도로에 들어서니 확실히 빡세고, 경치도 볼 거 없었다. 지도상으로는 해안을 따라 달리지만, 바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있어봐야 키 높이 넘어가는 장애물이 있으면 안보이는 게 당연하다. 사고 당했던 ..

미원 인도네시아 - 철저한 현지화의 역설

미원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대상 그룹이 세운 회사다. 아지노모도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인니 조미료 시장에 진출하여 대등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스토리는 소위 국뽕을 자극하는 소재로 회자되곤 한다. 지금은 이미 미원이란 이름도 대상으로 바꿨고, 청정원이란 브랜드와 함께 마마수까 Mama Suka 라는 현지 브랜드를 런칭했다. 한류가 기세를 올리면서 마마수까도 다양한 한류 식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그래서 한인 기업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실상 마마수까는 한국 브랜드라고 보기엔 애매하다. 직원들도 거의 대부분 현지인이고, 한국인 직원은 조언자 포지션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현지인 소비자를 마케팅 타겟으로 설정하고, 제품의 맛 역시 현지인에게 철저하게 맞췄다. 한국 기업의 투자로 시작했을 뿐, 인니의 메이..

[눈병 걸려서 병원 갔는데] 1. 병원 진료 과정 자세하게

눈병 났다. 눈알이 새빨갛고 고름 줄줄. 일단 인터넷 검색해본다. 한국 같으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겠지만, 인니에서는 각자도생이다. 결막염인 거 같다. 젠장, 자가 면역 치료가 (=그냥 끙끙 앓고 낫는) 안되는 병이다. 정말 싫지만 병원에 갈 수 밖에 없겠다. 리뽀 찌까랑에서 가장 나은 병원은 실로암 Siloam 이다. 가장 나을 뿐이다. 생긴 건 종합병원 같지만 실속은 한국의 동네 1차 진료기관 수준이다. 홈페이지로 검색하니 오늘 오전 출근하는 안과 의사 이름은 마르셀라, 진료 시간은 8~10시다. (오후 출근하는 의사와 진료 시간이 따로 있다. 둘 다 매일 출근하는 거 아니고, 없을 때 땜빵하는 일반(?) 의사가 있다.) 8시 20분에 병원 도착했다. 진료 시간 곧이 곧대로 믿고 일찍 나오는 건 바..

노치 Nochi - 김을 응용한 인니 과자

김을 응용한 과자를 사봤다. Nochi - Nori Chips. 김이 요즘 대유행이지만 아직은 일본어인 노리가 더 대중적이다. 초밥을 통해 일본어 명칭이 이미 정착됐기 때문이다. 제조처가 수까부미 Sukabumi 지역에 있다. 한국 음식을 응용한 현지 제품들 중 많은 수가 이 지역 소규모 제조처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 업체 공장들이 많은 지역이고, 퇴직 후 인니에 정착한 한국인 중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수까부미 지역에 많이 살고 있다던데, 그 영향이 아닐까 추측한다. 김 외 주재료가 룸피아 피 Kulit Lumpi 라고 한다. 만두피 비슷한 거다. 룸피아는 인니 뿐 아니라 동남아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춘권, 스프링 롤이라는 이름이 대중적이다. 맛은... 왜 쓸데없는 짓을 했지? 김 특유의..

Gim Bori 후리카케

한류가 주류로 올라서면서, 드디어 후리카케에 김이라는 이름을 붙인 제품까지 나왔다. (한국에는 밥에 뿌려 먹는 양념가루를 뜻하는 단어가 아직 정립되지 않아서 부득이 원조인 후리카케라는 단어를 쓴다.) 원래는 음식 카테고리에 올릴 포스팅이었는데 하필 Gim Bori, 까딱 하면 짐보리라고 읽게 되는 제품명 덕분에 애매해졌다. 짐보리라고 하면 상당히 언짢아 할 사람들이 있겠구나 싶어서 시사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정치적 문제를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침묵하지 않는 사람은 비난 받아 마땅한 게 소위 자유민주주의라는 한국의 독특한 이념 아니던가. 정치 문제를 거론하는 행위를 죄악시 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요지경 세상이다.

시사 2023.10.13

촌놈이 자카르타 롯데 에비뉴 가봄

아내 한국 비자 신청하러 한국 비자 센터 간 김에 롯데 에비뉴 한 바퀴 돌아 봤다. 거부 당하고 다시 방문하는 애증의 장소 정부와 위탁 계약한 민간 업체라는 거 모르는 사람 많더라. 무조건 여기서 사야하고, 돈 내고 물건 못받아도 책임 전혀 안져도 아무 문제없는, 노나는 독점 사업이다. 편의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건 나도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선택지를 지우고 강매하는 건 거부감이 든다. 비자 접수 마치고, 부유층 대상 마트에서는 뭘 팔려나 구경했다. 한국 딸기 한 팩이 5만원이 넘는다. 한국 딸기 최고다. 한국 사람도 비싸서 먹기 힘든 대단한 과일이다. 훗, 그정도 가지고. 호주 태즈매니안 체리는 한 팩에 원래 10만원 넘는 거 옛다 세일해서 8만원이다. 팔리니까 갖다 놨겠지. 인니 부자들 무시하지..

[발리 아메드 Amed] 3. 아메드에서 산길 타고 라항안 스위트 Lahangan Sweet

오늘 낮 일정은 각자 갖기로 했다. 아내는 맛사지 풀케어, 친구 동생은 스킨 스쿠버, 난 스쿠터 라이딩 한 바퀴 돌기로 했다. 내 일정이 돈이 가장 않든다. 하하... 혼자 여행하던 시절엔 돈 별로 안들어서 자주 다녔는데... 으음... 아메드는 스노클링과 스킨 스쿠버가 유명하다. 아침 먹고 숙소 직원에게 스킨 스쿠버 물으니, 가까운 다이빙 샾에 친구 동생을 데려다 줬다. (그리고 친구 동생은 그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ㅇㅅㅇ;) 저녘에 들어보니, 다이빙 샾 도착했는데 마침 출발하려는 그룹이 있어서, 바로 합류했다고 한다. 침몰한 작은 배 포인트도 있고, 왕거북이 만나서 바로 옆에도 가보고, 그럭저럭 괜찮았댄다. 비용은 120만 루피아였나, 150만 루피아였나 그랬다. 아내를 아메드 스파에 데려다 놓고..

미 고렝과 한국 짜장 라면을 섞어 끓여봄

미 고렝은 굉장히 맛있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극강의 가성비가 장점이다. 한국의 일반적인 라면 무게인 120g 보다 6g이 더 많은데 가격이 300원이다. 미 고렝의 짭짤한 맛은 짜장라면과 맛 계열이 비슷하다. 외국에서 한국의 짜장 라면은 비싸고 구입도 성가신 편이라 미 고렝은 그럭저럭 괜찮은 대체재다. 개인적으로 짜장 라면 특유의 맛이 꼭 먹고 싶다면 그걸 먹지만, 그냥 간단히 떼우는 정도로는 미 고렝도 손색이 없다. 그래서 생각했다. 짜장 라면과 미 고렝을 섞어서 끓이면 어떨까. 맛 계열이 비슷하니 최소한 괴상망측한 실패작은 아닐 거다. 비슷한 맛 계열이 맞았다. 괴상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짜장 라면과 미 고렝 맛이 섞인 제 3의 맛이 탄생하지도 않았다. 짜장 라면 맛이 약해진 '그냥 짜장 라면' 맛..

Saredona - Kuburan Band

인니 막 와서 언어 배우던 시절, 공부 겸해서 인니 대중가요를 해석해서 포스팅했다. 지금도 가끔 이렇게 포스팅하게 된 시작이 그 때였다. (그게 14년 전... 와...씨...) Kuburan Band*의 은 두 번째로 해석해봤던 인니 가요다. (https://choon666.tistory.com/120) * Kuburan : 매장, 묘지 인니 전국 오지 시골까지도 알 정도로 대히트한 곡이다. 당시 이해는 못해도 귀 뚫리라고 TV는 계속 틀어놓고 있었는데, 걸핏하면 이 노래가 나왔고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저 분장한 아저씨들이 출연했다. 분장은 데스메탈 귀에 때려박을 거 같지만, 곡은 단순하고 익살스러운 곡이었다. 노래 인기가 어느 정도 식자 여세를 몰아 뭔가 쿨하고 멋진 분위기의 이란 후속곡을 냈지만 폭..

Music or Muvie 2023.09.29

[발리 아메드 Amed] 2. 아메드 남쪽 해안길 라이딩

일어났는데 다리에 근육통이 살짝 있다. 아무리 계단 경사가 좀 있다지만, 너무 운동 부족이다. ㅋ 무료 조식으로 오믈렛/스크램블 중 택 1, 커피/차 택 1 할 수 있다. 오렌지 쥬스는 아내가 따로 시킨 것 3만 루피아. 4, 5성급 호텔을 제외하고, 인니인들에게 '오믈렛'은 보통 저런 모양이다. 갈색이 돌 정도로 바짝 익혀서 퍽퍽하다. 그래서 그런지, 인니인에게 전을 가르치면 백이면 백, 모양 동그랗게 나오도록 밀가루 반죽을 두툼하게 부어서 밀가루맛 풀풀 나는 풀빵을 만든다. (예전에 벳남 한식당 현지인도 그렇게 만들었다.) 가장자리 얇고 바삭한, 가장자리 울퉁불퉁 못생기게 부쳐진 전을 만들어 보여줘도 당최 바로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한국인에게는 그 못생긴 모양이 맛있어 보이는데, 현지인들에게는 실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