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렝은 굉장히 맛있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극강의 가성비가 장점이다.
한국의 일반적인 라면 무게인 120g 보다 6g이 더 많은데 가격이 300원이다.
미 고렝의 짭짤한 맛은 짜장라면과 맛 계열이 비슷하다.
외국에서 한국의 짜장 라면은 비싸고 구입도 성가신 편이라 미 고렝은 그럭저럭 괜찮은 대체재다.
개인적으로 짜장 라면 특유의 맛이 꼭 먹고 싶다면 그걸 먹지만, 그냥 간단히 떼우는 정도로는 미 고렝도 손색이 없다.
그래서 생각했다.
짜장 라면과 미 고렝을 섞어서 끓이면 어떨까.
맛 계열이 비슷하니 최소한 괴상망측한 실패작은 아닐 거다.
비슷한 맛 계열이 맞았다. 괴상한 맛은 아니었다.
하지만 짜장 라면과 미 고렝 맛이 섞인 제 3의 맛이 탄생하지도 않았다.
짜장 라면 맛이 약해진 '그냥 짜장 라면' 맛이고, 미 고렝의 맛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싱거워졌다는 게 아니다. 미 고렝 스프가 뒷받침 했기 때문에 간은 유지됐다.
짜장 특유의 풍미가 약해졌을 뿐이다.
5점 만점에 3점.
생각이 복잡하다.
맛이 없는 건 아니다. 이상하거나 불쾌한 맛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딱히 흠잡을 게 없다.
1,600 ~ 2,000원 하는 한국 라면에 300원 짜리 미 고렝을 섞어 양이 두 배가 된다는 것도 큰 이득이다.
그런데 점수를 매기려니 3점이 떠올랐다. 다시 해먹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아마도 짜장 라면의 원래 맛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풍미가 약해진 게 불만족스럽게 느껴져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이 맛도 아니고 저 맛도 아니라고 느낀 모양이다.
비슷한 계열이라지만, 짜장면의 맛이 그저 단순히 짜고 달달한 맛이 아니고 상당히 독특하고 강한 맛이라는 걸 깨달았다.
미 고렝과 짜장 라면의 본래 맛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맛있게 먹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