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Music or Muvie

Saredona - Kuburan Band

명랑쾌활 2023. 9. 29. 10:55

인니 막 와서 언어 배우던 시절, 공부 겸해서 인니 대중가요를 해석해서 포스팅했다.

지금도 가끔 이렇게 포스팅하게 된 시작이 그 때였다. (그게 14년 전... 와...씨...)

Kuburan Band*의 <Lupa-lupa Ingat>은 두 번째로 해석해봤던 인니 가요다. (https://choon666.tistory.com/120)

* Kuburan : 매장, 묘지

인니 전국 오지 시골까지도 알 정도로 대히트한 곡이다.

당시 이해는 못해도 귀 뚫리라고 TV는 계속 틀어놓고 있었는데, 걸핏하면 이 노래가 나왔고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저 분장한 아저씨들이 출연했다.

분장은 데스메탈 귀에 때려박을 거 같지만, 곡은 단순하고 익살스러운 곡이었다.

 

노래 인기가 어느 정도 식자 여세를 몰아 뭔가 쿨하고 멋진 분위기의 <Tua tua Kelabing>이란 후속곡을 냈지만 폭망했다.

대중이 원했던 건 서민 스타일의 유치하고 유쾌한 이미지였나 보다.

인기빨로 몇 번 방송에 나오긴 했지만 반응이 안좋자, 가차없이 사라졌다. 인니 연예계도 살벌하다.

 

그렇게 사라져서 10년 간 소식 없었는데, 2019년 <Saredona>라는 신곡을 냈다.

10여 년 간 명맥을 이어왔다는 얘기다.

땅덩어리 넓은 나라는 한 곡만 히트쳐도 평생 먹고는 사는구나 싶다.

 

Saredona는 서민 스타일의 유쾌한 곡이다.

인니 서민의 대중교통 수단인 앙꼿 Angkot에 관한 가사가 재미있다.

여자 이름일 거 같은 사레도나 Saredona 는 순종, 순응을 뜻하는 seridhonya를 변형한 말장난 속어다.

'뭐 어쩌겠어요, 원하시는대로 (하세유)' 대략 이런 뉘앙스다.

앙꼿이나 트럭 기사가 자기 차량을 꾸밀 적에 써붙이는 언어 유희 중 하나다

 

뮤비 처음 몇 초간 나오다 뚝 끊긴 음악이 죤망한 노래 <Tua Tua Kelabing>의 전주 부분이다. ㅋㅋ

 

Saredona

                               - Kuburan Band

 

Geser sedikit sedikit

조금씩만 조금씩만 옆으로 옮기세요 (자리 좀 내주세요)
Sedikit neng geser sedikit

아가씨 조금만 옆으로 옮기세요 *
Misi ada yang naik

실례지만 타려는 사람이 있어요

 

Geser sedikit sedikit

조금씩만 조금씩만 옆으로 옮기세요
Sedikit neng geser sedikit

아가씨 조금만 옆으로 옮기세요
Kanan kiri 7, 5

오른쪽 7명, 왼쪽 5명 (앉을 수 있어요) **


Jarak dekat 3 ribu

가까운 거리는 3천 루피아 (약 250원)
Jarak jauh 7 rebu

먼 거리는 7천 루피아
Angkot mogok bah saredona

앙꼿이 퍼지면 에구, 주고 싶은대로 주세요

Nanananana saredona
Nanananana saredona

Nanananana saredona
Saredona

뭐 어째겠어요

Depanan dikit sedikit sedikit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neng depan sedikit

아가씨 앞쪽으로 조금 나오세요
Takut ada yang ngumpet

(내가) 못볼까봐 그래요

Depanan dikit sedikit sedikit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neng depan sedikit

아가씨 앞쪽으로 조금 나오세요

Abang takut dituntut

나 경찰한테 잡힐까봐 그래요 (안보여서 사람 너무 많이 태웠다가)

Kalau tilang duit lagi

딱지 끊기면 돈 털리고
Kalau sidang lama lagi

재판 걸리면 시간 털리고

Kalau cincay mah (cincay 중국어 유래. 협조하다, 상부상조하다)

(아가씨가) 내 말 잘 따라주면 뭐

Saredona

요금 덜 받을 수도 있죠 

 

Nanananana saredona
Nanananana saredona

Nanananana saredona
Saredona

뭐 어째겠어요

 

- 배경 잡담 (앙꼿 기사가 호객할 때 하는 소리들)

Terminal, terminal, terminal. Ayo, Pak. ini terminal.

터미널 가요 터미널. 여기요, 아저씨, 이거 터미널.

Neng, Neng. Teteh, Teteh. Ayo, Teteh. ini bojong ayo.

아가씨, 아가씨. 이모, 이모. 여기요,이모. 이거 보종 가요. (Bojong 지명)

Via tol bisa, Pak. Via Puncak pun bisa, Pak.

고속도로로 갈 수 있어요. 아저씨. 뿐짝 지나서도 갈 수 있어요, 아저씨. (Puncak 지명)

Via Vallen yang nggak bisa saya, Pak.

피아 팔렌은 어휴 전 안돼요, 아저씨. (Via 라는 이름의 여가수로 한 농담) ***

Terminal, terminal, Pak, Bu.Oh, bisa, Pak. Bisa. Pasar Baru bisa, Pak. ****

터미널, 터미널, 아저씨, 아주머니. 오, 가요. 아저씨, 가요. 신시장 가요, 아저씨.

Ayo, bu. Ayo, bojong, kosong. Ini Teteh Ayo kosong.

여기요, 아주머니. 여기요, 보종, 자리 비었어요. 여기 이모. 자리 비었어요.


Kalau lurus tolong pindah

계속 더 가고 싶으면 옮겨 타 주세요
Angkot sudah mau pulang

이 앙꼿은 더 안가요 (퇴근한다는 뜻)
Ongkosnya mah

여기까지 차비는 뭐

Saredona

알아서 주세요

Nanananana saredona
Nanananana saredona

Nanananana saredona

Nanananana saredona

......

 

- 배경 잡담 (노래 끝부분 난장판을 표현하는 거라 잘 안들림)

Ayo, Bu. Ayo neng neng neng. %&*&*#$% depan #$%$#$ kanan kiri 7, 5. 

여기요, 아주머니. 여기요, 아가씨 아가씨. &^%&%&^& 앞으로 좀 땡겨요 %$%^ 오른쪽 7명, 왼쪽 5명

%$#%& Pak bisa. Masih Kosong. @#!#!$#$## gendong 

%&^& 아저씨, 타세요. 아직 자리 있어요. ^&**& (애는 좀) 안고 타세요

Bang, bang. di depan Bang, masih muat

형씨, 형씨. 여기 앞자리 (조수석) 형씨. 아직 더 탈수 있어요.

 

 

* Neng은 순다어로 젊은 미혼 여성에 대한 공손한 호칭이다.

아무래도 젊은 미혼 여성은 타인과 붙어서 앉는 걸 피하니까 가사에 등장한듯 하다.

 

** 오른편 의자에는 7명이, 왼편에는 출입문이 있어서 의자가 작아 5명이 앉을 수 있다는 뜻

사실은 무리해서 끼어 앉아도 오른쪽 6명, 왼쪽 4명 정도 앉을 수 있는데, 더 끼워 앉으라고 앙꼿 기사가 즐겨하는 말.

아주 뻥은 아닌 게, 중학생 정도로 몸집 작은 사람들이 완전 밀착으로 낑겨 타면 7명, 5명 그 이상도 가능하긴 하다. 

<사진 출처 : detik.com>

 

*** '~를 통해서, ~를 거쳐서'라는 뜻의 영어 via를 인니에서도 쓰는데, Via Vallen이라는 이름의 당둣 가수가 있다.

Via Vallen

 

**** pasar 시장. baru 새로운.

그냥 Pasar Baru라고 하면 보통 19세기부터 형성되어 고유명사화 된 자카르타의 중심지 지명을 뜻한다.

하지만, 지방에 새로 생긴 시장도 그 지역 사람들이 사전적 의미 그대로 pasar baru 라고 한다.

Pasar Baru, Jakar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