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Bali] 01. 이제 열번은 충분히 넘게 왔을듯

명랑쾌활 2016. 1. 2. 14:05

원래는 두어 달 쯤 전에 여행기를 쓰려고 했었는데, 이제서야 쓰게 됐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블로그 포스팅 한지도 1년 정도 됐네요.

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그간 많은 일이 있으셨을 거예요.

산다는게 참 그저 그런 날들의 연속인거 같아도, 돌이켜 보면 참 많은 일들이 꽉꽉 차있는 거 같습니다. :)

 

그래도 이런저런 일 때문에 포스팅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저 제가 마음의 여유가 좀 없어서 그랬습니다.

바빠서 못했다는 건, 그게 안부 전화든, 업무 처리든, 애인 만들기든, 다 핑계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기들은 쑴풍쑴풍 나옵니다. (응?)

그저 모든 행동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거 같습니다.

사실 지금도 제 인생에 꽤 큰 일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동하더군요.

 

...네, 한가해서 이 짓 하는 거 아니라는 별 중요하지도 않은 공치사를, 쓸데없이 장황하게 늘어놓은 겁니다. ㅋㅋ

잊으신 분들이 계실까 새삼 말씀드립니다만, 제 글 본문에서는 평어체를 쓰니 그러려니 하시면 되겠습니다. :)

 

좌석이 텅텅 빈 인천-자카르타 가루다 항공 비행기

가루다는 콘텐츠가 빈약해서 즐길게 별로 없는데, 오랜만에 누워서 가는 호사를 누렸다.

통로 쪽으로 쬐꼼 튀어나온 발을 승무원 누나가 지날 때마다 툭툭 치고 지나갔던 이유를, 나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으로 이해했지만, 쿨하게 외면했다.

아무리 예쁜 항공기 승무원의 구애라도 그렇게 미지근하면 거절해버리는 쿨한 남자다.

항공기가 흔들린다면서 에그머니나~ 하며 덮쳤다면 뭐 좀 달랐겠지만, 수줍은 처자였나 보다.

...그냥 그렇다고 하자.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망상은 개인의 자그마한 행복이다.

 

그립고 그리웠던 빈땅맥주와 바람소주, 주토로(참치 뱃살) +_+

자카르타 근교 찌까랑 Cikarang의 일본식당에서 지인을 만났다.

인니도 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교민사회도 많이 힘들다고 한다.

서민 성향의 조코위 대통령이 집권하니까, 기존 기득권들이 비협조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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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발리는 이전 여행기에도 하도 많이 다뤄서 건너 뛴다.

이제 열 번은 넘게 왔지 않나 싶다.

귀찮아서 사진도 안찍는다. ㅋㅋ

 

발리 꾸따의 피자 맛집 Bella에 또 갔다.

 

올해 3월 후배와 발리 왔을 때였다.

인터넷 추천 피자맛집 찾아 가는 길에 마르게리따 피자 조각을 시식으로 주는 거 아무 생각 없이 받아 먹고 '오 꽤 맛있네' 하면서 지나쳤었다.

피자맛집이라는 곳의 피자는 꽤 맛있었다.

그런데 다 먹고 나와 2차를 어디로 가나 생각하는데, 자꾸 시식으로 먹었던 피자맛이 자꾸 떠올랐다.

후배한테 "야, 2차도 피자로 갈까? 아까 먹었던 시식 피자가 자꾸 땡기네." 그랬는데, 후배도 그렇댄다.

그래서 2차도 피자로 결정했고, 후회하지 않을 맛이었다.

 

마르게리따 피자 추천.

어디까지나 권위 따위는 전혀 없는 개인적인 취향이다.

그래도 이탈리아 여행 가서 피자도 먹어봤고, 어딜 가든 피자는 꼭 먹어 보는 사람이라고 은근 자랑질 해본다. ㅋㅋ

 

가게 앞 테라스 흡연석 자리에 앉으면, 좁다란 골목으로 지나다니는 외국인들의 눈길을 실컷 받을 수 있다는 건 덤.

외국인 눈에는 한국인이 피자 먹는게, 외국인이 파전 먹는 것처럼 보일까?

아니, 아마 아~무 생각 없을 거다.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 요상한 배척이나 잘 먹는다는 호의는 한국인이 유독 심하다고 본다.

삼겹살에 소주 먹는 거 좋아한다고 한국사람 다 됐다고 박수치는 건 좀 웃기는 얘기다. ㅋㅋ

 

아고다를 통해 예약해 라 왈론 LaWalon 호텔에 묵었다.

연속 떰부링으로 가면 3분 거리 내에 뱀부 코너 Bamboo Corner나 팻 요기스 Pat Yoggies가 있는 가격 대비 위치 짱인 곳이다.

가격이 무려 35만 루피아 짜리였지만,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무리 좀 했다.

(발리 숙소 가격이 고작 3만몇천원이라는게 어리둥절한 꼬꼬마들은 이해하기 힘들겠다. 우쭈쭈~)

 

비좁은 뽀삐스 거리를 비집고 가는 택시를 보자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니는 차 다니는 길에 염소가 다녀도, 자전거 두 대가 나란히 가며 잡담을 해도 괜찮은 나라다.

고속도로와 같이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이상, 길은 모두의 것이니까.

그런데 그 말인 즉슨, 사람만 다닐 거 같은 길도 딱히 금지를 하지 않았다면 차도 비집고 다닐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 길은 다니는 자 모두의 것이다.

 

발리에서 서핑 좀 했다는 꼬꼬마 한국인들부터 싼 값에 놀러와 발리 현지인 서퍼보이에게 에이즈 옮는 호주 아가씨까지, 꾸따 해변은 모두의 해변이다.

 

원래 꾸따 해변은 오전 9시 쯤에는 한가하다.

서핑 하는 사람이나, 서핑 가르쳐서 밥벌이 하는 사람이나, 전날 밤 지랄발광 하느라 떡이 되었을 테니까.

 

발리 10여 번 가면서 디스커버리 몰은 처음이다.

가봤는데 왜 여기가 한국인들에게 랜드마크인지는 이해를 못하겠다.

발리 시골마을 토산품들 모아서 말도 안되는 가격에 후려치는 곳 아닌가.

 

대충 돌고 숙소로 들어와 수영장에서 갑부 코스프레 한방

수영장에 금발미녀들이 우글우글 뛰어놀면 참 폼났을 텐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