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

인도네시아의 어느 한국 상점

명랑쾌활 2013. 6. 28. 11:00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모 한국 가게에 가면...

 

1. 타바스코 소스의 신제품 3가지 - '마일드', '마늘맛 마일드', '핫'

2년 전, 현지 쇼핑몰에서 타바스코 오리지널이 진열된 옆에 야심차게 저 세가지 신제품이 잔뜩 진열된 적이 있었다.

나도 '핫'으로 하나 사봤다.

뭐랄까... 말그대로 병맛이다.

그닥 맵지도 않은데다, 타바스코 특유의 신맛도 없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떨어진다.

차라리 안뿌려 먹는게 나을 정도인데, 갖고 있어봐야 뭐하나.

원화로 5천원 상당인데 눈물을 머금고 버렸었다.

내 입맛만 특별한건 아닌 모양인지, 그 쇼핑몰 진열대의 오리지널은 꾸준히 팔리는 동안에도, 신제품 3가지는 수량 변동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6개월 쯤 지나서, 신제품 3총사는 대폭 줄어든 수량만 진열대 구석으로 이동하고, 그 자리를 다시 오리지널이 차지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모 한국 가게에는 간장, 물엿, 양조식초 뿐만 아니라 불고기 양념, 멸치 액젖까지도 있다.

그러나 타바스코는 없었다.

어느 날 타바스코가 들어왔다.

그런데, 신제품 3총사만 있고, '오리지널'은 없다.

새로운 제품을 취급하는데, 그 제품의 기본 종류는 없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한국인 입맛이라고 다를건 없는지, 3총사는 아주 가끔 낚여가는걸 제외하고는, 거의 수량 변화 없이 꿋꿋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오리지널은 여전히 들어오지 않는다.

 

2. 비락의 간판음료 식혜와 수정과.

그러나 모 한국 가게에는 수정과는 있어도 식혜는 없다.

잘 팔리지 않아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락 매출도 식혜가 수정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3. 모 한국 가게에서 파는 신라면은 중국 공장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언젠가 유통기한이 아직 보름 남은 라면을 끓였는데 오래된 기름 냄새가 났다.

한국 갔을때 직접 사온 신라면은 유통기한 한 달을 넘겼는데도 그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중국 공장 잘못일 수도 있고, 유통기한이 잘못 기재되었을 수도 있고, 수정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확실한 사실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은 그 값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거다.

 

4. 장사의 기본 이치 중...

- 물건을 싸게 들일수록 이윤은 커진다.

- 싸면 싼 이유가 있다.

- 대안이 없는 독점의 상황에서는, 물건의 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판매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5. 통찰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

어떠한 현상의 드러난 부분과 그와 연관된 다른 부분, 이치 등을 연계하여 그 현상의 이면을 미루어 맞춤.

 

 

그저 드러난 사실만 썼을 뿐, 추측이나 모함은 없다.

통찰은 독자들의 몫이다.

 

 

사족.

그 한국 가게 유통체인을 세워, 지금은 회장인 사람의 회고록을 봤다.

한국 교민을 위해, 국위선양을 위해 착하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한다.

한국 교민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