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Cirebon 12

[찌르본 Cirebon] 아삐따 리조트 까페 Apita Resort Cafe

찌르본 Cirebon 은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200여 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해안도시입니다.해안 지형, 자와섬 동서를 가로지르는 유료도로와 1번 국도가 지나는 도로 인프라 조건, 자카르타와 스마랑 중간 위치 등등 '당연히' 항구가 있어야 할 입지지만, 결정적으로 수심이 낮아 작은 항구만 있습니다.대신 작은 새우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합니다. 새우젓 원료로 한국에 수출하기도 합니다.한 때 그곳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수십번을 갔었던, 제게는 좀 각별한 곳이기도 합니다. 찌르본에 있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에 갔었습니다.생긴지는 몇 년 됐는데 이래저래 미루다가, 문득 바람이나 쐴 겸 점심 먹으러 갔었네요.그 때가 대략 코로나 19가 중국에서 막 발생하고, 전세계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던 시기였..

병아리와 오리, 고양이 03. 세 마리가 남았다.

데려온지 2주 정도 지났다.고양이는 1주일쯤 전, 집을 비운 사이 사라졌다.집 근처에 나갔다가 다른 집 꼬마에게 잡혀 간 모양이다.귀여운 놈이라 어디 가든 사랑 받고 잘 클 거다.사료를 먹지 못하고, 아무 거나 주는 대로, 혹은 알아서 챙겨 먹어야겠지만.핑크와 연두는 죽었다.길거리에서 파는 병아리나 오리는 대부분 상태가 시원찮은 것들이기 마련이다.튼튼하고 건강한 놈이라면 놓아 기르기만 해도 지가 알아서 클테니, 굳이 팔 리가 없다. 새끼 오리는 병아리에 비해 덩치가 확연히 커졌다. 병아리들과 늘 붙어 다닌다.어쩌면 자기가 되게 못생긴 병아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병아리들도 이제 솜털이 빠지고 깃털이 자라기 시작했다. 초반에 가장 활동적이고 용감했던 노랑이는 뒤꽁무니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 부어 올랐다...

병아리와 오리, 고양이 02. 같은 새끼면 병아리가 고양이보다 센듯

새끼 고양이 사료를 사왔다.아직 새끼라 물에 불려서 줬다.그런데 어찌 된 게, 병아리와 오리가 더 잘먹는다. 노랑이가 부리를 코에 들이밀어 고양이를 밀어낸다. 못난 놈... ㅋㅋ 고양이가 작전을 바꿨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며 위협을 가한다. 작전이 통한듯 하다.병아리들과 오리가 탁자 밑으로 숨는다. 의기양양하게 접시를 차지하는데... 병아리들과 오리가 다시 기어 나온다. 자기들끼리 뭔가 상의를 하는듯 하더니... 용감한 노랑이가 다시 고양이에게 부리를 들이댄다. 정말 못난 놈... ㅋㅋㅋ

병아리와 오리, 고양이 01.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러고 싶어서

2015년 말 경, 회사를 그만 두고 여행을 떠났다가, 외로움에 못이겨 중도에 접고 찌르본 Cirebon 에 있는 친구 집으로 가서 한달 가량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http://choon666.tistory.com/593 참조)현지인들만 사는 시골 깡촌 마을에서 재기를 위해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한 친구였지요. 지내는 동안 시골 깡촌 현지인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유익했던 시간이었습니다.어느 날 친구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병아리와 오리를 사와서, 길러보기도 하고요.그 때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병아리와 새끼 오리를 사왔다.뜬금없이 왠 병아리냐 물었더니, 그냥 지나다 팔길레 아무 생각없이 샀다고 한다. 새끼 오리들은 왠지 측은하고 애잔해 보였다. 물을 줬더니..

[Karimunjawa] 01. 못할 거 같아도 막상 닥치면 다 하게 된다

인니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방법이 거의 없는 여행지 중 하나가 그 유명한 까리문자와 군도 Kepulauan Karimunjawa 입니다. 중부 자와 스마랑 Semarang 에서 북쪽으로 뚝 떨어진 외딴 곳이지요. 스마랑이나 족자 Jogja, 즈빠라 Jepara 에 산다면 모를까, 자카르타나 수라바야에 산다면 일정 짜기가 아주 고약합니다. 거리가 멀어서라기 보다는 교통편이 어렵습니다. 스마랑이나 즈빠라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매일 오전 1회 출발이라 부득이 근처에서 하루 묵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까리문자와에 오후에 도착해서 찍고 다음날 오전에 돌아 오기도 뭐하니 최소 2박은 해야 하고요. 아주 무리하지 않는 한 최소 4박5일 여정은 잡아야 하니, 직장을 다닌다면 힘든 일이죠. 그정도 휴가는 르..

[찌르본 Cirebon] 세뚜 빠또 Setu Patok 저수지

찌르본은 규모에 비해 그닥 관광꺼리가 없습니다. 바다도 더럽고요. 장거리 버스들도 찌르본은 들르는 곳이고, 유명한 관광지인 꾸닝안 Kuningan이 종점입니다. 지인을 통해 찌르본에도 세뚜 빠도라는 그럭저럭 놀 만한 곳이 있다는 얘길 듣고 가봤습니다. 찌르본 고속도로변에 있지만... 들어가는 길이 애매하다. 이런 좁은 마을길을 지나야 한다. 저수지 풍경 건기에 물이 바짝 마르면 저 저수지 가운데 섬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길이 생긴다고 한다. 바람이 한 방향으로 꾸준하게 부는지, 저수지변 나무들이 모두 한쪽으로 기울어 자란다. 당연히 인근 지역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다. 배 타고 나가 낚시도 할 수 있다. 분위기 좋은 식당 따위는 없다. 그냥 이런 조그마한 가게라도 있으면 감사한거다. ㅋㅋ 숙소로 묵었던 ..

[37시간 만의 귀환] 03. 산 넘고 물 건너 구름을 헤치고~

새로 정한 루트 꾸닝안 Kuningan, 마잘렝카Majalengka, 스머당 Semedang을 거쳐 반둥 Bandung으로 가서 자카르타-반둥 고속도로를 타고 귀환하는 루트다. 수방 Subang 지나는 루트가 좀 덜 돌아가지만, 홍수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은 아예 다 피해서 산으로 산으로 돌아간다. 산사태로 길이 끊어질 지언정 침수는 이제 지긋지긋하다. 결과적으로 봐서 잘한 선택이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수방 쪽도 홍수로 난리가 아니였다. 차가 엄청 밀린다. 예상했던 바다. 인드라마유 Indramayu 지역 홍수 소식은 뉴스에서도 크게 나올 정도니, 자카르타 갈 차들은 다 이리로 몰렸을게다. 구불구불한 산길에 반둥 가는 차량까지 겹쳐 난리도 아니다. 20~30분 꼼짝 않고 서 있는 경우가 ..

[37시간 만의 귀환] 02. 침수의 공포

오후 여섯시가 넘어서야 조금씩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까지도 몰랐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 이유는 앞에 길이 트여 차가 빠져서가 아니라는걸. 18:27 처음 정체 시작한 지점에서 고작 1km 정도 떨어진 다리 여기까지 오는데 7시간이 걸린 거다. 강은 이미 넘쳐, 강변 집들은 지붕 밑까지 잠겨 있었다. 16:37 침수된 도로 사람 걷는 속도 정도로 서행하는데, 도로의 침수 높이가 점점 올라간다. 이때까지도 얼마든지 차를 돌릴 수 있었다. 돌렸어야 했다. 극도의 긴장으로 판단력이 흐려져서, 그저 '앞차'만 보고 따라간다. '앞차'는 화물차다. 일반 승용차보다 차고가 높다! 아차 싶었을 때는 이미 앞뒤로 화물차에 끼이고 옆은 중앙분리대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고 갇혀 버렸다. 20:09 불빛이라고는 아무 ..

[37시간 만의 귀환] 01. 잘못된 판단의 연속

수도 자카르타 홍수 (출처 : 구글에서 아무렇게나 퍼옴) 요즘 인도네시아는 4~5년 주기로 발생하는 최악의 홍수 재해로 연일 난리도 아닙니다만... 전 그냥 자카르타만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왜냐하면 사진과 같이, 자카르타의 홍수는 자카르타 지역에 온 호우 때문이 아니라, 자카르타를 둘러싼 산간 지역의 호우로 인해 불어난 강물이 모두 자카르타 지역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인니어로 이런 형태의 홍수를 반지르 끼리만 Banjir Kiriman (Bajir 홍수 Kiriman 보냄) 이라고 합니다. 자카르타는 옛날부터 큰 도시를 형성했습니다. 큰 도시는 기본적으로 식량 자원이 풍부해야 합니다. 자카르타와 일대 지역은 비옥한 평야와 함께, 벼농사에 필수인 수자원도 풍부했기 때문에 큰 도시가 형성되기 좋은 조건인 ..

자와 중서부 대충 여행 04. 빵안다란 찌뚜망 그린밸리 Pangandaran Citumang Green Valley

빵안다란에 다시 온 이유는 하나! 전에 왔을 때 못찾고 그냥 왔던 찌뚜망 Citumang(근처 유명한 그린캐년을 본따서 그린밸리 Green Valley라고도 하는 곳)의 바디 래프팅을 하기 위해서다. 원래대로라면 8시 쯤 체크아웃하고 가서 바디 래프팅 하고, 복귀하는 계획이었으나, 어제 또 푼 관계로 속 아프다 어영부영 하다 보니 9시 반 쯤에 출발하게 됐다. ㅋㅋ 찌르본에 사는 친구 내려주고 가려면 토탈 9시간 쯤 걸릴 예상이니, 보디 래프팅은 물 건너 갔고, 그래도 찾아가 보기는 하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의 매니저 아줌마는 없고,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애만 있다. (딸인거 같으나 아닐수도 있다. 인니에선 아직도 초등학교나 중학교만 마치고 부엌데기 일 하는 경우가 그리 드물지 않다.) 체크아웃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