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I

병아리와 오리, 고양이 01.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러고 싶어서

명랑쾌활 2018. 3. 16. 11:10

2015년 말 경, 회사를 그만 두고 여행을 떠났다가, 외로움에 못이겨 중도에 접고 찌르본 Cirebon 에 있는 친구 집으로 가서 한달 가량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http://choon666.tistory.com/593 참조)

현지인들만 사는 시골 깡촌 마을에서 재기를 위해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한 친구였지요.

지내는 동안 시골 깡촌 현지인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유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병아리와 오리를 사와서, 길러보기도 하고요.

그 때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병아리와 새끼 오리를 사왔다.
뜬금없이 왠 병아리냐 물었더니, 그냥 지나다 팔길레 아무 생각없이 샀다고 한다.


새끼 오리들은 왠지 측은하고 애잔해 보였다.


물을 줬더니 제법 잘 주워 마시다가...


아예 접시에 들어가 물장난을 쳤다.


그렇게 물이 더러워지면 안마셔서 자주 갈아줘야 했다.


어느새 소식을 들었는지, 동네 고양이 한 마리가 와서 입맛을 다시... 는 줄 알았는데 그냥 놀러온 거였다.

아직까지 이 나라 고양이들이 닭이나 병아리 공격하는 경우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쥐도 덩치가 좀 크면 못본체 한다. =_=)

인니는 닭을 풀어서 키우는 집들이 많다.

닭이나 병아리를 공격한다면 표적이 되어 쫓겨나게 되기 때문에, 고양이들도 공격하지 않는 게 아닐까 싶다.


다음 날, 볕을 쬐고 있다.

오리 한 마리는 사온 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죽었다.

모이를 먹는 모습도 좀 시원치 않아 보였었다.

홀로 남은 오리가 애잔해 보인다.


처음에는 나를 피해서 도망다니기 바빴는데, 하루 지났다고 낯을 가리지 않는다.


고양이가 등장하자 구석으로 피해 뭉쳐 있는다.


닭을 보고는 도망치지 않는다.

옆집에서 키우는 닭이다.


무언가의 밑에 들어가 숨는 건 새끼들의 본능인가 보다.


그 다음날, 친구와 저녁 먹으러 마실 나갔다가, 어미를 잃은 새끼 고양이를 한 마리 주웠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일이 겹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새끼 고양이의 가장 강력한 능력은 귀염떨기다.


그럭저럭 잘 적응한듯 하다.